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 거면 2028년까지 파세요”…부동산 대책에 숨겨진 정부의 ‘집값 시간표’ [나현준의 뉴스해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가운데)이 7월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경부]](/static/uploads/rss_4ababe0bb879ac8a.jpg)
부동산 세제 ‘2028년’이 가진 의미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가운데)이 7월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경부]
정부가 최근 내놓은 부동산 세제개편안을 시간 순서대로 펼쳐놓으면 유독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있습니다. 바로 2028년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율은 2027~2028년 한시적으로 낮춰줬습니다. 1가구 1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도 2028년까지는 보유공제를 일부 남겨두지만 2029년부터는 거주기간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세제 혜택 역시 2028년을 전후해 단계적으로 줄어듭니다.
세제 시간표를 한데 놓고 보면 정부가 집주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집을 팔 생각이라면 2028년까지 파십시오.”
정부가 이미 확인한 ‘마감 시한’ 효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지난 5월 9일 민원인들이 토지거래 허가 임시 접수처에서 상담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정부가 이런 방식을 택한 이유는 올해 초 경험 때문입니다.
지난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아파트 거래는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아파트 토지거래 허가 신청은 8952건으로 전월보다 17.5% 증가해 월간 기준 최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황에서 정부가 한시적으로 다주택자 매물에 대한 이른바 ‘갭투자’를 허용한 영향도 컸습니다. 당시 강남·서초를 중심으로 절세 매물이 나오면서 일부 주요 단지 가격도 약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유예 종료 이후 매물 출회가 줄자 강남권 가격은 다시 반등했습니다.
세금에 명확한 마감 시한을 두면 매물이 움직인다는 사실을 정부가 직접 확인한 셈입니다.
이번 정책도 이를 2028년까지 길게 가져가겠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3기 신도시가 서울 주택수요 구세주 될까
정부의 계산은 ‘서울 밖’에 있습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28년부터 수도권 주택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부동산지인’ 홈페이지에 공개된 지역별 수요·입주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2027년 아파트 수요는 6만8648가구인데 입주 예정 물량은 8만283가구입니다. 2028년에도 수요 6만8635가구에 입주 7만4332가구로 공급이 수요를 웃돕니다.
고양 창릉과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서도 입주가 시작됩니다.
반면 서울은 정반대입니다. 2028년 아파트 수요는 4만8184가구인데 입주는 9672가구에 불과합니다. 2026~2028년을 합치면 서울에서는 수요보다 입주가 약 10만가구 부족합니다.
결국 정부 전략은 2028년까지 세금으로 기존주택 매물(특히 강남권)을 최대한 끌어내서 ‘상방’을 닫히게 하고, 당장의 공급부족은 2028년부터 대폭 공급될 ‘3기 신도시’ 물량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겁니다.
재정경제부와 국토교통부가 최근 이례적으로 ‘서울 주요지역 매물 호가 하락 사례’를 배포해 강남·서초·송파·성동구의 호가 하락 사례 25건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과거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된 1991년 서울 집값은 전년보다 0.5% 하락했고, 1992년에는 5.0%, 1993년에는 2.9% 떨어졌습니다. 급등했던 서울 전셋값도 대규모 신도시 입주 이후 안정세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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