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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는 트럼프…우군 폭스뉴스까지 압박, 중간선거 '불복' 우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9일 텍사스 댈러스의 아메리칸 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9일 텍사스 댈러스의 아메리칸 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

[김은별 미국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불리한 여론조사엔 '가짜' 공세…지지층 결집 나서며 '내란법' 발동 시사

민주당, 선거 개입 대비 150개 시나리오 준비…공화당 내부서도 우려

미국 중간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이 거칠어지고 있다. 민주당 우세를 가리키는 여론조사를 '가짜'라고 몰아붙이는 한편, 자신의 지원 유세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언론사를 공개 압박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트럼프는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조사와 언론보도만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에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과 선거 관련 조사에 대해서는 부정선거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선거 자체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최근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선 '내란법(Insurrection Act)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트럼프는 내란법을 사용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어떤 것도 배제하거나 확정하지 않는다"며 "사용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했던 전력이 있는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거와 관련한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민주당은 선거 개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9일 텍사스 댈러스의 아메리칸 항공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연합

트럼프 "여론조사는 항상 MAGA 과소평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에서도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는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자신의 지지층이 결집할 경우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입소스가 10월5일(현지시간) 발표한 새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직무수행에 만족하는 이들의 비율은 32%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지지율(33%)보다도 더 떨어진 결과다. 특히 히스패닉계 미국인 중 트럼프를 지지하는 비율이 24%에 불과했는데, 2024년 대선 당시 히스패닉계 지지율(48%)과 비교하면 급락한 수준이다. 미국 인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히스패닉계 지지율 급락은 연방 상·하원에서 과반 의석을 유지하고 싶은 공화당에는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여론조사는 항상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과소평가해 왔다"고 주장했다. 2024년 대선 당시 여론조사 기관들이 MAGA 지지층의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예측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공화당 선거 전략가 딕 모리스의 발언을 인용해 자신의 지지율이 2025년 11월 이후 줄곧 47~50%를 기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여론조사 평균 지지율은 37%였다.

트럼프는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 영향으로 고유가,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지지율이 급락하는 모양새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선거 유세에 뛰어들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10월1일 텍사스와 오클라호마주 방문을 시작으로, 지지율이 높은 지역 순회 유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5일 네브래스카주 유세에선 자신이 지원 유세에 나선 이후 공화당에 불리했던 선거 판세가 뒤집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짜뉴스들도 판세 변화를 알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진실을 전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중간선거 서프라이즈를 지켜보라"고 강조했다. 또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조금 높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치러야 할 작은 대가"라고 했다. 발언 도중에는 "그들(이란)이 도시 하나를 날려버릴 수도 있다"며 "LA와 샌디에이고를 날려버리게 내버려두자"는 발언을 해 격분을 사기도 했다.

시사 잡지 디 아틀랜틱(The Atlantic)은 "트럼프의 유세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집회였다"며 "지지율 하락과 고유가, 고물가 문제를 항변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지지층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마치 2016년 유세를 연상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언론을 향한 압박도 거칠어지고 있다. 심지어 자신에게 우호적인 폭스뉴스를 향해서도 자신의 유세와 성과를 충분히 보도하지 않으면 폐업까지 할 수 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지지층에 '실제 판세는 여론조사와 다르다'는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주입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정선거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가 단순한 선거 전략을 넘어 선거 결과에 대한 불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트럼프와 연방정부가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비해 비상 대응에 나섰다. CNN은 10월4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소속 의원과 법률 전문가, 전직 정부 관리 등을 모아 비공개 모의훈련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훈련에선 국토안보부(DHS) 요원이나 주방위군이 투표소에 배치되거나, 외국의 적대 세력이 투표 시스템을 훼손했다는 발표 이후 연방정부가 투표용지를 압수하는 상황 등이 가정됐다. AI(인공지능)로 만든 부정선거 허위 영상이 확산되는 상황도 포함됐다. 갑자기 소셜미디어에서 투표 장소가 변경됐다는 허위 정보가 퍼질 가능성 등에 대비해 민주당 측 변호사들은 소송 서류도 준비 중이다.

2020년 대선 결과에도 불복했던 트럼프

트럼프는 2020년 대선 결과에도 불복한 전력이 있다. 특히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각 주정부에 유권자 명부 자료를 요구하고 우편투표 제한을 추진하는 것도 공화당이 패배할 경우 선거 결과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사전 명분 쌓기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의 선거 전략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공화당 전략가와 일부 후보 사이에서는 트럼프의 낮은 지지율과 강경한 메시지가 중도층과 무당층 유권자를 밀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경합 지역에서는 트럼프의 지원이 핵심 지지층 결집보다 중도 유권자의 반감을 키울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경합 지역 공화당 후보들은 트럼프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선거가 각 지역 후보나 지역 현안보다 트럼프에 대한 찬반투표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민주당 내에서 트럼프가 확대해온 대통령의 비상권한 자체를 제한하는 입법 논의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정적들을 겨냥하는 데 법무부를 이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공화·민주당 출신 전직 법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법무부의 독립성을 복원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층 결집만을 노리며 '난폭운전'을 이어가는 트럼프. 과연 유권자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주목되는 11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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