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등학교 ‘텀블러 체액 테러’ 10대에 강제추행 미수 혐의 추가

경찰, 스토킹 혐의도 적용해 송치…대법원 유사 사건 판결 영향
제주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에 침입해 여교사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은 10대 피의자에게 강제추행 미수 등 성범죄 혐의가 추가 적용됐다.
피해자와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음료에 체액을 넣는 행위가 강제추행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이번 사건의 법률적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귀포경찰서는 건조물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한 10대 A군에게 강제추행 미수와 스토킹 혐의를 추가 적용해 공소청에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A군은 지난 4월 27일 오후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 몰래 들어가 여교사 B씨의 텀블러에 체액을 넣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지난 6월 5일에도 B교사가 담임을 맡고 있는 교실에 침입해 교사용 의자에 소변을 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교사는 잇따른 사건으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며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경찰은 수사 초기 A군에게 건조물침입과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했다. 피해자와 직접적인 신체 접촉 없이 물건에 체액을 넣은 행위를 강제추행죄에서 요구하는 유형력 행사로 인정할 수 있는지 법률적 판단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사의 전환점이 된 것은 지난 7월 나온 대법원 판결이다.
대법원은 2024년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카페 여직원 대상 체액 테러 사건에서 피해자가 마시는 음료에 체액을 넣은 행위를 강제추행으로 판단했다.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음료에 체액을 넣는 행위 자체가 강제적인 유형력 행사에 해당하고,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다.
특히 피해자가 체액이 들어간 음료를 마셔 신체 내부로 체액이 유입된 점 등을 종합해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이러한 대법원 판단을 토대로 제주 사건 역시 성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 사건에서는 피해 교사가 체액을 섭취하거나 신체에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강제추행 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의로 텀블러에 체액을 넣었고 피해자가 이를 마실 가능성이 있었던 만큼 강제추행죄의 유형력 행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체액이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하는 단계까지 이르지 않아 미수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