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한국, 대만 따라잡나...'역대급' 경상 흑자율 전망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이 사상 처음 2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에 장기공급계약(LTA) 확대까지 겹치면서, 과거 '불황형 흑자'와는 성격이 다른 수출 주도형 흑자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이 내놓은 올해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전망치는 지난 7월 평균 14.7%에서 8월 16.0%로 한 달 만에 1.3%포인트 뛰었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탄탄하게 유지되는 가운데, 증권자금 순유출 압력마저 완화되면서 국내 외화자금 수급 여건이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전망치를 오랫동안 손보고 있지 않아 4.0%에 머물러 있는 UBS를 빼면 평균치는 17.7%까지 치솟는다.
노무라는 19.7%, 골드만삭스는 18.7%, 씨티는 18%대까지 전망치를 끌어올리며 나란히 20%대 근접을 점치고 있다.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한 나라의 경제 규모 대비 해외에서 벌어들인 순소득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는 과거와도 차원이 다르다. 한국의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1%가 종전 최고치였다. 다만 당시는 경기 침체로 수입과 투자가 급감하며 흑자 폭이 커진 이른바 '불황형 흑자'였던 반면, 올해는 반도체 수출 증가와 교역조건 개선이 흑자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결이 다르다.
씨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LTA 확대에 따라 반도체 수출 호황이 향후 수년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AI 데이터센터의 견조한 수요로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9월 메모리 현물가격이 10~20%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요 IB들이 한 달 만에 전망치를 일제히 끌어올린 것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일시적 실적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구조적인 흑자 확대 국면의 신호로 읽는 시각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상흑자는 이미 가파르게 쌓이고 있다. 지난 7월 경상수지는 420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지가 404억3000만달러 흑자를 냈으며, 해외 직접투자에서 나온 배당수입과 유보이익 재투자수익까지 늘면서 본원소득수지도 호조를 나타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기존 2500억달러에서 4500억달러로 상향했다. 올해 1~7월 누적 흑자만 해도 233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4배에 이른다.
특히 반도체 수출 강국인 대만과의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다. 바클리와 UBS를 뺀 6개 IB의 평균 전망치로 비교하면 올해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한국 18.1%, 대만 21.5%로 격차가 3.4%포인트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만 해도 양국 전망치 격차가 10%포인트를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좁혀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