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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익스프레스 첫 100일 순항했지만… 하림 '1206억 승부수' 앞날 [시크한 분석]

하림그룹은 지난 6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운영을 본격화했다.[사진|뉴시스]
하림그룹은 지난 6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운영을 본격화했다.[사진|뉴시스]

닭고기 육가공 업체로 시작한 하림그룹의 꿈은 '종합식품기업'이다. '농장에서 식탁까지' '생산부터 유통까지' 직접하겠다는 게 하림의 포부다. 지난 5월 1206억원을 투자해 기업형 슈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하림 체제에 들어선 홈플익스프레스는 시장에 안착하고 있을까. 하림그룹은 기대했던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하림그룹은 지난 6월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운영을 본격화했다.[사진|뉴시스]

기업형 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하림'을 새 주인으로 맞은 지 5개월이 됐다. 하림그룹 계열사 'NS홈쇼핑(운영사 NS쇼핑)'은 지난 5월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로부터 SSM 사업부문을 1206억원에 인수했다.

그로부터 한달 후인 6월 23일 공식적인 '하림 시대'를 맞은 홈플익스프레스는 점포 운영을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중단됐던 일부 상품의 공급이 재개되면서 비었던 매대가 채워졌고, 고객들도 하나둘 다시 찾아오기 시작했다.

홈플익스프레스 대방점을 방문한 주부 김미경(45)씨는 "늘 장보러 오던 곳이었다"면서 "한동안 물건이 없어 발길을 끊었는데 이제 다시 즐겨 찾을 듯하다"고 말했다. NS쇼핑 측에 따르면 홈플익스프레스의 5월 24일~6월 22일 대비 8월 1~28일 매출액은 161%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방문객도 172%가량 늘었다.

하지만 이 정도 증가세가 하림의 성공을 담보하진 않는다. 사실 하림이 홈플익스프레스를 인수한 건 육가공 업체를 넘어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였다. 곡물 조달부터 사료·축산·도축·가공·유통을 수직계열화하고, 가정간편식(HMR), 반려동물 사료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하림 입장에서 '오프라인 유통채널' 홈플익스프레스는 '식품 밸류체인'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었다.

그렇다면 하림이 홈플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는 나타나고 있을까. 하림 체제가 보여준 '성공적인 100일'은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질까. 하나씩 살펴보자.

하림이 기대한 첫번째 기대효과는 홈플익스프레스와 NS홈쇼핑(하림지주 지분율 100%)과의 시너지다. NS홈쇼핑은 '한국농수산방송(2001년 설립)'으로 시작한 식품 전문 홈쇼핑 채널이다. 취급상품의 60% 이상을 농축수산물로 채워야 한다.

그만큼 식품에 강점이 있지만 객단가나 수익성이 낮다는 한계가 있다. 여기에 TV 시청 인구 감소,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등 구조적 어려움도 겪고 있다.[※참고: 송출수수료는 홈쇼핑 사업자가 IPTV·케이블TV 등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다. 지난해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은 73.4%(한국TV홈쇼핑협회)에 달했다.]

하림이 홈플익스프레스를 인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홈플익스프레스를 품는 순간,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거나 공급하는 등의 이점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NS홈쇼핑 측은 "NS홈쇼핑의 상품 역량과 홈플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판매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지난 7월엔 농협경제지주, NS홈쇼핑, 홈플러스익스프레스가 국산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판로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숱하다. 안승호 숭실대(경영학) 교수는 "SSM은 장보기 수요가 많은 채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선식품만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는 쉽지 않다"면서 "소비자가 꼭 필요로 하는 생필품부터 소비자의 구미를 당기게 할 미끼상품, 기업의 수익성을 챙길 수 있는 상품 등 전략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엔 두번째 기대효과인 하림산업(하림지주 지분율 100%)과의 시너지 가능성을 살펴보자. 언급했듯 하림은 육가공 업체를 넘어서 종합식품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2021년 하림산업이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한 게 시발점이었다.

출발은 제법 장대했다. '더미식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더미식밥' '더미식 육즙만두' '더미식 비빔면' '더미식 설렁탕' 등 HMR 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앞세우는 등 스타 마케팅도 펼쳤다. 이런 측면에서 하림 측은 홈플익스프레스를 하림산업의 '든든한 우군'으로 점찍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최근 홈플익스프레스 매장의 핵심 매대에선 더미식 상품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문제는 하림산업과 홈플익스프레스의 궁합이 '실적'으로 이어지느냐다. 장밋빛 전망을 늘어놓기엔 실적 자체가 신통치 않다.

하림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093억원으로 더미식 론칭 첫해인 2021년(216억원) 대비 5배가량 증가했지만 영업적자 역시 같은 기간 –588억원에서 –1466억원으로 149.3% 늘었다. 여기엔 마케팅 비용(2025년 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 282억원)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하림산업의 현주소가 여의치 않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하림그룹은 2021년 프리미엄 식품 브랜드 더미식을 선보였다. 사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사진|뉴시스]

더미식이 주력하고 있는 라면·즉석밥·만두 등의 시장을 농심·CJ제일제당·오뚜기를 비롯한 대형식품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만큼 후발주자인 하림산업으로선 마케팅 투자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홈플익스플러스가 불리한 환경을 돌파해주는 '선봉장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언급한 것처럼 홈플익스프레스 핵심 매대에 더미식 제품을 전면 배치하거나, 더미식 프로모션을 확대할 수 있지만 이같은 전략이 역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이은희 인하대(소비자학)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라면이나 즉석밥은 이미 1~2위 브랜드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더미식의 인지도나 인기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제품이 주요 매대를 차지한다면 소비자의 거부감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홈플익스프레스와 하림산업이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좀 더 차별화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승호 교수는 "하림산업과 협업해 홈플익스프레스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PB(Private Brand) 상품을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교수도 "하림이 육가공에 강점이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한 밀키트 상품을 확대할 수 있다"먼서 "이를 홈플익스프레스 점포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100일을 보낸 홈플익스프레스, 과연 하림의 성공적인 M&A로 기록될 수 있을까.

jwl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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