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 짠한거”…낙선 후 흙먼지 뒤집어쓴 정청래의 ‘위로 주간’

8월 24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경남 거제 수해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아이고 으째야쓰까잉. 오매 짠한거.”
“떨어져서 미안합니다. 그래도 감사 인사하러 왔당께요.”
6일 전북 순창 웃장(시장)을 방문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지지자들과 나눈 대화다. 정 전 대표의 지난 3주는 ‘위로 주간’이었다. 전남 구례 천은사(6일), 광주 말바우 시장(9일)도 훑었다.
“직접 본께 내 맘도 짠하요.” “떨어질 리 없는데 왜 떨어졌냐.” 정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지지자들의 반응을 올리며 “전당대회 이후 틈날 때마다 고마운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있다. 지지해주신 분들의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위로해드리고 싶다”고 썼다.
9월 2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경남 통영 수해복구 현장에서 하수구 토사를 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8월 24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경남 거제 수해복구 현장에서 땀에 젖은 김영환 의원과 함께 김밥을 먹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정 전 대표는 경남 거제(8월 24일), 통영(9월 2일) 수해 현장도 잇달아 방문해 자원봉사했다. SNS에는 수마에 쓸려간 세간살이를 나르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하수구 근처에서 작업하는 ‘짠함’을 자아내는 정 전 대표의 사진이 여러 장 올라왔다. 민주당 전당대회 구호였던 ‘알정찍(알았어, 정청래 찍을게)’을 패러디한 ‘알정지(알겠어, 정청래 지킬게)’라는 지지층 댓글이 달렸다.
이처럼 전당대회 이후 최대한 몸을 낮춘 정 전 대표지만, 김민석 대표와는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가 지난달 27일 민주당 의원 워크숍 연설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방법론의 차이가 있다. (정 전 대표는) ‘중도는 없다’론자”라고 하자 정 전 대표는 “마이크 독재다. 불쾌하기 짝이 없고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 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서울시장, 청래’라고 적힌 김 대표의 수첩 사진이 보도되자 정 전 대표는 “진 사람을 자꾸 때리다니 잔인하다”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수첩에 적힌 메모를 살펴보고 있다. 김 대표가 적은 수첩 메모에는 서울시장 후보에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4인의 이름이 적혀있다. [사진 데일리안]
그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이 반응하는 검찰 개혁 이슈에 대해서도 최근 목소리를 냈다. 4일 발표된 정부의 공소청 직제안에 대해 정 전 대표는 9일 “(검사의) 수사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않은 것으로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고 썼다. 지난 3주간 정 전 대표가 낸 유일한 현안 메시지였다.
당내에서는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당청 일치를 구호로 내건 김민석 지도부가 흔들리면 정 전 대표의 정치적 공간이 다시 열릴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재선 친명계 의원은 “정 전 대표를 지지했던 강성 지지층이 쉽사리 김 대표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며 “정 전 대표가 곧바로 정치적 활동을 재개하진 않겠지만, 저력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