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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인사 시그널]②사업지원실 2년 차…'박학규식 인사'에 쏠린 눈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사장)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의 11월 정기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사업지원실장의 공조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강세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만큼 전략 라인의 변화를 최소화하고 대규모 투자와 사업 재편의 실행력을 높이는 데 인사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사업지원실이 상설 조직 전환 1년을 맞고 박 실장도 취임 2년 차에 들어서는 만큼 전사 기획·재무 조직과 주요 실무진 인사에 박 실장의 경영 기조가 본격적으로 반영될지도 관심사다.

경영진단 넘어 조직 재편으로…미래사업 조율축 부상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은 오는 11월 상설 조직으로 전환된지 1주년을 맞고 '박학규 체제 2년 차'에 접어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7일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를 사업지원실로 전환하고 박학규 사장을 초대 실장에 선임했다. 2017년부터 8년간 사업지원TF를 이끌었던 정현호 부회장은 회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업지원실은 지난 1년간 비용 통제와 위험 관리 중심의 기능에서 사업 진단과 조직 재편으로 역할을 넓혀왔다.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 로봇 사업을 점검한 뒤 인사와 조직 정비가 잇따른 사례가 대표적이다.

작년 하반기 VD사업부 경영진단 결과가 당시 사업지원TF에 보고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정기 인사와 별도로 TV 사업 수장을 교체했다. 용석우 사장을 디바이스경험(DX)부문 보좌역으로 이동시키고 콘텐츠·서비스·마케팅 전문가인 이원진 사장을 VD사업부장 겸 서비스비즈니스팀장에 선임했다. 삼성전자는 사업 실적 개선과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인사 배경으로 제시했다.

사업지원실 경영진단팀은 지난 6월 미래로봇추진단과 삼성리서치, 생산기술연구소 등에 분산된 로봇 역량과 중장기 전략도 점검했다. 직후인 7월 21일 삼성전자는 노태문 대표이사 직속 로봇경험(RX)사업추진실을 신설하고 전략 수립부터 핵심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아우르는 통합체계를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실의 경영진단과 VD사업부장 교체·RX사업추진실 신설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기 인사 일정과 별도로 수장을 교체하고 조직을 신설한 흐름은 사업지원실의 역할이 진단을 넘어 현안 해결과 조직 조정으로 확대됐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삼성 전반의 재원과 인력을 성장 분야에 집중하는 기능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전 계열사의 AI 전환과 총 2655조원 규모의 국내 투자계획이 실행 단계에 들어가면서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와 집행 시기를 정하고 계열사 간 역할을 조율해야 한다.

평택 반도체 생산시설과 미국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첨단패키징(AVP) 등 대형 사업도 시장 수요와 기술개발 일정에 맞춘 투자 조정이 필요하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M&A와 저수익 사업 재편이 본격화하면 사업지원실의 투자 집행 조율과 사업 조정 기능은 한층 커질 수 있다.

수뇌부 안정에 무게…1970·80년대생 전진배치 주목

사업지원실의 역할이 커진 만큼 이번 인사는 지휘부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실무진 중심의 보강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삼성 안팎에서는 정현호 부회장과 박학규 실장 간의 유기적 분업 체계가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장 보좌역의 구체적인 업무 분장이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이 회장 곁에서 그룹 전반의 거버넌스와 중장기 전략 자문 및 조율을 맡고, 박 실장은 사업지원실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와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을 총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큰 틀의 방향을 뒷받침하고 박 실장이 상설 조직을 통해 실행을 맡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실적 호조는 이 같은 지휘체계 안정론에 힘을 보탠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305조4000억원과 영업이익 14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매출 209조2000억원과 영업이익 142조9000억원을 올리며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AI 반도체 수요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지원실 수뇌부나 지난해 구성된 핵심 팀장단을 교체하기보다 현재의 역할 분담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최윤호 전략팀장, 주창훈 경영진단팀장, 문희동 피플팀장, 안중현 M&A팀장 등 핵심 팀장단은 미래전략실과 사업지원TF, 경영지원 조직에서 전략·재무·인사 경험을 쌓으며 박 실장과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이다. 지난 1년간 수립한 투자와 사업 재편 방향을 실제 집행으로 연결하려면 전략 수립부터 실행까지 의사결정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어 현재 지휘체계를 유지하는 편이 후속 투자와 조직 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는 데 유리하다.

이에 따라 올해 인사의 무게중심은 수뇌부 교체보다 조직의 실행력을 높일 실무진 배치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각 팀장이 현 보직에서 첫 연간 평가를 받는 만큼 유임 여부보다 역할 범위와 산하 인력 배치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특히 1970년생인 주창훈 경영진단팀장과 1971년생인 문희동 피플팀장은 지난해 11월 현 보직을 맡았다. 사업 진단 결과를 조직개편과 인력 배치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두 부사장의 역할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젊은 실무진 가운데서는 1981년생 구자천 부사장이 눈에 띈다. 현재 구 부사장은 사업지원실 담당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시스템LSI사업부 기획팀과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2022년 사업지원TF로 이동했으며, 지난해 사업지원실 M&A팀에 합류한 뒤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인사가 사업지원실의 조직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올해는 주요 기능의 실행력을 높일 인력을 배치하는 단계가 될 전망이다. 핵심 팀장단을 유지하면서 젊은 기획·재무·M&A 인력을 주요 보직에 얼마나 전진 배치할지가 취임 후 첫 연간 평가를 반영하는 '박학규식 인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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