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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가능한 개헌'에 세종은 없었다…행정수도 또 뒷전

7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7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민주당 대표 ‘5·18, 부마항쟁’ 수록 제시…역사적 선택 압박

닷새 전 세종서 완성 약속하고 개헌 구상선 침묵…일관성 도마

"여야 공통 의제 명문화로 협상 물꼬…충청권 한목소리 내야" 촉구

7일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앞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실 가능한 개헌을 제시하면서도 여야가 공통으로 약속한 세종 행정수도 명문화는 의제에 포함하지 않았다.

지난 2일 세종에서 행정수도 완성 의지를 강조한 지 닷새 만에 내놓은 구상에서 빠지면서 충청권에서는 여야의 접점을 넓히기보다 역사 인식을 둘러싼 대립을 앞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대표는 7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 변화와 국민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과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역사적 선택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전두환·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했으며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이날 연설에서는 충청권의 핵심 개헌 의제인 세종 행정수도 명문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 대표는 지난 2일 세종에서 "행정수도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의지, 민주당의 비전을 반드시 완성하고 실현하겠다"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건립을 더욱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세종 행정수도 명문화는 여야가 모두 필요성을 인정해 온 만큼 개헌 협상의 접점이 될 수 있는 의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회와 대통령 세종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을 공약하고 행정수도 완성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지난 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행정수도 완성을 국가적 과제로 규정하며 개헌과 특별법 제정을 정부·여당에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문재인정부 당시 개헌안에 담겼던 '대한민국의 수도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는 조항이 거론된다. 수도를 헌법에 직접 명시하지 않더라도 2004년 헌법재판소의 관습헌법 결정에 따른 제약을 해소하고 대통령실과 국회의 이전 범위는 후속 입법을 통해 조정할 수 있어서다.

이정만 국립공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우원식 전 국회의장의 원포인트 개헌 구상에 이어 김 대표의 개헌 방향에서도 행정수도 명문화가 빠진 것은 정부·여당의 의지를 의심하게 하고 충청권의 기대에도 찬물을 끼얹는 일"이라며 "5·18과 부마항쟁 정신 수록은 명분이야 충분하지만 합의가 쉽지 않은 만큼 양당이 공통으로 약속한 행정수도 명문화를 개헌의 접점으로 삼고 충청권 정치권도 한목소리로 공론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국민의힘 내부 사정을 고려하면 김 대표가 제시한 의제를 중심으로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도 쉽지 않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대구 달성)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5·18을 '소요 사태'로 표현한 발제가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민주당은 이 의원의 제명 촉구 결의안 처리를 주도했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 국민의힘에 5·18과 부마항쟁 정신 수록의 찬반을 양자택일 방식으로 요구하면 개헌 협상보다 역사 인식을 둘러싼 공방이 앞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상대 정당이 참여할 의제와 명분을 함께 제시하지 않으면 성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육동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은 "헌법 정신을 둘러싼 의제만으로 개헌을 추진하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야당의 협조를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며 "김 대표가 충청권에서 약속한 세종 행정수도 완성과 이 대통령이 강조한 지방분권을 개헌안에 담는 것이 여야 합의를 이끌 현실적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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