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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머니무브] 한화 美 '퓨처프루프 재편' 무게 축 방산·조선으로

한화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한화
한화 본사 전경 /사진 제공=한화

기업의 전략은 돈이 움직이는 방향에서 드러납니다. 주요 대기업의 투자와 자산 매각, 자본확충, 사업재편을 따라가며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지 추적합니다.

한화그룹의 미국 투자 플랫폼인 한화 퓨처프루프(Hanwha Futureproof Corp.)를 둘러싼 자금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각각 절반씩 지분을 보유했던 초기 구조에서 한화솔루션의 직접 지분이 사라지고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이 새로운 투자 주체로 합류했다. 한화솔루션에 집중됐던 미국 전략투자 부담의 일부가 방산·조선 계열사로 분산되는 양상이다.

한화에어로·솔루션, 美 투자 플랫폼의 출발

한화그룹은 2023년 3월 미국 및 북미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사업 발굴과 전략적 투자, 인수합병(M&A) 을 추진하기 위해 퓨처프루프를 설립했다. 같은 해 5월 24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은 퓨처프루프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6557억원의 출자를 결정했다. 총 투자금액은 1조3114억원에 달했으며 양사는 퓨처프루프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했다.

당시 한화그룹이 미국에서 새로운 전략자산을 확보하기 위해 방산·항공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태양광·화학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의 자금을 동시에 투입한 셈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추가 투자도 이어졌다. 회사는 2025년 7월 퓨처프루프에 총 1426억원을 추가 출자하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7월에는 별도로 퓨처프루프가 실시한 1억5000만달러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절반인 7500만달러를 출자하고 보통주 7500주를 추가 취득했다.

퓨처프루프의 몸집도 빠르게 불어났다. ㈜한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퓨처프루프의 연결 기준 종속기업은 2023년 말 10개에서 2024년 말 34개, 2025년 말 47개로 늘었다. 올해 6월 말에는 55개까지 증가했다. 불과 2년 반 만에 산하 종속기업이 5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퓨처프루프 아래에는 투자·지주회사뿐 아니라 태양광발전과 배터리 사업 등을 영위하는 미국 현지 법인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퓨처프루프 설립 초기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솔루션이 나란히 미국 투자 플랫폼의 자금줄을 맡았지만 2025년 말부터 이 구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 퓨처프루프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매각 대상은 5만4690주, 처분금액은 1조1407억원이다. 이에 따라 거래가 완료된 12월 23일 한화솔루션의 퓨처프루프 직접 지분율은 0%가 됐다. 한화솔루션이 공시한 매각 목적은 '사업 및 투자 포트폴리오 재편'이다.

주목할 대목은 한화솔루션이 직접 지분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퓨처프루프의 투자 구조 자체도 바뀌었다는 점이다. 한화솔루션의 지분 매각과 맞물려 미국 현지에서는 Hanwha Defense & Energy Corp.(HDE)를 중심으로 한 공동 투자구조가 만들어졌다. 한화솔루션이 직접 보유하던 퓨처프루프 지분 50%를 HDE가 넘겨받고 한화오션·한화시스템·한화솔루션 계열의 미국 법인들이 HDE 주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자금 흐름을 보면 구조가 보다 선명하다. 한화솔루션은 퓨처프루프 지분을 1조1407억원에 처분하는 동시에 미국 자회사 한화큐셀 아메리카(Hanwha Q CELLS Americas Holdings Corp.)에 2853억원을 출자했다. 해당 자금은 다시 HDE에 투입됐으며 한화솔루션은 HDE 출자금의 용도를 자사가 보유한 퓨처프루프 지분을 양수하는 데 사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이 퓨처프루프 직접 지분을 현금화하면서도 일부 자금은 새로운 공동 투자구조에 다시 투입한 셈이다.

HDE의 나머지 투자에는 한화시스템과 한화오션 측 자금이 투입됐다. 한화시스템은 2025년 11월 미국 법인 한화시스템 USA에 약 4279억원을 출자했고, 이 법인은 HDE 유상증자에 참여해 퓨처프루프 지분 인수에 참여했다. 현재 HDE 지분은 Hanwha Ocean USA Investment LLC와 Hanwha Systems USA Corporation가 각각 37.5%, 한화큐셀 아메리카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오션도 같은 시기 미국 투자재원을 확대했다. 한화오션은 Hanwha Ocean USA Holdings Corp.에 약 5020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고 올해 3월 4일 지분 취득을 완료했다. 이후 Hanwha Ocean USA Holdings Corp.는 자회사인 Hanwha Ocean USA Investment LLC를 통해 퓨처프루프에 투자하는 한편 별도 자회사인 Hanwha Ocean USA International LLC를 통해 필리조선소에도 자금을 투입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퓨처프루프의 지분 구조도 달라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를 직접 보유하고 나머지 50%는 HDE가 보유하는 구조다. HDE 지분율을 퓨처프루프에 대한 간접 지분으로 환산하면 한화오션 측과 한화시스템 측이 각각 18.75%, 한화솔루션의 큐셀 측이 12.5%에 해당한다. 한화솔루션이 직접 지분 50%를 정리하고 직접 투자 비중을 낮추는 대신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새로운 투자 주체로 들어온 셈이다.

지분 투자 이어 보증 부담도 방산·조선으로

퓨처프루프가 외부에서 조달한 자금에 대한 위험 부담도 계열사별로 재조정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월 퓨처프루프가 산업은행에서 조달한 5932억원에 대해 같은 규모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퓨처프루프 지분 절반을 직접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분 재편 이후에는 퓨처프루프 관련 보증 부담도 여러 계열사가 나눠 맡는 구조로 바뀌었다. 한화솔루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퓨처프루프 지분 재편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과 별도의 주주 간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퓨처프루프의 보증 관련 부담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50%,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이 각각 18.75%, 한화솔루션 측이 12.5%를 분담하는 구조가 됐다.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퓨처프루프 차입금에 제공한 보증 역시 같은 비율로 최종 부담을 나누도록 했다.

향후 퓨처프루프의 과제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실제 성과로 연결하는 데 있다. 퓨처프루프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LNG 인프라, 친환경 해운 등에 이어 조선, 우주, 방산 분야에서도 추가 기회를 모색할 예정이다. 외형 확장과 함께 각 투자자산의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추가 투자에 따른 자금조달 부담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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