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훈” “이승원” 비난 터졌다…조국까지 참전한 ‘김·한 대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 뉴스1
김승원 법무부장관 후보자 논란으로 시작된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간 설전이 “윤동훈(윤석열 전 대통령 +한동훈)”, “이승원(이재명 대통령+김승원)” 등 서로를 비난하는 신조어까지 난무하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김 대표는 15일 페이스북에 한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9억 받아 쳐먹고 NHK 룸살롱에서 접대부 끼고 놀고”라고 발언한 점에 대해 반박 글을 올렸다. 김 대표는 “제 2002년 정치자금 사건은 전형적 표적 사건으로 ‘쳐먹었다’는 말은 허위와 오물의 욕설”이라고 했다. 또 “5·18 전야제 자리에서 제가 누군가를 끼고 있지 않았음은 증언이 있다”고 밝혔다. 한 의원을 향해서는 “윤석열과 다를 줄 알았는데 같은 핏줄의 배다른 형제였다. 장관 시절 대정부 질문에 답할 때의 ‘깐족 동훈’이 나았던 것 같고, ‘막말 동훈’은 시효가 짧아 보인다”고 비꼬았다.
한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에 “9억 뒷돈 쳐먹은 사실이 진짜 오물”이라며 “스폰서 강신성 얘기도 덧붙여야 글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의원이 언급한 스폰서 의혹은 강신성 민주당 사회특보가 과거 김 대표의 생활비 지원, 오피스텔 무상 제공 등을 했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물지 못할 거면 짖지말라”, “21세기 독재자 김민석, 멘탈 챙겨라” 등 공격 수위를 높였다.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서도 “김 대표가 한참 긁혀서 한 바닥 써놨다”고 했다.
이에 민주당 대변인까지 나서서 김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16일 “윤석열과 한동훈은 한 몸이다. 그래서 ‘윤동훈’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한 의원은 다음날 “이 대통령이 오빠 독약 로비 김승원을 정의부(법무부) 장관 시키면 이재명·김승원은 한 몸이니 ‘이승원’ 된다”고 받아쳤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 대표와 한 의원의 공방은 지난 7일 한 대표가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신약 청탁 의혹 제기 과정에서 브로커 양모씨와 접촉한 정황이 있는 인사들을 “민주당 오빠들”이라고 부르면서 시작됐다. 김 대표가 8일 “철없는 관종(관심종자)”이라고 한 의원을 비난하고, 9일 수사 자료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한동훈 사건”이라고 부르자 한 의원은 김 대표를 고발했다. 이후에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찍힌 김 대표의 수첩에 ‘한동훈 OUT’이라는 메모가 포착되자, 한 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그 이빨 다 뽑겠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 의원은 12일 경찰이 자료 유출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것이 알졌을 땐 “김 대표가 짖어놓고 물 용기는 없으니 경찰을 동원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10일간 김 대표는 민주당TV, 당 회의, 백브리핑 등에서 7차례 한 대표를 저격했고, 한 의원도 페이스북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20여 차례 김 대표를 공격했다.
양측이 앙숙처럼 으르렁대는 배경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대표 입장에선 ‘이재명 수호자’로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 주자 1위를 기록했던 한 의원과 맞붙는 구도가 형성되고, 한 의원 입장에선 여당 대표와 일대일 대결 구도를 형성해 야권을 대표하는 모양새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서로 체급을 높이는 효과로 서로에게 나쁠 게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1월 5일 당시 김민석 국무총리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총리 집무실에서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비슷한 시기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도 연대·합당론을 둘러싸고 김 대표를 저격하면서, 이례적인 ‘한동훈·조국 협공’ 양상이 펼쳐지기도 했다.
김 대표가 12일 “(조국혁신당과) 합당하건 연대하건 대원칙은 경쟁력이다. 지분을 놓고 나누는 것은 구(舊)정치”라고 하자 조 원장은 다음날 페이스북에 “머리 숙이고 입 닫고 들어오면 받아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 “졸부 정치”(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란 표현도 썼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때 우당(友黨)이라고 불렀던 조국혁신당과 여권의 관계도 덩달아 삐걱대고 있다. 지난 2일 조 원장이 “이대로 공소 취소를 밀어붙이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자, 박선원 민주당 최고위원은 “배은망덕하다”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이 조 원장을 사면·복권했는데 비판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