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대좌담]권력 분산인가, 견제 없는 수사권 집중인가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고, '중대한 위법 수사' 등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는 10월 시행되면 수사와 기소, 재판 전 과정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삽화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검사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고, '중대한 위법 수사' 등의 공소기각 사유를 추가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오는 10월 시행되면 수사와 기소, 재판 전 과정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삽화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오는 10월 2일, 대한민국의 수사와 사법 체계는 대변화를 맞이한다.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완전히 없어지고, 피해자에게는 수사기록을 열람하고 복사할 권리가 생긴다.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 지휘가 사라지는 등 국민의 실생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된다. 중대범죄수사청은 신설된다.

이번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수사와 기소, 재판 전 과정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강민구 변호사는 "경찰의 부실 수사를 바로잡을 실효적 장치가 사라진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가져올 후과를 걱정했다. 반면, 일선 경찰서 강력범죄수사팀장 출신인 도주호 변호사는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지휘 폐지를 꼽았다. 도 변호사는 "특사경 자리는 애초 형사 절차를 전제로 설계된 자리가 아닌데, 개정 형소법의 변화 폭이 급진적이어서 특사경 지정 전에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청이 공소청과 중수청으로 나뉘고, 수사기관이 중수청, 경찰, 특사경 등으로 다변화됨에 따라 수사 총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수사기관의 영장 신청은 공소청으로 집중될 텐데, 공소청 검사의 사법 통제 기능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피의자 방어권 행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개정 형소법에는 공소기각 사유로 '중대한 위법 수사'와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이탈한 경우'가 추가됐다. 이 부분은 향후 형사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지낸 검찰 출신 박승환 변호사는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주지 않음으로써 사건 처리의 신속성과 적정성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검찰청 공판부 검사는 300명 정도다. 오는 10월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바뀌고, 검사의 수사권이 완전히 사라짐에 따라 공소청 검사 2200여명 중 상당수가 공판 업무를 맡게 된다. 이런 변화는 앞으로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도주호 변호사는 "이번 개편에서 가장 높이 평가할 일이다. 재판이 실질화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개정 형소법 내용 중 가장 우려하는 문제를 하나만 꼽는다면? 도주호 변호사는 "특사경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으로 특사경에 대한 검사의 수사 지휘권이 없어지고 상호 협력 관계로 바뀌었다. 특사경 자리는 애초 형사절차를 전제로 설계된 자리가 아니다. 경찰은 그나마 임용 때 형법·형소법을 공부하고 승진 시험도 본다. 그런데도 부족하다는 질타를 받는다. 특사경은 아예 그런 제도가 없다. 순환 배치가 이뤄지는 가운데 어느 날 갑자기 사법권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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