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보, 평생 미안했어” vs “너무 고마웠어”…남편이 남긴 마지막 말은?

병들어 누웠을 때 비로소 아내에게 '미안' '고마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병들어 누웠을 때 비로소 아내에게 '미안' '고마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병들어 누웠을 때 비로소 아내에게 '미안' '고마워'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 다음 세상에서 부부로 다시 만나요."

부부의 마지막 순간, 남편이 아내에게 듣는 최고의 찬사가 '평생 고마웠다'는 말일 것이다. 많은 남자들이 임종 직전에 "평생 고생시켜 미안했다"는 말을 남긴다고 한다. 그는 젊은 시절 가정보다는 직장만 쳐다보고 달렸다. 오붓한 부부여행 한 번 제대로 못하고 승진, 실적에만 매달렸다. 스트레스에 찌들려 아내에게 괜한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그는 이제 나이 들어 병상에 누웠다. 비로소 아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순간은 너무 짧았다. 결국 "미안했다"는 말만 남길 수밖에 없었다.

"집에서도 좋은 남편,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오랜 세월 함께할 수 있었어요."

어느 유명인의 아내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남긴 말이다. 밖에서 성실한 모습으로 주목 받았던 그 유명인은 집에서도 좋은 남편이었다. 바쁜 와중에도 아내와 시간을 함께 했다. 술, 담배를 절제하고 운동에 열심이었던 그는 뜻밖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암이 있지만, 건강했던 그에게 찾아 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을 기원했지만 70대 초반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의 아내가 건넨 말도 애틋했다.

"우리 다음 세상에서 부부로 다시 만나요"

죽음을 앞둔 말기 남자 환자들이 가장 후회하는 것은 건강할 때 아내를 챙기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평생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사람들은 지금 그의 곁에 없다. 나이 든 아내만 옆에 있을 뿐이다. 병들어 누웠을 때 비로소 아내에게 '미안' '고마워'라는 말을 자주 한다. 왜 건강할 땐 따뜻한 말 한 마디 건네지 못했을까? 그가 챙겼던 수많은 후배, 동료들은 이제 그를 찾지 않는다. 단순히 술 친구, 운동 친구였을 뿐일까? 그는 왜 병든 후에야 아내의 고마움을 깨달았을까?

부부 중 한 사람이 아프면 배우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가 요양시설을 권해도 아내나 남편이 거절하면 그만이다. 지난 코로나19 유행 당시 전체 사망자의 절반가량이 요양시설에서 나왔다.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달갑지 않은 말도 들었다. 지금도 요양시설을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환자에겐 밀폐 공간이 여전히 위험하다. 병원 감염성 폐렴 위험이 높다. 입원 이전에 감염되지 않았던 사람이 입원한 후 병원에서 병원성 미생물에 감염되어 폐렴을 겪을 수 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나 노인에겐 폐렴이 생명을 위협한다. 낙상 사고로 입원한 후 병원 감염성 폐렴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다.

요양병원-시설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1인실이 가장 안전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 1인 간병인까지 채용하면 경제적 부담이 크다. 결국 여러 환자가 함께 있는 다인실에 입원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환자들은 이런 요양시설에 들어가면 낙담한다. 병과 싸우기 위해선 투병 의지도 중요하다. 사기가 저하되면 치료 상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내나 남편이 배우자의 요양시설 입원을 거부하는 이유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 있다. 가족의 몸은 편하지만 마음이 심란할 수 있다. 오래 버텨주길 기대할 뿐이다.

내 집에서 간병 대신에 말 동무만 할 수 있을까?

지방자치단체들이 가정 돌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라 전국에서 본격 추진되고 있다. 요양보호사 등이 집으로 방문해 간병 서비스를 제공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살피고 가사 지원, 병원 동행 등 일상생활 지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만 하루 4시간 이용 등 시간 제약이 있어 여전히 가족의 간병 부담이 크다. 나이 든 배우자가 간병하는 경우 힘에 부칠 수 있다. 정부-자자체의 돌봄 지원 시간을 확대해 배우자의 간병 부담을 덜어주는 게 과제다.

지난 1월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신규 발생한 암 환자 수는 28만 8613명이다. 남자 15만 1126명, 여자 13만 7487명이다. 한국 국민이 평생 동안 암이 발생할 확률은 남자는 44.6%, 여자는 38.2%으로 추정되었다. 언제든지 나도 암에 걸릴 수 있는 시대다. 남자의 암 발생 순위는 전립선암 – 폐암 – 위암 – 대장암 – 간암 - 갑상선암 순이다. 여자는 유방암 – 갑상선암 – 대장암 – 폐암 – 위암 - 췌장암 순이다.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문제다. 생명을 살려도 한쪽 몸의 마비, 시력 문제 등 장애가 남을 수 있다. 혼자서 화장실도 못 가는 상태라면 심각하다. 치매가 아니라 정신이 멀쩡한데 거동이 불편하다고 요양시설로 보낼 수 있을까? 배우자의 고민이 시작된다. 평생 함께 살아온 아내, 남편이 영원히 떠나면 어떻게 될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을 살피지 못한 것이 후회된다. 아픈 나를 위로하고 짜증을 들어줄 사람은 아내, 남편 뿐이다. 젊고 건강할 때 몸을 살피지 않은 것도 후회가 든다.

자녀가 결혼 후 분가하면 부부만 남는다. 둘만 사는 기간이 20~30년이다. 그런데도 아내, 남편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은퇴 후에도 친구, 이웃만 챙기는 남편이 있다. 병들어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냉장고 문을 열고 "이 음식 오래 됐다. 버려라" 잔소리하는 대신, 건강에 대한 잔소리를 하자. 아내에게 병원의 건강 검진권을 선물해 보자. 배우자가 건강해야 내 노후도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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