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셋집 옮기려니 8000만원 더?…서울 전세계약 10건 중 6건 갱신 [숫자 뒤의 진실]

서울아파트 평균 전셋값 2년새 8420만원 껑충

신규계약 보증금 격차 커져 10곳중 6곳 재계약

비용부담 탓, 세입자들 월세·기존집 유지 선택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6억4100만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전보다 8400만원 넘게 올랐다.

새 전셋집을 구하는 데 필요한 보증금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월세 거래 비중도 절반을 넘어섰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4152만원, 중위가격은 5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 8월 6억3662만8000원을 기록하며 2022년 1월의 종전 최고치인 6억3424만3000원을 넘어섰다. 9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두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9월 평균 전세가격인 5억5732만원과 비교하면 2년 동안 8420만원, 약 15.1% 상승했다. 평균가격의 변화인 만큼 실제 세입자가 부담하는 보증금 인상액은 지역과 단지, 기존 계약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전세계약 10건 중 6건 가까이 갱신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세입자도 늘고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8월 아파트 전월세 거래 통계에 따르면 전세 갱신계약 비중은 58.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 43.7%보다 15.2%포인트, 7월 53.0%보다 5.9%포인트 높아졌다. 전세계약 10건 중 6건 가까이가 신규 계약 대신 기존 계약을 연장한 거래였다.

전세 거래량은 줄었다. 서울시가 지난달 15일까지 집계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7263건으로, 전월보다 18.0%,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2% 감소했다.

갱신계약 비중이 높아진 것과 달리 계약갱신요구권 사용 비중은 낮아졌다. 8월 전세 갱신계약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한 비중은 48.7%로 지난해 같은 달 57.0%보다 8.3%포인트 하락했다. 나머지 51.3%는 갱신요구권을 사용하지 않고 계약을 연장했다.

전체 전세 거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갱신요구권 없이 계약을 연장한 비중은 약 30.2%다. 세입자가 법적 갱신요구권을 행사하는 대신 임대인과 협의해 계약을 연장한 거래가 전체 전세계약의 10건 중 3건에 이르는 셈이다.

◆84㎡ 새 전셋집 구하려면 갱신보다 8000만원 더 필요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의 보증금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올해 1~6월 수도권 아파트 전세 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용면적 84㎡ 아파트의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 보증금 차이는 1월 4375만원에서 6월 8000만원으로 확대됐다. 5개월 사이 격차가 3625만원, 약 83% 커졌다.

같은 기간 신규 계약 보증금은 6억5625만원에서 7억원으로 4375만원 올랐다. 갱신계약 보증금은 6억1250만원에서 6억2000만원으로 750만원 상승했다.

전용면적 59㎡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신규 계약과 갱신계약의 보증금 차이는 1월 3500만원에서 6월 775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벌어졌다.

신규 계약 보증금은 시장가격 변화를 빠르게 반영하는 반면, 갱신계약은 기존 계약 조건과 임대료 인상 제한 등의 영향을 받는다. 기존 집에서 계약을 연장하는 것보다 다른 집으로 이사할 때 보증금 부담이 더 커졌다.

◆월세 비중 52.3%…10월에도 전셋값 상승

전세 거래가 위축되는 가운데 월세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3%로 집계됐다. 보증부월세와 반전세를 포함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월세 비중인 44.0%보다 8.3%포인트 높다.

전세가격 상승세는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둘째 주(1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8% 올랐다. 직전 주 상승률 0.16%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전세 재계약 조건과 신규 전셋집의 보증금을 비교하는 세입자의 모습을 표현. ChatGPT 생성 이미지

자치구별로는 성북구가 0.39%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노원구 0.38%, 중랑구 0.37%, 금천구 0.28% 순이었다.

반면 서초구는 0.19%, 강남구는 0.12% 하락했다. 서울 전체 전셋값이 오르는 가운데 지역별 가격 흐름에는 차이가 나타났다.

전셋값 상승과 신규·갱신계약 간 보증금 격차 확대는 계약 만기를 앞둔 세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존 집에 계속 거주할지, 다른 집으로 이사할지를 결정할 때 따져봐야 할 비용도 늘었다.

새 전셋집으로 이사할 때는 보증금 차액뿐 아니라 추가 대출이자와 중개보수, 이사비까지 고려해야 한다. 월세로 전환할 경우 매달 내는 월세와 보증금 대출이자를 합쳐 실제 주거비 부담을 비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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