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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사회적 가치’ 10년 실험, 사회적 기업 넘어 글로벌 경제 의제로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0여 년간 추진해 온 ‘사회적 가치’ 실험이 사회적 기업을 넘어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의제로 확장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지난 8일 발간한 공동보고서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 표지
세계경제포럼(WEF)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지난 8일 발간한 공동보고서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 표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연설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행사 참석자들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행사 참석자들이 12일 서울에서 열린 사회적기업월드포럼(SEWF)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월드포럼(Social Enterprise World Forum, SEWF)은 사회적가치연구원(이사장 최태원)과 함께 12일부터 15일까지 서울에서 첫 ‘Ecosystem Leadership Exchange(ELE)’를 개최한다. 세계 각국의 사회혁신 리더들이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와 사회적 가치 창출 경험을 직접 살펴보고, 이를 각국의 정책과 시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논의한다.

이에 앞서 8일에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의 슈왑재단(Schwab Foundation for Social Entrepreneurship)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보고서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를 발간했다. 최 회장은 공동서문을 통해 “사회적 가치가 실제 경제적 가치와 자원 배분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시장의 규칙과 메커니즘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세계 사회혁신 리더들 서울로… 한국의 ‘사회적 가치 생태계’ 직접 본다

SEWF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함께 12일부터 서울에서 첫 ELE 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SEWF는 2008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된 세계 사회적 기업 분야의 대표적인 글로벌 네트워크이자 국제 플랫폼이다. 사회적 기업가뿐 아니라 각국 정부, 기업, 투자자, 지원기관 등을 연결하며 사회적 기업 생태계의 정책·금융·시장 발전 경험을 공유해 왔다. 지난해 타이베이에서 열린 연례 포럼에는 65개국 이상에서 1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ELE는 한 국가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현장에서 깊이 살펴보고 각국의 경험을 교환하기 위해 SEWF가 새롭게 마련한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이다. SEWF는 첫 ELE의 개최지이자 학습 대상으로 한국을 선정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사회적 가치 보상 시스템을 시작으로 사회적 경제 관련 정책과 입법, 민간 부문의 참여와 투자, 국가 차원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 구축 등을 다룬다. 참가자들은 국회, 공공기관, 기업·재단 등을 방문하며 한국에서 정부·기업·시민사회가 사회혁신을 뒷받침해 온 정책·제도·금융·시장 구조를 종합적으로 살펴본다.

사회적가치연구원 외에 행정안전부 사회연대경제국, 국회 사회혁신포럼, 한국국제협력단, 현대차정몽구재단, MYSC,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 협의회, 에이아이웍스, 닷 등이 공동 주관기관으로 참여한다.

15개 국가의 19개 기관이 참여하며, 스코틀랜드 기업부 장관, 영국 성과기반보상 정책 전문가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사회적 기업 관련 정부 부처, 싱가포르 테마색 재단, 호주·캐나다·미국의 대표 비영리재단 등이 참석한다.

SEWF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이번 ELE를 계기로 한국 사회적 경제 생태계를 분석한 공동보고서 ‘Building Hybrid Ecosystems: Korea’s Experience and Global Lessons’도 발간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지난 20년간 사회적 기업 생태계 발전 과정을 조명했다. 동시에 한국을 완성된 성공모델이 아니라 새로운 정책과 시장 메커니즘을 계속 실험하고 있는 ‘살아있는 실험실(living laboratory)’로 소개했다.

최 회장은 12일 오전 ELE 첫 세션에서 자신의 사회적 가치 여정과 미래상에 대해 연설했다.

최 회장은 “기존 CSR은 예산 투입과 홍보를 중심으로 이뤄져 실질적인 사회적 성과(Outcome)를 측정하는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재했다”고 지적하며, 정확한 측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행복도시락, 행복나래, 사회적기업 MBA, 사회적가치연구원 등 생태계 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온 여정을 소개하며, “정밀한 가치 측정에 드는 높은 거래 비용은 최근 AI 기술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특히 “이타심에만 의존해서는 팽창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할 규모를 확보할 수 없다”며 “자발적 동기를 자극하는 정교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시스템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추진해 온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국가와 사회의 비용을 줄여주는 일종의 새로운 방법’으로 정의하며, “자본주의와 민주주의가 함께 굴러가듯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 보상받는 ‘새로운 자본주의(New Capitalism)’로의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태원의 SPC는 사회적 기업을 위한 실험이 아닌 시장 작동 방식을 바꾸는 방법론

국내에서 최 회장의 SPC 실험은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하였지만 그 출발은 글로벌 시장경제 네트워크였다.

최 회장은 2013년 WEF 다보스포럼에서 사회문제 해결 성과를 측정하고 그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제공하자는 SPC 개념을 제안했다.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고 경제적 인센티브와 연결하면 더 많은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고, 이를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었다.

국내에서 SK는 2015년부터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측정하고 그에 비례해 현금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SPC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외에서는 더 발전된 개념으로, 지난해 WEF 슈왑재단 총회에서는 측정된 사회적 가치를 시장 시스템으로 거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지난 8일에는 WEF 슈왑재단과 사회적가치연구원이 공동으로 발간한 세 번째 보고서 ‘The Impact Economy: Turning Disclosure into Demand’의 서문에서 최 회장은 시장 경제의 변화를 촉구했다.

최 회장의 공동 서문의 주요 발췌록은 다음과 같다.

‘SK와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사회적 가치가 측정될 수 있고 금융 인센티브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을 통해 증명했다. 사회적 가치가 경제적으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규칙과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경제적 가치를 결정하는 시스템 자체가 변화하여 사회적 가치를 인식하고, 보상하며, 규모를 키워야 한다. 시장 실패에 사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규칙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로써 사회적 가치가 기존 경제 시스템의 주변적인 요소에 머무르지 않고 성장의 토대가 되는 미래를 지향한다.’

본 보고서는 ‘사회적 가치가 돈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해 ‘Impact Economy(임팩트 경제)’로 대답하는 내용이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사회적 가치(사회문제 해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증가하는데 왜 실질적으로 돈이 흘러 들어가지는 않을까? 왜 측정과 공시는 발전하는데 수요와 시장은 만들어지지 않을까?

이는 Impact Paradox라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혜택을 여러 사람이 얻는데 돈은 한 사람이 내야 한다. 둘째, 경제적 효과가 있어도 재무제표나 투자의사결정에는 잘 안 보인다. 셋째, 사회성과는 장기적으로 발생하지만 기업 의사결정은 단기적이다. 넷째, 여러 주체가 함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누가 얼마를 기여했는지 불명확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가치를 구매하고 투자하려는 수요를 촉진할 규제, 투자, 금융 연계, 다자간 협력체계가 필요하다.

본 보고서에서 SK의 SPC도 주요한 사례로 소개됐다.

보고서는 이와 같은 ‘긍정적인 사회·환경적 성과가 시장과 금융 시스템을 통해 인정되고, 측정되며, 보상받는 경제’를 ‘임팩트 이코노미(Impact Economy)’라고 정의한다.

※ 보고서 다운로드: wef.ch/impacteconomy26

이번 보고서는 12일부터 18일까지 방콕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orld Bank)의 연차총회에서도 임팩트 경제와 사회적 성과에 대한 수요 창출 사례로 논의될 예정이다.

SEWF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를, WEF는 ‘경제 시스템’을… 한국의 실험에서 접점

이번 SEWF 서울 행사와 WEF 보고서는 서로 다른 국제 플랫폼에서 출발했지만, ‘사회문제 해결에 더 많은 자원이 흐르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라는 공통된 질문으로 이어진다.

SEWF가 이번 ELE에서 들여다보는 것은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생태계’다. 정부와 기업, 사회적 기업, 시민사회, 투자자가 어떤 금융·정책·시장 환경을 만들어야 사회적 기업 생태계가 커질 수 있는지를 한국 현장에서 살펴본다.

WEF 슈왑재단의 보고서에서는 이를 보다 넓은 ‘경제 시스템’의 문제로 확장한다. 측정된 사회성과가 기업의 전략과 투자, 조달 등 실제 경제적 의사결정에 반영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들자는 것이다.

두 흐름의 접점에는 지난 10여 년간 SK와 사회적가치연구원이 이어온 ‘측정→보상→시장’의 실험이 있었다.

12일 SEWF ELE 행사를 주관하는 SEWF의 Gerry Higgins 대표는 “한국의 사회적 경제 생태계 발전 과정은 정부로부터 시작됐지만 정부, 민간, 비영리조직이 자신의 정책과 기술, 방법론을 투입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도 훌륭한 교과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 나석권 대표이사는 “사회문제 해결에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경제적 자원을 소모하는 일이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라는 성장의 마이너스 요인을 줄여 더 큰 성장의 기반을 만드는 일”이라며 “선한 의지에 의존해 경제적 자원을 사회문제 해결로 이동시키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사회성과와 경제적 성과를 연결하는 새로운 해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가치연구원 소개

사회적가치연구원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려는 목적으로 SK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사회적가치연구원은 사회적 가치 측정 체계를 개발하고, 사회적 가치에 기반한 인센티브(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련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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