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목 마른 대지...찔끔 비에 허탈
제주에 극심한 여름 가뭄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전역에 오랜만에 단비가 내렸다. 하지만 강수량이 턱없이 부족해 가뭄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메말라 있던 농경지가 오랜만에 촉촉하게 젖었다. 차량이 밭 이곳저곳을 누비며 작업을 벌였다. 모처럼 비가 오면서 당근 파종을 서두르기 위해 땅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보충제를 뿌리는 것이었다. 당근 파종 시기에 비가 와서 다행이지만, 강수량은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한 농민은 "한마디 정도의 흙만 젖었는데, 속에는 수분이 전혀 없습니다. 이걸로는 발아가 힘들어요. 앞으로 비가 일주일 이상 안 오면 아마 물 대란이 일어날 겁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중순 1밀리미터의 강수량을 보인 이후 처음 내린 비지만, 강수량은 5밀리미터 가량 밖에 되지 않았다.
땅을 파보면, 흙 표면에만 비가 젖었을 뿐, 내부는 여전히 말라 있는 상황이다. 흙 색깔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또 다른 농민은 "이처럼 내부 흙은 먼지가 일 정도로 완전히 말라 있어, 이번 비가 가뭄 해갈에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밭에선 스프링클러 설치 작업이 한창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워낙 강수량이 적다보니, 파종한 당근을 살리려고 농가마다 물을 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비에 대한 기대는 실망과 함께 허탈함으로 바뀌고 있다.
한 농민은 "기대 많이 했죠. 이번에 비 온다니까 얼마나 기대한 줄 알아요. 사람들이 다 기대했는데, 바람 따라 비가 넘어가 버리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기대했던 이번 비도 가뭄 해갈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지독한 여름 가뭄에 목 마른 대지를 바라보는 농민들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