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최대 변수는 비거주 1주택자…“전세 줄고 마포·성동 수요 커진다” [잘살아보세]

비거주 1주택자를 겨냥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이 서울 전월세시장과 집값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세를 놓고 있는 1주택자는 직접 살지 않는 집의 세제 혜택이 줄어들면서 집을 팔거나 실거주로 전환해야 할 유인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있지만,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이 늘면 서울 선호지역의 전월세 물량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초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이 커지면서 마포·성동 등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가격대의 아파트로 수요를 밀어내는 풍선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심형석 미국 인터내셔널아메리칸대 교수 겸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는 매도와 실거주에 따른 세 부담을 직접 비교해야 한다며, 초고가 주택을 누르면 마포·성동 등 20억원대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세제개편의 핵심은 세금을 더 걷는 것과 시장에 매물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것이며,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실제로 거주하지 않는 주택 보유자의 세제 혜택을 줄이는 것이다. 세 번째는 양도소득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유예기간을 둬 주택을 매도할 시간을 준 것이다.
비거주 1주택자는 세금을 직접 계산해보면 선택이 비교적 명확하게 나올 것이다. 실제 거주하지 않고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만 받는 것이 유리한지, 직접 들어가 거주기간을 채운 뒤 더 높은 공제를 받는 것이 유리한지 비교해야 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집값 상승률도 함께 반영할 필요가 있다.
다만 비거주 1주택자가 집을 판 뒤 그대로 무주택자로 남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기존 주택을 매도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정산한 뒤 비슷한 급지나 더 좋은 지역의 주택을 다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포의 주택을 팔았다고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기보다 다시 마포·성동의 아파트를 사거나 자금 여력이 있다면 강남 진입을 시도해볼 수 있다.
세 부담을 높이면 실제 주택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 매도와 매물 잠기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세 부담을 감수하면서 주택을 보유해온 다주택자는 정책이 바뀌어도 팔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나 보유세가 크게 늘어나는 고가주택 보유자는 매도를 고민할 수 있다.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이 전월세시장에는 상당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임대를 놓고 있던 1주택자가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직접 들어가 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전월세 물량은 다주택자가 내놓거나 1주택자가 자신의 집에 살지 않으면서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주택자의 임대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비거주 1주택자까지 입주하면 서울 선호지역의 전월세 매물은 더 감소할 수 있다.
초고가 주택 규제가 다른 지역의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 마포·성동 등 20억원대 아파트가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초고가 주택을 누르면 전체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가격대부터 수요가 붙는다.
무주택자·1주택자·다주택자는 각각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앞으로 전월세시장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실거주를 유도하는 정책으로 임대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까지 늘어나면 전월세시장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1주택자는 세금보다 대출 문제가 더 클 수 있다. 기존 주택을 팔고 새 주택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이 줄어들면 원하는 지역으로 갈아타기 어려워진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집을 팔더라도 다음 주택을 마련하기 어려워 기존 주택에 그대로 머무는 사람도 많을 것으로 본다.
비거주 1주택자는 매도와 실거주 전환에 따른 세금 차이를 계산한 뒤 결정해야 한다. 갈아타기를 고민하던 사람이라면 적절한 매물이 나오는 시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다주택자 중 이미 세 부담을 감수하면서 주택을 보유해온 사람은 매도 움직임이 제한적일 수 있다. 다만 양도세 중과 부담이 한시적으로 낮아지는 기간에 일부 주택을 정리할지는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