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객에게 주먹 인사 건넸더니 반응은? [초보기자의 거침없이 하이킹 수리산]

산에서 만난 인연은 특별하다. 그 우연한 만남을 놓치지 않고자 초보기자가 나섰다. '거침없이 하이킹'은 산에서 마주친 사람들과 함께 걷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코너다. 산이 맺어 준 우연한 만남과 등산인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병원도 못 고친 아토피, 수리산 바람이 고쳐줬다. 맑은 산바람을 쐰 덕분일까. 아토피가 낫고 피부가 좋아졌다. 그 후로 일주일에 한 번씩은 집에서 가까운 수리산을 찾는다. 오늘은 아빠 손잡고 둘이서 왔다. 곧 동생이 태어날 예정이라 엄마는 집에서 쉬고 있다. 아직 숫기가 없어서 카메라 앞에서 쭈뼛거리다가 게임 시간 늘려준다는 아빠의 제안에 기꺼이 멋진 모델이 되어 주었다.
가혜정과 지영주는 수리산을 찾았다. 계곡 트레킹을 하고 싶은 등산 새내기 혜정씨를 위해, 영주씨가 테스트 산행 겸 가이드로 나서 수리산을 찾았다. 눈동자에 초점을 잃은 혜정씨는 다리가 너무 후들거리고, 풍경을 봐야 하는데 앞장선 동생 뒤꿈치만 쳐다보고 갔다며 털썩 주저 앉는다. 영주씨는 원래 가려던 아침가리 계곡은 코스가 길어서 무리일 것 같고, 그냥 집 근처 계곡에서 놀기로 했다고 말하며 웃는다.
조기 축구하다가 십자인대를 다쳤다. 더 이상 공을 못 차게 되자 차선책이 등산이었다. 다니다 보니 고질병이던 허리 디스크도 나았다. 병목안에 살던 30대 시절에는 매일같이 관모봉에 뛰어오르곤 했지만, 요즘에는 무릎이 다시 신호를 보내 한 달에 두 번 정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산에 다닌다. 안양 주변은 다 산이어서 산에 가기 좋다. 수리산은 그늘길이 많아 여름에 피서 산행으로 좋다.
평소 다니던 모락산, 관악산, 청계산이 지루해질 무렵 수리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일본 후지산을 오르고 나서 등산에 재미를 붙였고, 지리산 화대종주를 계기로 등산에 빠져들었다. 아무도 없는 밤 홀로 능선을 타다가 바라본 밤하늘에 마음을 빼앗겼다. 빠르면 빠른 대로, 느리면 느린 대로 자신의 속도에 맞출 수 있어서 혼자 산행을 즐긴다.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반려견 슈나우저와 함께 태을봉 정상까지 찍고 온다. 허리춤엔 강아지 목줄을 맸지만, 어쩐지 강아지가 주인을 이끌고 가는 듯하다. 강아지 관절은 괜찮은지 묻자, 슈나우저는 독일의 쥐 잡는 사냥개거든요. 이전 아이도 슈나우저였는데 매일 수리산에 함께 올라도 끄떡없었어요라고 말한다. 15년간 자식처럼 키운 첫 아이를 무지개다리 건너보내고 깊은 상실감에 빠져 있을 때, 두 번 파양의 아픔을 겪은 지금의 코코를 만났다.
아침도 점심도 안 먹고 걸었더니 배고프다며 컵라면 비닐을 뜯는 그는 일흔다섯의 나이에 하루 20km쯤은 가뿐히 소화하는 노익장이다. 젊어서 사업할 때 산본에 사둔 집이 있었는데, 공기 좋고 그늘 많은 수리산에 푹 빠져서 주저앉아 살게 됐다. 몸이 망가지고 나서야 65세에 사업을 모두 접고 산을 타다 보니, 암까지 극복하며 몰라보게 건강해졌다. 내일도 관악산, 삼성산, 호암산을 종주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