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고속화도로 1250억 빚…운영 종료 앞둔 대전시 상환 부담

2031년 민간 운영 만료…잔여 채무 市 몫
연 수입 186억…운영·보수·이자에 73-78%
내년 상반기 용역 거쳐 후속 운영방향 결정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의 민간 운영 종료가 5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7일 대전 대덕구 대화동 한밭톨게이트로 차량들이 이동하고 있다. 김영태 기자
대전천변도시고속화도로의 민간 운영 종료가 5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잔여 채무가 대전시 재정을 압박하고 있다.
통행료 수입이 늘어도 운영비와 이자 지출로 상환 여력이 빠듯해 지급보증을 선 시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7일 시에 따르면 2004년 개통한 천변도시고속화도로의 민간운영사 대천변도시고속화도로(DRECL)는 건설 당시 금융기관에서 1400억 원을 차입했다. 시는 민자사업으로 천변도시고속화도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운영사의 차입금에 지급보증을 섰다. 자금은 당시 금리 등 차입 조건이 상대적으로 유리했던 엔화로 조달했다.
운영사는 이 자금으로 천변도시고속화도로를 건설한 뒤 운영을 이어왔으며, 약정기간은 2031년 12월 20일까지다. 현재 남은 채무는 약 1250억 원으로 개통 이후 상환한 금액은 150억 원에 불과하다. 당초 차입금의 약 10.7%를 갚았고 나머지 89.3%가 남아 있는 셈이다. 잔여 운영기간은 약 5년이지만 채무 잔액은 지금까지 상환한 금액의 8배를 웃돈다.
남은 차입금은 운영사가 갚아야 하지만 약정기간 종료 때까지 상환하지 못하면 지급보증을 선 시가 부담해야 한다. 민간운영사의 차입에 보증을 제공하면서 발생한 우발채무가 실제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남은 운영기간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수입을 통한 상환 여력이 시의 부담 규모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천변도시고속화도로는 차종별로 경차 400원, 소형차 800원, 중형차 900원, 대형차 1400원의 통행료를 받으며 명절에도 유료다. 최근에는 이용 차량이 늘면서 수입금도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 공개한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수입·통행량 현황을 보면 연간 수입금은 2021년 161억 원에서 2022년 162억 원, 2023년 170억 원, 2024년 178억 원, 지난해 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보다 25억 원, 약 15.5%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하루 평균 통행량도 6만 2816대에서 7만 2425대로 9609대, 약 15.3% 늘었다. 2022년에는 6만 2815대로 전년과 비슷했지만 2023년 6만 6409대, 2024년 6만 9271대를 거쳐 지난해 7만 대를 넘어섰다. 천변도시고속화도로 이용 차량이 늘면서 연간 수입금도 200억 원에 가까워진 것이다.
그러나 이 수입을 모두 원금 상환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통행료를 걷고 천변도시고속화도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경상비와 시설물 점검·보수비, 기존 차입금의 이자 등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경상비는 연간 약 60억 원, 시설물 보수비는 약 40-50억 원 수준이다. 이자 비용도 기존 약 40억 원에서 최근 약 36억 원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상당한 부담이다. 이들 비용을 합하면 연간 약 136-146억 원으로 지난해 수입금 186억 원의 약 73-78%에 달한다. 수입금 상당액이 천변도시고속화도로운영과 유지관리, 이자 지급으로 빠져나가면서 이용량이 늘어도 원금 상환 여력은 제한되는 셈이다.
운영 종료까지 5년 남은 상황에서 원금 상환에 쓸 재원이 넉넉하지 않아 잔여 채무를 부담해야 하는 시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시는 현행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에 따라 전문기관에 의뢰해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관리운영권 설정기간이 만료되는 사업의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절차로 용역을 통해 채무 상환 방법과 운영 종료 이후의 관리·운영방식을 함께 검토한 뒤 향후 운영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금은 채무자가 운영사지만 시가 지급보증을 선 만큼 운영기간이 끝나면 남은 채무를 갚아야 한다"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관리이행계획을 수립하면서 용역을 통해 채무 상환 방법과 대책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