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실적 날개 단 현대엘리베이터…'스페이스X' 덕 봤다

2Q 영업이익 52%↑…스페이스X 보유 지분가치 상승

승계 본격화 기대 지속…스페이스X로 재원 마련 주목

현대엘리베이터의 올해 2분기 실적이 크게 뛰었다. 건설경기 부진 속에서도 승강기 본업 수익성이 회복된 데다 금융 부문에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하면서다. 특히 시장에서는 미국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 가치 상승이 금융 부문 이익 확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 시선은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 향방으로 향한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최근 주주환원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확대를 두고 승계 작업과 연결짓는 시각도 나오고 있어서다.

당초 주주환원 재원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이 무산된 만큼 향후 스페이스X 투자자산의 현금화 여부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현대엘리베이터의 연결 기준 매출은 6928억원, 영업이익은 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8.7%, 영업이익은 52% 증가했다.

최근 몇 년간 현대엘리베이터는 건설경기 침체로 핵심 사업인 신규 승강기 설치시장이 위축되면서 녹록지 않은 사업환경과 마주했다. 올해 2분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지만 리모델링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승강기 제조 부문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실적이 전분기보다 회복됐다.

본업 개선 이상으로 2분기 영업이익을 끌어올린 것은 금융 부문이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2분기 금융업 부문 영업이익은 약 508억원으로 1분기 50억원의 10배를 웃돌았다. 금융 종속회사들이 보유한 투자자산에서 평가·처분이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금융 부문의 이익 확대에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 가치 상승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링크에셋파트너스가 운용하는 펀드 등을 통해 스페이스X에 약 180억원을 간접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 부문 이익은 실제 처분하지 않더라도 공정가치가 변동하면 이를 실적에 반영할 수 있는데,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산 중 스페이스X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관련 이익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스페이스X는 지난 6월 12일 나스닥 시장에 상장했고 첫 거래일 기업가치가 2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상장 과정에서 관련 투자자산의 공정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현대엘리베이터 금융 부문 평가이익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효과가 하반기에도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스페이스X 주가가 최근 조정을 받고 있어서다. 지난 6월 30일 170.86달러로 마감했던 스페이스X 주가는 이달 17일 146.23달러까지 떨어졌다. 6월 말과 비교하면 약 14.4% 하락한 수준이다. 스페이스X 주가 흐름에 따라 하반기 현대엘리베이터의 실적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업계에서 더욱 주목하는 것은 현대엘리베이터가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스페이스X 투자자산의 매각 시점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동시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장녀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적극적으로 확보하면서 승계 작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전무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확대를 승계 과정과 연결해 보고 있다. 향후 지분 추가 확보나 증여·상속 과정에서 상당한 현금이 필요할 수 있는 만큼 현대엘리베이터에서 받는 배당금이 주요 현금흐름 중 하나가 될 수 있어서다. 실제 현대엘리베이터는 최근 배당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건설경기 부진으로 본업의 실적 개선 속도가 제한적인 만큼 대규모 특별배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본업 이외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수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무벡스 지분 900만주를 약 3335억원에 매각해 주주환원 재원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던 것도 이러한 이유로 분석된다. 다만, 현대무벡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관련 요건에 따라 매각 계획이 철회돼 대규모 주주환원 재원 확보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이 같은 상황에서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스페이스X 관련 투자자산의 중요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적절한 시점에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이 무산되면서 스페이스X 투자자산을 비롯한 비영업자산의 현금화 여부가 향후 특별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의 정기배당 지속 여력은 본업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올해 정지이 전무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확대하면서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의 중요성도 이전보다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현대무벡스 지분 매각 재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스페이스X 등 보유 투자자산의 현금화가 대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며 "현재까지 기업가치 상승만 놓고 보면 스페이스X 투자는 현대엘리베이터 입장에서 상당한 투자성과를 거둔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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