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동훈 "정성호, 李대통령에게 '시원하게 거부하자' 조언해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조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의원은 최근 사의를 밝힌 정 장관이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의 폐해를 알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은 "저런다고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면서 "예를 들어 계엄이 일어난 상황에서 처벌받은 많은 사람들이 '난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막지 않았다' 그런 입장이었지만 줄줄이 감옥에 가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방법이 있다. (정 장관이 이 대통령의) 멘토라고 하지 않느냐. (이 대통령에게) '이대로 가면 죽는다. 시원하게 거부권 행사하자' 이런 얘기 못하느냐"고 했다.

이 대통령과 정 장관은 법조인으로서나 정치인으로서 각별한 사이이다. 호적상 나이는 정 장관이 1961년생으로, 이 대통령 보다 세 살 많지만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만난 뒤 4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온 대표적인 측근이자 정치적 동지다. 두 사람은 호형호제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로도 평가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을 범여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상정했다.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와 공소기각 사유를 확대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본회의 법안 제안 설명에서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고 수사 기관과 공소 기관의 각 권한과 상호 관계를 새롭게 정립했으며, 범죄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은 물론 국민의 인권 보장을 강화해 범죄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 또한 확대했다"고 했다.

대검찰청을 비롯한 법조계는 검사가 경찰 수사의 증거누락·법리오해·수사무마 정황을 발견해도 직접 바로잡지 못하고 경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에 다시 수사를 요구해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수사 지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공소기각 사유 확대에 대해서도 '중대한 위법수사'와 '소추재량권의 현저한 일탈'이라는 추상적 기준이 구체화되지 않아 유·무죄에 대한 실체판단 없이 형사재판을 끝내는 수단으로 남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의힘 등 범야권에서는 공소기각 확대 조항이 이 대통령을 염두에 둔 '꼼수 조항'이라고 맹비판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보완수사권 가지고 몇 달을 떠들었는데 그보다 더 심각한 조항을 하나 끼워 넣었다"며, "이재명 한 사람 살리자고 4심제, 대법관 증원, 법 왜곡죄까지 만들고 이제는 공소기각 사유까지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국회에서는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곧바로 무제한토론 종결동의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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