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기자는 어떻게 홍명보의 입을 열게 만들었나

채널A 기자는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억울함을 해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했다. 이는 방어심리가 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의 취재원에게 영리한 전략이었다.
채널A의 김채현 기자는 홍명보 전 감독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채널A의 김채현 기자라고 합니다. 지금 상황 때문에 국민들이 얘기를 많이 하고 계시는데 조금 억울하신 부분도 있으실 것 같아서요"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홍 전 감독이 "억울한 건 별로 없어요. 억울한 거 없고"라고 답하게 만들며 인터뷰에 응하게 했다는 점에서 전략적이었다.
김채현 기자는 남아공과의 졸전 이후 감독 사퇴 기자회견을 언급하면서도 "질문들을 또 역으로 받지는 않으셨다보니까 (국민들이) 궁금하신 것들도 좀 있으실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에 홍 전 감독은 "기자들하고 다 이해를 해 줬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예요"라고 답한 뒤 "국민들이 저한테 뭐 궁금한 게 뭐가 있겠어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는 선수 기용이나 이런 문제에 있어서 또 여러 추측들이 오가잖아요. 근데 사실 지금 나오고 있는 것들은 다 추측일 뿐이어가지고 분명히 감독님 판단이 있었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는 홍 전 감독에게 직접적인 언급 대신 전문성을 인정하는 듯한 자세로 스스로 변호할 것을 유도했다. 이어지는 질답 속에 홍 전 감독이 "손흥민을 빼고 오현규가 들어가 가지고 결승골을 넣고 그거는 몰랐잖아요"라고 항변하듯 말할 때엔 "다 알 수 없는 거죠"라고 추임새를 넣으며 추가적인 발언을 유도했다.
이처럼 취재원의 경계심을 허물고 경청하는 방식의 인터뷰 기법은 현장 기자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편이다. 김채현 채널A 기자는 지난 6일 채널A 유튜브 '취재썰'에 출연해 "홍명보 전 감독 자택 앞에서 기다렸다. 사실 (만날 가능성은) 반반이었다. 2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만나게 됐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기자는 "감독으로서 책임을 지기 위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끌어내는 게 인터뷰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서 그 부분에 주력했다"고 밝혔으며 "쏟아지는 비판을 방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홍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월드컵에 임했는지를 이야기 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전달되기를 바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