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카나리아 같던 동료 떠나… 남은 길은 목소리 내는 것"

15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 로비에서 ‘SBS 조합원 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제공
15일 서울 양천구 SBS 사옥 로비에서 ‘SBS 조합원 행동의 날’ 행사가 열렸다.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제공

전국언론노조 SBS본부는 15일 '조합원 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180여명의 구성원들이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냈다. 구성원들은 '비전 없고 책임 없는 무능 경영 쇄신하라', '뉴스 경쟁력 살려내자. 인적 쇄신 단행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SBS의 변화, 또 수뇌부들의 책임을 촉구했다.

전형우 SBS 기자는 "탄광 안에서 위험신호가 오는지 알리는, 카나리아 새 같은 역할을 하던 동료가 먼저 떠났습니다. 저한테는 이제 선택지가 몇 가지 없습니다. 회사에 군말 없이 충성하면서 다니거나 아니면 회사를 나가거나. 두 가지를 제외하면 남은 유일한 길은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SBS가 날이 서 있었을 때는 기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냈을 때였다"며 "기자들이 나서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보도국은 계속 무색무취한 뉴스만 만들게 된다. 차별화된 기사와 단독 보도, 스트레스 받고 살 떨리겠지만 그래도 그런 거 안 하면 보도국과 기자의 존재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선 다양한 직종의 구성원들이 나와 자유발언을 하는 시간도 진행됐다. 윤형 SBS A&T 영상기자는 "지난 3년간 6명의 선배가 정년으로 회사를 떠났고 내년과 내후년에는 총 9명의 선배가 안식년에 들어간다"며 "하지만 새롭게 충원된 인원은 단 2명뿐이었다. 회사는 이 공백을 어떻게 메울 생각인지, 과연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학준 SBS PD도 "제작비 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새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며 "제작 역량을 축적할 기회가 사라지면서 조직의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하다. 오래 지속된 위기가 무기력과 체념을 낳고 이에 지친 인력은 튕겨져 나가거나 침묵하면서 자기 이익만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대욱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1100명 조합원의 결의를 모아 사측에 엄중히 요구한다"며 △경영본부장, 보도 책임자 등 수뇌부들에 대한 인적 쇄신 단행 △제작 경쟁력 되살릴 비전 제시 등을 촉구했다. 이대욱 본부장은 "회사가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변화의 방식이 잘못됐다면, 또다시 무능력한 '강비서(강원도·회장 비서실·서울대)' 출신을 내려 보내 소유와 경영의 분리 원칙을 훼손한다면 노조는 대주주가 있는 여의도로 직접 가서 싸우겠다"며 "여러분의 힘을 모아 열심히 싸우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BS 기협은 14일 성명을 내고 보도 책임자들의 거취를 포함한 인적 쇄신을 촉구했다. SBS 기협은 "최근 '보도본부 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갖자는 보도 책임자들의 제안을 받고 협회원 의견을 수렴했다"며 "보도 책임자들이 대화의 대상으로 요구했던 12기(2004년 입사) 이하 협회원들은 이 제안을 압도적 비율로 반대했고 간담회는 결렬됐다. 이것은 단순한 만남 거부가 아니라 현 보도 책임자들에 대한 불신임이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기협은 "지금은 대화가 아니라 책임을 질 때"라며 "현 리더십 아래선 앞으로도 기대할 게 없다는 게 협회원들의 중지다. 보도 책임자들의 거취를 포함한 인적 쇄신만이 미래 논의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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