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81년 특집] 숭미의 기원② 미국은 친미엘리트를 어떻게 키웠나

미국은 우방 관계인 한국에서 가장 크고 영향력 있는 신문사 발행인을 자국에 초청해 선진 문물을 보여주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고 했다. 이 신문사 발행인은 “기사와 사설의 실제 집필은 직원들에게 맡기지만, 신문의 기본 논조와 정책 노선은 직접 관장한다”며 우리 정부 목표의 장래 달성에 그 영향력이 매우 중요한 인물로 평가받았다.
미국은 이 신문사 발행인의 자세한 신상정보를 수집하고 신원조회도 했다. 또한 외국어 수준도 평가했다. 일어 말하기와 읽기는 4, 영어는 보통이었다. 미국은 한국의 정치인들도 자국에 초청해 포섭하려고 했다. 30대 청년 정치인과 또 다른 젊은 정치인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 이유는 ‘미래 지도력 잠재성’과 대단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젊은 의원들 가운데 가장 명석한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이따금 엉뚱한 방향으로 튀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이 두 젊은 정치인은 30년 뒤 차례로 한국 대통령이 되었다. 이 이야기는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픽션이 아니라 100% 실화이다. 미국 국무부와 주한미대사관이 1965년 초에 주고 받은 외교 전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한국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한 미국 외교전문에서 따온 것이다.
미 국무부가 주한 미대사관에 보낸 전문에는 1965년 '지도자 프로그램' 대상자 명단이 적혀 있다. 맨 위에는 동아일보 발행인 김상만의 이름이 있다.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2026년 광복 81주년 특집으로 미국이 한국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학자, 학생 등을 표적으로 삼아 미국의 관점을 주입하기 위해 기획한 각종 교환교육 프로그램을 분석해 보도했다.
미 국무부와 주한 미대사관 사이에 오간 관련 문서 1,700여 건을 분석해 미국의 지도자 초청 프로그램 수혜자 등 1,300여 명의 한국인 명단을 추출했다. 이들이 미국 정부 돈으로 미국에서 교육 받았다고 해서 100% 친미 엘리트가 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상당수가 미국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갖추게 됐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또 이들을 중심으로 미국의 정책, 그리고 한미동맹을 맹목적으로 추앙하는 세력이 오랜 세월 누적돼 왔다는 것도 사실이다.
81년 전 우리는 36년간의 일제 강점에서 해방됐다. 그러나 이후 81년간 우리는 또 다른 외세의 강력한 자장 안에서 살아야 했다. 그 자장은 이제 쇠퇴해졌고, 우리는 성숙해졌다. 이제 숭미의 DNA를 해체하고 미국과 대등한 동반자 관계를 맺을 때도 되지 않았는지 질문해본다. 이 프로그램은 2025년 8월 15일 업로드한 [해방 80년 특집]: 숭미의 기원① 광화문 성조기는 어디서 왔나의 속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