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연패 늪’에 빠진 K방산, 갈수록 좁은 문…방산 외교는 ‘왝더독’의 함정 피해야[박성진의 국방 B컷](61)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월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7일 튀르키예 앙카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나토 방위산업 포럼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한국과 나토 사이에 조달 기본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는 나토 방산 생태계에 참여하기 위한 포석이다. 한국은 나토 표준화에 보조를 맞춰 나토 방산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기대다.

한국 잠수함 수출은 유럽의 벽에 잇달아 막혔다. 한화오션이 폴란드의 차세대 잠수함 3척을 도입하는 오르카 프로젝트에서 스웨덴 사브에 진 데 이어 지난 7월 7일에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코리아 원팀이 캐나다 순찰잠수함 사업에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에 밀려 탈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의 저조한 군수 생산능력은 한국 방산업체에 기회로 이어졌지만, 국제 무기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나토 국가들은 방산 병목 현상의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한국 방산업체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나토는 1949년 창설 이후 표준 협정을 통해 회원국들의 무기체계, 탄약규격, 정비체계 등을 표준화하는 방위 산업 생태계를 유지해왔다. 여기에 합동 작전을 위한 회원국 간 C4I 체계와 데이터 연동, 표준 인증 등을 일치시키는 것을 우선시하고 있다. 나토에는 세계적 방산 업체가 모여 있다. 최근에는 독일 방산이 가장 먼저 부활하고 있다. 독일은 침체한 자동차 산업을 뒤로하고 방위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그 영향으로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2025년 1월 스웨덴의 전차 사업에서 독일 레오파르트 전차에 밀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나토 방산포럼에서 "(한국과 나토가) 무기체계를 거래하는 현재의 방산 협력을 넘어 무기체계를 함께 연구·생산·운용하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무기체계의 공동운영을 통해 유지비 절감 등의 효과를 많이 기대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나토의 범주 안으로 우리나라가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파트너국으로 협력을 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나토 무기 공급망에 참여하려고 하지만, 나토 안보망 가입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국제사회 시선은 냉정하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 명분으로 K방산 세일즈를 앞세우고 있다. 반면 미국과 나토는 그들의 인도·태평양 안보망에 참여하는 시그널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 동상이몽이다. 미국과 나토는 그들이 그리고 있는 국제질서 전략의 일부분으로 한국을 활용하려고 애써왔다. 그런 만큼 나토 안보망 동참 없이 방산 세일즈만을 위한 파트너십 구축을 받아들일지 의문이다. 나토 방산시장은 단순한 자본주의 질서에 의한 시장이 아닌 배타적 안보 공동체에 기반하고 있다.

방산 전문가들은 "캐나다 잠수함 수주 결과는 한국 방산의 기술력 부족이라기보다 대형 방산 사업이 성능·가격 경쟁을 넘어 외교·안보·동맹 구조가 결합한 선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는 뒤집어서 얘기하면 상대국가의 안보동맹에 참여하라는 얘기다. 만약 한국 방산이 나토 안보망의 편입으로 중국과 러시아를 포위하는 구도에 엮이게 되면 한반도의 남북한 평화공존 전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추구하는 중견국 외교의 핵심은 강대국 진영에 맹목적으로 편입되지 않고, 대한민국의 '전략적 공간'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

K방산 수출은 K팝이나 K드라마, K푸드 차원의 문화가 결합한 商品의 수출이 아니다. K방산 수출은 한국 외교가 책임 있는 국제사회 중견국으로서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평화유지 및 다자협력의 방향과 맞아야 한다. 그러나 국제사회 현실에서 한국의 외교전략과 무기 수출 방향은 어긋날 수 있다. 무기 판매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국가 외교의 기본 전략을 뒤흔드는 '왝더독'으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는 얘기다.

무기 판매는 구매국과 수십년간 정비·부품·표준을 공유하는 '전략적 결속'이다. 반도체처럼 무기도 '많이 팔면 국익'이라는 일방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다.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 탈락은 정밀한 전략적 고려가 부족한 상태에서 세일즈에만 올인한 현 정부 외교 기조에 던지는 경종이다. 방산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이번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해 쓴 비용만 수백억원, 일각에서는 10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한화의 과도한 홍보가 경쟁사인 TKMS사를 넘어 나토 전체와의 경쟁 구도로 만든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도 있다.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연간 수출이 수억달러 수준에 머물던 한국 방산 수출은 2021년 73억달러, 2022년 173억달러로 급증했다. 2025년에는 약 154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방산은 맹목적 자부심을 드러내는 국뽕의 대상이 됐다. 캐나다 순찰잠수함 사업에서 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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