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8시까지 주식 거래" 시대 열렸는데…개미 "정규장 종가 확인은 어디서"

주문 대혼선…얇은 호가에 종목별 급등락 왜곡 속출
한화갤러리아 장후 14.6%↑ 3,070원→2,635원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애프터마켓이 개장되어 있다. 연합뉴스
한국거래소(KRX)가 14일 처음 문을 연 애프터마켓에서 일부 개별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 폭이 커지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정규장 이후에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거래량과 호가 잔량이 충분히 쌓이지 않은 종목을 중심으로 가격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기존 10분 단위 체결 방식인 '시간 외 단일가' 제도가 폐지되고 대신 정규장처럼 매수·매도 주문이 맞으면 즉시 거래가 성사되는 접속매매 방식이 도입됐다. 하지만 장후 거래 특유의 얇은 호가층과 유동성 부족이 맞물리며 급등락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KRX 애프터마켓 거래에서 가장 주목받은 종목은 코스피 상장사 한화갤러리아였다. 그동안 대체 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에 상장되지 않아 장후 거래가 불가능했던 한화갤러리아는 이날 KRX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정규장 마감 이후에도 거래가 가능해졌다.
한화갤러리아는 개장 직후 대전 지역 대표 백화점인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매수세가 대거 몰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타임월드 본사 경영기획실은 지난주 직원 대상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장에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던 주가는 애프터마켓 진입 후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면서 오후 4시 20분께 정규장 대비 14.6% 오른 3,070원까지 치솟았다.
1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 애프터마켓이 개장되어 있다. 연합뉴스
매수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변동성완화장치(VI)도 잇따라 작동했다. 한국거래소는 오후 4시 13분과 5시 13분 한화갤러리아에 정적 VI를 발동했다. 정적 VI는 기준가격 대비 주가가 일정 폭 이상 움직일 경우 약 2분간 단일가 방식으로 거래를 전환해 가격 급변을 완화하는 제도다.
다만 급등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고점을 찍은 뒤 한화갤러리아는 오후 7시 50분께 2,635원까지 되돌아왔다. 이날 애프터마켓 장중 고점과 저점의 차이는 16.7%에 달했다.
중소형주 전반에서도 초반 폭등 후 상승 폭을 반납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코스닥 시장에서 오후 4시 9분 기준 포니링크는 시가(2400원) 대비 29.90%(750원)와 상승했고 밸로프도 같은 시각 시가 대비 30.00% 급등한 2,990원까지 뛰었다. 두 종목의 장중 가격 변동 폭은 각각 32.35%, 32.01%에 달했다.
유화증권(28.15%), 에이치엘사이언스(27.92%), LS티라유텍(25.16%), KNN(23.08%) 등도 정규장 마감 이후 호가가 급변하며 20%가 넘는 등락률을 기록했다.
이들 종목 역시 급락세가 연출됐다. KRX 애프터마켓에서 장 초반 3150원(29.90%)까지 상승했던 포니링크는 오후 6시 10분 기준 2335원(-3.71%)으로 떨어졌고, 밸로프 역시 2990원(30.00%)에서 2290원(-0.43%)으로 급락하며 하락 전환했다. 유화증권과 에이치엘사이언스도 각각 3050원, 5290원으로 보합권 아래로 내려왔다.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 개장 초기 거래 참여자가 충분하지 않아 적은 주문에도 가격 변동 폭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KRX 애프터마켓은 NXT보다 거래 대상 종목이 훨씬 많아 거래가 적은 일부 중소형주에서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변동성이 커져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는 현상이 두드러질 수 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애프터마켓 래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개인투자자들은 대체로 증권사 MTS 앱 등에서 애프터마켓 실시간 시세가 표시되지만, 당일 정규장 종가를 찾기 어려워 주가 추이를 알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거래량 없는 거래 시간 돌리는 정책 도대체 이해가?""KRX 정규장 종가는 어디서 확인해야 하나. 차트도 알아보기 어렵다"등의 불만이 나왔다.
한편 이날 오전 프리마켓에서는 일부 증권사의 주문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다. 미래에셋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는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NXT 프리마켓에 참여한 일부 투자자의 주문 체결 내역 조회가 지연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오전 8시 50분부터 스마트주문전송(SOR) 주문을 KRX로 우회시켰고 이후 거래는 정상 처리됐다. 오전 9시 정규장 개장 전에는 장애도 해소됐다. 삼성증권에서도 프리마켓 주문을 취소하거나 정정했는데도 기존 주문이 체결되거나 예수금이 있음에도 주문 가능 금액이 ‘0’으로 표시되는 등의 오류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