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5년 후 국민 절반 빈곤층 전락한 미얀마: 韓 정치권이 망각한 내란의 무게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이번 아세안 회의에서 미얀마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뉴시스]](/static/uploads/rss_59682dc970bedd98.jpg)
21일 내란 등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포함한 특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제1야당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에 돌입했고, 제2야당 조국혁신당은 필리버스터 종료 표결 참석에 다른 조건을 붙여 여당과 합의에 나섰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한 지 5년 만에 국제사회와 관계 재건에 나섰다. 미얀마의 운명은 21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시작한 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중·일과 함께 미국 외교부 장관도 참석하기 때문이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쿠데타를 일으키고, 민주화운동에 나선 시민 6000명 이상을 학살했다. 내전을 동반한 분쟁으로 지난 5년간 미얀마 국민 10만114명이 사망했고, 이중 민간인이 70%에 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가 설립한 미얀마 국제범죄연구소는 국제형사재판소 기소를 위해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로는 이 나라 경제 상황을 전혀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이 역설적으로 피해 정도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말일 수 있다. 실제로 미얀마 중앙은행의 자료와 세계은행, 유엔개발계획이 자체적으로 추정한 지표의 차이는 크다. 미얀마 중앙은행은 GDP가 2022년 2.4% 증가했고, 이후 5년간 대체로 3~4%대 성장을 이어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엔개발계획은 2021년 미얀마 GDP 증감률은 -17.9%로 역성장했고,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추정했다.
미얀마의 경제를 설명할 수 있는 지표는 또 있다. 경제 시스템이 사실상 멈춘 상태임을 잘 보여주는 야간불빛지수다. 미얀마 NTL 지수는 경제성장을 이어가던 2013~2021년 연평균 10.8% 증가했지만, 쿠데타 이후 4년 동안 연평균 8.1% 감소해 전체적으로 70%나 줄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이 나라 전력 보급률은 48%로 곤두박질쳤다.
미얀마의 미래도 어둡다. 쿠데타 이후 미얀마 쌀 재배 면적의 16%가 소실됐다. 미얀마 국내 식량 생산량은 라카인주의 경우 필요량의 20%만을 충족한다. 미얀마인 5490만명 중에서 1200만명이 심각한 식량위기 상태에 놓여있다. 미얀마의 교육받지 않는 아동 비율도 2024년 21%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아세안 회원국들과 미국이 한 나라를 이렇게 망쳐놓고, 수많은 이들을 학살한 미얀마 군부정권에 면죄부를 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5월 미얀마 시민단체들은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쿠데타 정권을 제재 대상 목록에서 제외한 이유 중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자 로비스트인 로저 스톤을 꼽았다.
미얀마의 경제적 피해는 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는데, 국제사회에서 미얀마의 경제적 고립이 심화할수록 서민들의 피해도 깊어지기 때문이다. 미얀마 전체 인구의 49.7%가 2023년 말 현재 빈곤선 이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빈곤선 바로 위에 위치한, 이른바 차상위계층까지 포함하면 생계유지가 어려운 사람이 전국민의 75%에 달한다. 미얀마 빈곤 인구는 2017년 24.8%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