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약일까 독일까...美심장협회 "하루 3~5잔까지 안전"

블랙커피 3~5잔 섭취는 전반적으로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놓고 다양한 연구들이 나오는 가운데 현재 의학적 합의는 하루 3~5잔 마시는 것이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다만 카페인 민감도와 기저 질환 등의 여부에 따라 적정량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레고리 마커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의대 교수 등 전문가 10인은 미국심장협회저널 ‘서큘레이션’에 카페인에 대한 최신 연구를 다룬 과학 성명서를 발표했다. 과학 성명서는 최신 연구 성과 등을 기반으로 특정 주제를 학술적으로 정리한 글이다. 카페인을 섭취하는 가장 흔한 경로는 커피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기호식품으로 마시거나 각성 효과를 목적으로 마시고 있다.
과학 성명서를 작성한 집필진들이 최신 연구들을 검토한 결과 성인 기준 하루 400mg 이하 카페인 섭취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로 환산하면 3~5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여기서 커피는 설탕, 크림 등의 첨가물을 넣지 않은 블랙커피를 의미한다. 블랙커피의 적정량 섭취는 제2형 당뇨병, 심장병, 뇌졸중, 심부전, 부정맥 등의 위험을 줄이는 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분석됐다.
커피 섭취가 전반적으로 건강에 이점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커피가 미치는 영향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 커피 섭취는 심방세동 위험 감소, 심실조기수축 위험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대표적인 사례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불규칙하고 가늘게 떨리는 부정맥이고 조기심실수축은 심실이 정상 박자보다 빠르게 수축해 나타나는 부정맥이다.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하루 1~3잔의 커피를 마시면 고혈압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반면 3잔을 초과해 마시면 위험이 감소했다. 커피 섭취량이 늘어나면 커피 속에 든 특정 성분이 혈관 보호 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을 시사한다. 필터로 거르지 않은 커피에 든 식물성 기름 성분인 ‘카페스톨‘은 나쁜 콜레스레톨인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다.
카페인은 커피 외에도 차, 초콜릿, 탄산음료, 에너지드링크,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등에 들어있다. 차 역시 커피처럼 심방세동, 심부전, 뇌졸중 위험 감소와 상관관계가 있고 고용량 카페인이 든 에너지드링크는 고혈압, 부정맥 위험을 늘리는 데 영향을 준다. 에너지드링크에는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이 3~4배 많이 함유돼 있다.
커피를 통해 섭취한 카페인은 간에서 대사가 일어난 뒤 1시간 내 혈액 내 최고 농도에 도달한다. 카페인의 영향으로 일시적으로 혈압, 심박수, 혈당, 각성도 등이 상승한다. 일부 사람들은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수면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카페인을 정기적으로 많이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카페인에 내성이 생겨 카페인 영향을 덜 받게 된다.
과학 성명서 집필진은 “커피에 든 카페인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것은 까다로운 일”이라며 “관찰된 심혈관 건강 효과가 커피 속 다른 화합물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카페인 섭취 전략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집필진은 “연령, 복용 중인 약물, 기저질환, 유전적 특성, 신체적 특성 등에 따라 카페인에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며 “심장이 뛰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다면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