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반도체, 왜 호남?” 묻자… 李대통령 “서두르지 말고 기다리면 공개”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관련해 유승민 전 의원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설전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유 전 의원이 ‘왜 반도체 클러스터를 호남에 유치하는지에 대해 합리적 설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며 “조금 기다리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말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25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토의 남부권인 영남과 호남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 정책에는 찬성하지만 왜 호남에만 대규모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는지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오전에도 페이스북에 “이 정권의 어느 누구도 ‘왜 호남인가?’에 대해 단 한마디 설명도 없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또 유 전 의원이 ‘반도체 클러스터엔 용수 공급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 등도 필수적이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는 기사도 공유하며 “반도체 산업엔 용수 외 전력, 특히 ‘RE100’ 때문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며 “그런데 이미 수도권은 포화 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고 했다.
그러자 유 전 의원은 다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통령께서 너무 서두르신다”며 “정부가 호남으로 다 정해 놓고 기업들 겁주지 마시고요. 공정한 유치 경쟁을 하도록 해주십시오. 반도체 공장 입지는 영남이 호남보다 나으면 나았지 못할 게 없습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연달아 올린 별도의 X 글에선 호남권 반도체 투자에 대해 “이 일은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 양성, 정주 여건 구축 등 기업 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여 결단한 것”이라며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 지도나 조성 행정이라고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담당 공직자들,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대결단을 해 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하여, 자신들이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 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야권이 정부의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에 대해 ‘기업 팔 비틀기’라는 취지로 비판하는 데 대한 반박으로 해석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서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청와대가 주도하여,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인다”는 글을 올렸는데, 이 역시 호남권 반도체 투자에 대한 야권의 비판에 대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말인 이날 이 대통령이 올린 호남권 반도체 투자 관련 글은 오후 8시 기준 총 5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