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방구석 누워 108배”…사흘간 60만명 다녀간 온라인 ‘산사’ 폭발적 호응
![인터넷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절 ‘산사’ 모습. [온라인 ‘산사’ 화면 캡처]](/static/uploads/rss_b2cc7a759c25747b.png)
20대 취준생이 만든 ‘온라인 절’ 폭발적 반응
대만서 5만명 등 아시아 불교 국가서도 찾아
‘힙불교’ 현상과 맞물려 젊은 층에 어필”
인터넷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절 ‘산사’ 모습. [온라인 ‘산사’ 화면 캡처]
푸르른 산 속에 있는 절의 너른 법당에 들어서자 눈앞에는 커다란 불상이 있고, 중앙엔 앉아 있는 동자승처럼 보이는 캐릭터 위로 ‘나 : 느린 발걸음’이란 이름표가 달려 있다. 비슷한 형상의 수십 명 캐릭터들이 합장을 하고, 바닥에 놓인 방석을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 108배를 올린다. 메뉴 선택을 하면 염불을 들을 수도 있다.
최근 수일 사이에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온라인 절 ‘산사’의 화면 모습이다.
‘산사’ 개발자는 박진원(26) 씨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바이브 코딩으로 산사를 만들었고, 며칠 전 스레드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공개했다.
그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사흘간 60만 명이 다녀갔다. 사실 나 혼자 쓸 생각을 하고 만들었는데,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절에 가서 잠깐 쉬고 싶지만 취준생이라 절까지 갈 시간도, 기운도 없어서”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가볍게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했지만, 반응은 폭발적이라 할만큼 뜨거웠다.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방문객이 빠르게 늘었고, 앉을 자리가 모자라자 ‘법당 웨이팅’까지 생겨났다. 서버에도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박씨는 처음에 20개만 만들었던 법당 방석을 100개, 1200개로 늘렸다가 급기야 1만 개까지 늘렸다. 100명씩 들어갈 수 있는 법당 ‘청연당’이 총 100개가 됐는데도 몰리는 시간엔 그마저도 만원이다.
심지어 한국을 넘어서서 아시아의 다른 불교 국가에서도 ‘산사’를 찾는다. 박씨는 “밤사이 대만에서 5만 명이 다녀가셨더라. 베트남과 태국에서도 많이 들어오신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방문객이 폭주하자 개인으로선 서버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이용자들의 요청에 따라 추가한 ‘공양미 후원’ 기능도 순식간에 접속량이 초과해 막히기도 했다.
문과생이 별 생각 없이 만든, 별다른 기능도 없는 ‘산사’에 이처럼 많은 이들이 호응을 보낸 이유가 궁금해진다. 박씨가 어린 조카를 떠올리며 만들었다는 동자승 캐릭터가 귀여워서, 단순히 색다른 서비스가 재밌어서 이용한다는 반응도 있다.
‘산사’의 인기에서 착안해 성당과 교회는 물론 낚시터, 사우나, 클럽 등의 메타버스 가상 공간도 줄줄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산사’를 통해 실제로 숲속 절을 방문한 듯한 평온함을 느낀다는 이용자가 다수를 이룬다.
스레드에는 “진짜 고요하고 좋다”, “덕분에 방구석에 누워 108배도 하고 힐링한다”, “수행하는 기분으로 종일 몇 번씩 드나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개신교나 천주교 신자인데도 평화로운 분위기가 좋아 들어왔다는 이용자들도 있다.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템플스테이 경험 덕분에 절에 늘 좋은 기억이 있다는 개발자 박씨는 “불자가 아닌 사람도 너그럽게 품어주는 절의 분위기가 제 또래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면서 “이렇게 많은 분이 오시는 걸 보고 저처럼 힘들고 지친 분들이 많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에선 ‘산사’의 인기가 ‘힙불교’, ‘불교코어’ 등의 용어로 대표되는 불교의 긍정적인 이미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