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호남 넘어 수도권 덮친 '무투표'… 양당 기득권이 삼킨 509곳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무투표 당선자 509명 중 43%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지난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수도권 무투표 당선자 비율은 40%였다. 과거에는 영·호남 등 특정 정당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 주로 나타났던 무투표 당선이 최근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도 잇따라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는 양상이다.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는 1995년 1회 선거 323명에 이어 1998년 2회 선거에서는 738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3회 선거에서는 496명이었다. 2006년 4회 선거부터 기초의원 정당 공천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무투표 당선자는 48명으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5회 125명, 6회 196명, 7회 89명을 기록하며 비교적 낮은 무투표 당선 규모가 계속됐다.
2022년 8회 선거를 기점으로 무투표 당선자가 다시 증가했다. 8회 선거 490명에 이어 이번 9회 선거에서는 총 509명이다. 규모 면에서는 2002년 이전 초기 선거와 비슷하지만, 증가 원인과 양상은 다르다. 모든 후보의 정당 공천이 가능해진 이후 이처럼 무투표 당선이 많이 발생한 적은 없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직결되는 구도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수도권만 223명으로 전체 무투표 당선자 중 43%를 차지했다. 과거에는 영남, 호남 등 특정 정당 지지세가 높은 지역에 집중됐던 무투표 당선이 최근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수도권에서도 잇따라 발생했다.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 무투표 당선자는 223명으로 나타났고, 지역별 비율을 봐도 서울이 18.6%로 급증하며 전국 2위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대도시 지역 무투표 당선은 양대 정당이 선출 정수를 나눠 갖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번 9회 선거 서울시 무투표 당선자는 총 108명이며, 선거구는 51곳이다. 이 중 37곳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1명씩 당선됐다. 의원 정수가 3명인 10개 선거구는 양당이 2석과 1석을 나누어 가졌다. 한 정당에서만 당선자가 나온 선거구는 4곳뿐이다.
반면 기존 지역주의 지지세가 강하게 남은 지역에서는 특정 정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졌다. 경북 지역의 무투표 당선자 50명 중 48명은 국민의힘 소속이었고, 더불어민주당은 2명뿐이었다. 무투표 선거구 42곳 중 단 2곳에서만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나왔다. 전남·광주와 전북 지역에서도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전체 무투표 당선자 119명 중 더불어민주당 당선자가 118명이었다.
정당 공천은 당선의 필수 조건이다. 특히 무투표 선거구에서는 유권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이 작동하지 않는 구조다. 법적으로 국회의원에게 지방선거 공천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 정치의 공천 과정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이 작용한다. 지역 정치인들의 시선이 유권자보다 당내 유력 정치인을 향하게 되는 이유다.
무투표 당선자 509명 중 137명은 전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무투표 당선자 중 가장 전과가 많은 임원희 후보는 농지법 및 수산업법 위반, 배임,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토계획법 위반 등 총 7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이력이 있는 후보가 9명이었고, 배임이나 횡령, 사기 등 재무·회계 관련 범죄 이력을 가진 이들도 여럿 포함됐다.
무투표 당선 예정자 509명 정보를 특별페이지를 통해 전수 공개한다. 뉴스타파는 유권자에게 무투표 당선의 실태를 정확히 알리기 위해 무투표 당선자 509명의 전과 기록을 포함한 상세 정보를 공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