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성착취물 사이트로 도박사이트 유인…베팅금만 4조7000억원

아동·청소년 성착취물과 불법 촬영물 등을 유포하는 사이트를 직접 운영하며 이용자들을 도박사이트로 끌어들여 수백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이 관리한 도박사이트의 5년간 총 베팅금은 약 4조7000억원에 달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청소년성보호법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A씨와 B씨 등 2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海外에 있는 총책과 관리책을 비롯한 공범들도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2019년 8월부터 올해 8월 3일까지 필리핀 파사이시티 등에서 도박사이트 설루션을 구축한 뒤 이를 기반으로 불법 성착취물 유포 사이트와 도박사이트 등을 운영·홍보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불법 음란물 사이트 2곳과 도박사이트 18곳, 총판 587개를 관리했다.
이들이 5년간 도박사이트에서 관리한 총 베팅금은 약 4조7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충전금에서 출금액을 제외하고도 도박사이트 운영을 통해 476억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얻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광고 수익을 제외하고 도박사이트 운영 관련 부당이익만 집계한 것"이라며 "총책을 검거하면 부당이익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직접 운영하는 불법 음란물 사이트를 도박사이트 홍보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착취물 등을 보기 위해 사이트를 방문한 이용자들을 도박사이트로 유입하는 방식이다. 불법 음란물 사이트 2곳에 게시된 영상은 11만6000여개에 달했다. 가입 계정은 285만여개, 게시물 누적 조회수는 53억5359만여회로 집계됐다.
조직 내 역할도 세분화돼 있었다. A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운영책을 맡았으며,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B씨는 사이트의 개발과 관리, 유지·보수 등을 총괄했다. B씨는 가상 서버를 이용하고 웹 서버 보안 기술 등을 응용해 경찰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총책 C씨와 필리핀 국적 관리책 D씨를 비롯해 중간 관리자급 관리책과 국내외 개발팀 등이 조직에 참여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조직은 인사팀과 음란물사이트팀, 도박사이트팀 등으로 업무를 나눠 운영됐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여성단체가 불법 음란물 사이트 2곳의 운영자를 처벌해달라며 고발한 것을 계기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를 책임 수사 관서로 지정했다. 이후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유럽연합 경찰기구 유로폴 등과 국제 공조를 통해 피의자들을 특정했다.
필리핀에 거주하던 A씨는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자로 지정된 뒤 국내 입국을 시도하다 지난 2일 인천공항 항공기 안에서 검거됐다. B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뒤 지난 3일 국내 주거지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불법 음란물·도박사이트 가운데 10곳을 접속 차단하고 복구할 수 없는 상태로 폐쇄했으며 나머지 사이트에 대해서도 조치하고 있다.海外에 체류 중인 총책 C씨와 관리책 D씨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할 예정이다. 도박사이트 총판 운영자와 개발팀·운영팀 가담자 등 공범 11명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수익금 몰수 및 불법 사이트 근절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6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성평등가족부 등 관계기관과 불법사이트 추적·수사 및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한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달 중 종합 대응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