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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렴도 31위 부끄러워”… 감시가 소홀하면 권력은 썩기 마련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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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부패는 한 국가의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사회 통합과 경제 성장을 막는 장애물이다. 올해 초 국제투명성기구(TI)가 내놓은 ‘국가 청렴도(CPI)’ 순위에서 한국은 182개국 중 31위에 머물렀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첫 반부패정책협의회를 주재한 자리에서 “다른 건 다 10위권 안에 들어 있는데 청렴도만 31위라고 하는 것은 조금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제투명성기구가 해마다 발표하는 CPI는 국제기구 전문가와 기업인이 인식하는 국가 공공부문의 부패 정도를 보여주는 국제 지표다. 한국의 국가 청렴도는 2017년 이후 상승세를 보이다가 지난해에 1년 전보다 순위가 떨어졌다. 덴마크 핀란드와 같은 1, 2위는 물론이고 아시아권의 싱가포르(3위) 홍콩(12위) 일본(18위) 대만(24위)보다 뒤졌다.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공공부문 청렴도는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날 열린 반부패정책협의회는 대통령이 주재하고 핵심 사정기관장을 포함해 18개 관계 기관장이 참석하는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컨트롤타워다. 2004년 노무현 정부 때 출발해 2021년 3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던 이 회의가 5년 5개월 만에 다시 열린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토착 비리, 공공 계약 비리, 보조금 부정 수급, 전관 유착 근절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역대 정부가 부패 감시망을 강화한 결과 공직자 재산 등록, 청탁 금지, 이해충돌 방지, 공공 정보 공개와 같은 제도적 기반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왔다. 문제는 제도 이행 수준이 국제 기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반부패 및 청렴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로비, 정치자금, 사법과 검찰의 청렴성 부문에서 부패 방지 이행 수준이 회원국 평균을 밑돌았다. 권력 기관에 대한 감시망이 제도적으론 강화됐지만 청렴 의무가 충실히 이행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가 소홀할수록 부패가 만연했다. 대형 국책사업이나 권력 측근이 개입한 비리 사건이 되풀이됐다. 불법 부당한 방식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이들이 꼬일수록 부패 규모도 커지게 마련이다. 권력과 권한에 걸맞은 제도적 감시망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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