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58조 팔아도 코스피 8000선 지켰다…개미·ETF가 매물 흡수

올해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60조원 가까이 순매도했지만 개인 투자자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중심으로 한 국내 자금이 매물을 흡수하며 8000선을 지켜냈다. 외국인의 코스피 누적 순매도 규모는 158조6414억원으로 늘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3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6월 19일부터 12거래일 연속 '팔자'다. 개인은 2조646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물을 받아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01p(0.46%) 소폭 내린 8051.33에 마감하며 8000선을 지켜냈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에도 증시가 버틴 배경으로 국내 자금의 역할을 꼽는다.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순매수를 비롯해 ETF를 통한 자금 유입, 퇴직연금,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등이 외국인 매물을 상당 부분 흡수하면서 과거와 다른 수급 구조가 형성됐다. 국내 자금 가운데서는 ETF를 통한 개인 투자자 유입이 두드러졌다.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개인 투자자는 ETF를 65조565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6조5276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데 그쳤고 기관은 74조511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가 이어진 6월부터 7월 6일까지 개인의 ETF 순매수 규모는 17조8996억원에 달했다.
환율도 변수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웃도는 등 원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됐고, 자금 유출이 다시 환율 상승 압력으로 연결되는 흐름도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환율 안정과 기업 실적 개선 여부가 외국인 자금의 복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코스피 급등 과정에서 나타난 불가피한 반작용"이라고 말했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코스피 외국인 보유 비중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29~45% 수준이었다"며 "현재 외국인 비중이 35%까지 낮아진다고 가정하면 약 260조원의 추가 매도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국내 실적 시즌에서 주당순이익(EPS) 리비전이 재개되고 8월 초 빅테크 실적에서 설비투자(CAPEX) 우려가 완화돼야 주도주 비중 확대가 정당화된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는 환경에서는 이익 성장과 주주환원 확대가 외국인 자금을 다시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