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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증시 저평가 2001년 이후 최악, 정책 탓인데 대통령만 모르나

 다시 급락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3.7% 급락한 5,552.74로 장을 마쳤다. 2026.10.2
다시 급락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3.7% 급락한 5,552.74로 장을 마쳤다. 2026.10.2

다시 급락한 코스피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3.7% 급락한 5,552.74로 장을 마쳤다. 2026.10.20 jjaeck9@yna.co.kr/2026-10-20 15:57:57/<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어제 코스피가 3.7% 급락하며 6개월 만의 최저치로 떨어졌다. 6월 22일 사상 최고치(9114.55)와 비교하면 넉 달 만에 40% 가까이 폭락했다. 주요국 증시 중 최대 하락률이다.

주가 하락보다 심각한 문제는 한국 증시의 저평가가 심화되는 것이다. 코스피 기업들의 예상 이익 대비 주가 비율인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2배로,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그만큼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현 정부 출범 당시 9.2배였지만 1년 4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대표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행 PER은 각각 3.4배, 2.9배로 경쟁업체인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5.2배)에 한참 못 미친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매우 저평가된 게 사실”이라며 원인으로 지배경영구조와 시장의 투명성, 지정학적 위상, 산업경제정책의 불확실성 등 네 가지를 꼽았다. 이 가운데 “정책 불확실성은 많이 개선됐다”며 “지배경영구조에 대한 불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고 했다. 주가 저평가의 원인을 기업 탓으로 돌린 것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정책 실패가 주가 하락 폭을 키웠다고 분석한다. 국민연금은 지난 1월 국내 주식 비중이 허용 범위를 넘어도 팔지 않도록 리밸런싱을 6월 말까지 유예했고, 목표 비중도 14.9%에서 20.8%로 높였다. ‘비쌀 때 팔고 쌀 때 산다’는 자산 운용의 기본 원칙을 어겼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증시가 폭락할 때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주가 거품과 변동성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금융감독원장도 이 상품이 코스피 급락에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인정했을 정도다. 삼성·SK와 청와대가 호남 반도체 투자를 공동 발표한 6월 말부터 반도체 주가가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했다는 의혹도 있다.

정책 실패 논란의 핵심은 정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시 부양 목적으로 활용했느냐 여부다. 그런데 국민연금은 리밸런싱 유예를 의결한 회의록을 4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ETF 도입 경위에 대한 정부나 국회 차원의 진상 조사 움직임도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기업 지배구조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에 투명성을 요구하기 전에 정책 결정 과정부터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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