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0조 주주환원 기대감에…삼전·하닉 빚투도 활활

삼전·하닉 신용융자 잔고 9조원대…저가매수 수요 몰려
SK하이닉스 40조 자사주 소각…삼성 차기 환원책도 주목
삼성전자·SK하이닉스. photo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가 커지면서 두 종목에 대한 신용거래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투자자들이 신용을 활용해 매수에 나선 데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문턱이 높아지면서 일부 수요가 현물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신용융자 잔고는 이달 3일 4조2000억원대에서 12일 5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다소 줄었지만 18일 기준 4조8000억원대를 유지했다. 삼성전자 우선주 신용융자 잔고도 같은 기간 3200억원대에서 3800억원대로 늘었다.
SK하이닉스의 신용융자 잔고 역시 이달 4일 3조9000억원대에서 13일 4조9000억원대까지 증가했다. 18일 기준 4조6000억원대로 내려왔지만 월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양사의 주가가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면서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신용거래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 제약이 강화되면서 레버리지 수요 일부가 신용융자로 옮겨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도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전날 40조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취득한 뒤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오는 11월 19일까지 자사주 2407만주를 장내에서 매입할 예정으로, 전체 발행주식의 약 3.3%에 해당하는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자사주 매입·소각과 함께 2025~2027년 누적 잉여현금흐름(FCF)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는 방침도 내놨다. 기존 '50% 범위 내'였던 환원 기준을 '50% 이상'으로 높인 것이다.
삼성전자도 올해 기존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이 종료되는 만큼 차기 정책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2026년 누적 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FCF가 230조~270조원 수준에 이를 경우 약 120조원이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도 이번 자사주 취득·소각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주주환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규모가 합계 220조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최대 300조원에 달할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다만 삼성전자의 차기 주주환원 정책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이 같은 규모는 시장의 추정치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photo 뉴스1
주주환원 기대가 커지면서 이날 두 종목의 주가도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12.73% 급등한 169만1000원, 삼성전자는 9.49% 오른 27만1000원에 마감했다.
다만 대규모 주주환원이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지만 이를 추세적인 상승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본업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를 일방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자사주 매수에는 가격과 수량 등에 일정한 제한이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상승하는 날에는 예정된 물량을 모두 매입하지 못할 수도 있고, 반대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매입 여력이 커진다"며 "이번 자사주 매입은 주가를 직접 끌어올리는 수단이라기보다 매입 기간 일정한 매수 수요를 제공하면서 주가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결국 주주환원 확대가 단기적인 주가 반등을 넘어 중장기 상승세로 이어질지는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 확대가 실제 실적과 현금흐름 증가로 이어질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기업이 벌어들이는 현금이 늘어야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역시 지속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용거래가 빠르게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주가가 기대와 달리 다시 조정을 받을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가 감소하는 추세에도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빚투 비중은 늘고 있다"며 "빚투, 레버리지 성향의 자금이 대형주로 쏠리는 현상이 향후 시장 충격을 증폭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