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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110조원 주주환원에도…삼성전자 주가는 왜 하락했나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photo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photo 뉴스1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photo 뉴스1

삼성전자가 국내 기업 역사상 최대인 90조~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놨지만 발표 직후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주주환원 기대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시장이 기대했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구체화되지 않으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3.87%) 오른 28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8만5000원까지 오르며 상승률이 5%를 넘기도 했다. 이날 오후 예정된 주주환원 발표를 앞두고 최대 100조원대 환원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정규장 종료 후 주주환원 계획이 발표되자 상황은 반전됐다. 넥스트레이드(NXT) 애프터마켓에서 주가는 한때 26만6500원까지 떨어져 정규장 종가보다 5.33% 하락했다. 정규장 상승분을 사실상 모두 반납한 셈이다.

발표된 주주환원 규모 자체는 역대 최대다. 삼성전자는 올해 약 90조~110조원의 주주환원 재원을 마련하고 우선 3분기 정규배당을 포함해 약 30조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나머지 약 60조~80조원의 구체적인 환원 방식은 올해 실적이 확정된 뒤 내년 1월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시장은 이 지점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110조원이라는 전체 규모는 공개됐지만 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 일각에서 최대 150조원 안팎의 주주환원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만큼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나온 것 같다"며 "일각에서는 100조원대 이상으로 기대하는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그에 조금 못 미친 측면도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다음 정규장에서 주주환원 발표가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지는 불투명하다. 대규모 주주환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다시 반도체 업황과 인공지능(AI) 투자 전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대규모 주주환원은 이미 뉴스가 됐다"며 "추가적으로 더 올라서 상승 레벨업을 하려면 업황이나 AI 투자에 대한 기대가 추세적으로 더 회복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 30조원 규모의 현금배당 이후에도 최대 80조원의 주주환원 재원이 남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투입한다면 주가를 다시 끌어올릴 재료가 될 수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 기대가, 중장기적으로는 내년 1월 확정될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가 삼성전자 주가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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