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결한 선비처럼…짙은 모과 향기 [한국의 천연기념물 나무 청주 연제리 모과나무]

97×74cm. 한지에 수묵담채. 수령 약 500년으로 수많은 세월을 보내며 줄기와 몸통의 꿈틀대는 듯한 표면은 화석처럼 단단하다. 아직도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다.
97×74cm. 한지에 수묵담채. 수령 약 500년으로 수많은 세월을 보내며 줄기와 몸통의 꿈틀대는 듯한 표면은 화석처럼 단단하다. 아직도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다.

97×74cm. 한지에 수묵담채. 수령 약 500년으로 수많은 세월을 보내며 줄기와 몸통의 꿈틀대는 듯한 표면은 화석처럼 단단하다. 아직도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다.

계절이 손바뀜을 하는 요즘 맛좋은 과일들이 익어간다. 사과, 배, 밤, 감, 포도 등 달콤하고 맛있는 과일에 비해 못생기고 딱딱한 것이 바로 모과. 국내 모과나무의 대모 같은 나무가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연제리의 천연기념물 제522호다. 수령 500여 년으로 높이 약 9.6m, 나무의 몸통 둘레 약 3.0m로 국내에서 가장 수령이 오래됐다.

조선시대 세조가 즉위한 당시 이 마을에 서산류씨 문중의 류윤柳潤이 은거해 살고 있었다. 세조가 류윤을 부르자 그는 모과나무에 자신을 비유하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세조가 '무동처사楙洞處士(모과나무 많은 곳에 사는 정결한 선비)'라는 어서를 보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옛말처럼 못생기고 딱딱해서 먹지도 못하는 과일이지만 향기가 좋고 약성도 뛰어나 차나 약재로 널리 쓰인다.

현재 연제리 모과나무는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내에 조성된 공원 중심에 있다. 긴 세월 동안 생겨난 상처도 여기저기 많지만, 웅장하고 패기 있는 모과나무의 줄기와 몸통에는 구렁이가 꿈틀거리듯 옹이와 상처들이 화석처럼 뒤엉켜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도 풍성한 열매가 열리고 모과 향기가 진동한다. 땅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작은 모과 열매 하나를 주워 작업실에 두고 그 향기에 취해 연제리 모과나무의 여운을 느낀다.

인천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및 동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인천대학교와 경기대학교에서 교수 활동.

1994 대한민국미술대전특선(국립현대미술관).

2006 서울미술대상전특선(서울시립미술관).

2006 겸재진경공모대전특선(세종문화회관).

한국미술협회. 서울미술협회. 동방예술연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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