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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가 우려한 레버리지, 한국이 아니었나...'상황 인식' 못한 아셴브레너의 추락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등 기업 실적 외 월가에서 주목하는 사건이 있다.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이끈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A펀드)의 몰락이다. 레오폴드 아셴브레너는 2024년 이후 월가에서 주목받는 젊은 투자자였다. '상황 인식' 에세이로 월가의 투자를 끌어모은 오픈AI 출신의 20대 천재이다.

아셴브레너는 AI가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측했다. 그리고 이 때 중요한 것은 AI 모델이 얼마나 정교해질지가 아니라 AI 모델을 가동할 인프라, 즉 전력과 메모리 저장장치 등이 얼마나 부족해질 것인가에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가 주도하는 SA 펀드 역시 네비우스나 샌디스크와 같은 주식에 거대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 상장 당시 SA 펀드가 투자 의향을 밝혔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 펀드는 한때 450억 달러 규모까지 커졌다.

SA 펀드는 지난 1분기말 기준 가격이 급등했던 반도체 업체에 대해 풋옵션을 걸었다. 이는 AI 반도체 기업에 대한 하락 베팅이라기보다는 기존 종목을 보유하면서 하방 위험을 제한하기 위한 헤지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SA 펀드가 빠르게 몸집을 키운 원동력은 레버리지 전략이었다.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이 펀드는 상장 주식에 약 4배 규모의 레버리지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군가가 4배 가량의 레버리지로 투자를 했다는 것은 해당 포지션 가치가 25%만 하락해도 투자 원금이 모두 날아가 버린다는 뜻이다. 최근의 기술주 하락으로 인해 레버리지로 쌓아올린 SA 펀드의 왕국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옵션 외가격에 숏 포지션을 거는 식의 헤지로는 해결이 안 되는 정도의 급락장을 맞이하면서 강제 청산 위험이 발생했다.

결국 SA 펀드는 마진 콜 위기 속에서 기존 주식 자산을 미국의 시타델에 팔아넘기는 선택을 했다. 일부에선 과도한 레버리지 포지션이 알려진 SA 펀드를 시타델이 먹잇감으로 삼았다는 음모론도 나왔다. 시타델이 기술주 투자심리를 흔들어 SA 펀드의 마진 콜을 유도했다는 게 논리의 골자이다. 공교롭게도 시타델은 지난 27일 미국이 7월 기준금리를 깜짝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면 반도체와 같은 성장주 주가는 악영향을 받는다. 이 공포를 시타델이 조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음모론이 사실이든 아니든, SA 펀드가 들고 있던 주식은 반대매매로 인한 매도 압력이 사라졌다. 이것이 네비우스와 샌디스크 등의 상승 동력이라고 보는 월가의 분석이 존재한다. 한편에서 아셴브레너의 지나친 자신감이 이같은 사태를 불러온 큰 원인이라는 점 역시 간과해선 안 된다.

'앞으로 오를 게 명확하니, 레버리지로 앞질러가자'는 전략을 고수한 월가의 젊은 천재마저도 계산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과도한 레버리지는 위험하다는 교훈이 또 다시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게 됐다. 이 교훈은 월가에만 적용되는 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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