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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6000만원? 삼성 갈게요'…인재 외면에 비상 걸린 곳

"딥테크 심사역 없나요"…VC업계 '울상'

요즘 벤처캐피털(VC) 업계는 구인난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민성장펀드 출범으로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 등 딥테크 스타트업에 대규모 자금이 들어오면서 심사역 수요가 급증해서다. 상황은 녹록잖다. 기술과 금융을 두루 이해하는 인재풀 자체가 좁다. 장기 성과를 기반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VC 특유의 보상 체계도 우수 인재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8일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최근 국내 VC와 엑셀러레이터(AC)의 심사역 채용이 잇따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 티에스인베스트먼트, SV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 올 하반기 채용에 나선 곳만 18곳이다. DSC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투자 등 상장 VC들도 상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투자심사역은 유망 스타트업을 찾아다니며 기술과 사업성을 검토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투자 이후에는 기업의 후속 투자 유치와 사업 확대를 지원하고, 투자금 회수까지 챙겨야 한다. 기본급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펀드 운용 성과가 좋으면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통상 펀드 하나를 운용하려면 대표 펀드매니저 1명과 핵심 운용인력 2~3명이 필요하다. 신규 펀드가 늘면 심사역도 함께 늘려야 하는 구조다. 실제로 VC가 운용하는 투자재원은 2021년 41조3000억원에서 2025년 66조8000억원으로 61.7% 늘었다.

최근엔 딥테크 투자가 확대되면서 공대 출신 심사역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구직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연봉이 두둑한 소수 기업만 쳐다보고 있다. 성과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는 데 수년이 걸린다는 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원자가 많다는 게 VC들의 설명이다. 국내 VC 주니어 심사역의 평균 기본급은 5000만~6000만원 수준이다. 규모가 작은 곳은 초봉을 4000만원대로 책정하기도 한다. 성과급만 ‘억 단위’인 일반 기업과 비교하면 보상 수준 차이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가 7~8년에 달하는 벤처 펀드를 잘 굴려 억 단위 인센티브를 거머쥐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즉시 보상을 원하는 구직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펀드 하나를 책임질 시니어 심사역 품귀 현상은 한층 더 심각하다. 타 업종으로 이직이 잦다보니 펀드 운용 경력이 긴 전문가를 찾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VC들이 희망하는 신기술에 대한 전문성까지 갖춘 인재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A사는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관리할 인력을 뽑기 위해 지난 7월부터 공고를 냈지만 마땅한 지원자가 없어 채용 기간을 연장했다. B사도 바이오 심사역을 2명 이상 채용하려 했으나, 생명과학·약학 등 관련 전공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공대를 나온 기술 인재가 VC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례가 많다. 스탠퍼드대에 따르면 미국 VC 의사 결정권자의 39.6%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 전공자다. 처우도 한국보다 나은 편이다. 미국 VC 신입 심사역 기본급 중간값은 13만달러(약 1억7600만원), 경력직의 경우 15만달러(약 2억원) 선이다. 여기에 펀드 운용에 따른 성과급이 추가된다.

한 VC 대표는 “최근 국내 초기 투자 시장의 무게추가 딥테크로 이동하고 있지만 관련 인재를 뽑기가 쉽지 않다”며 “벤처캐피털 심사역이 될 수 있는 진입경로를 다변화하고 보상 체계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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