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미대사 귀국 이례적 NSC 참석, 위기의 韓美 관계

조현 외교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일시귀국한 강경화 주미대사가 15일 종로구 조 장관과의 면담을 위해 외교부 청사로 들어갔다. 강경화 주미 대사가 16일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 참석해 한국에 대한 미 행정부와 의회의 최근 분위기를 전달했다. 주미 대사가 일시 귀국해 NSC에 참석하는 건 이례적이다.
강 대사는 회의에서 악화된 한미 관계의 현실을 정권 수뇌부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한미 간에는 여러 갈등이 풀리지 않고 쌓여만 왔다. 쿠팡 문제가 대표적이다. 쿠팡 사태의 본질은 개인 정보 유출이지만, 미국은 우리 정부가 쿠팡에 가하는 제재를 자국 기업 차별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의회는 쿠팡을 옹호하는 보고서를 냈고, 백악관은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이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쿠팡 측의 로비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미국 정부가 왜 이렇게까지 민감하게 나오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지 7개월이 됐지만, 상황은 악화만 되고 있다.
대미 외교·통상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대미 투자 집행 미이행,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강행과 같은 사안에서도 지속적으로 한미 간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한미 사이에 오해가 쌓이는데 일부 정부 인사들은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듯한 행동을 해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발언, 정부의 비무장지대(DMZ) 분할 관리 요구 등은 안보 위협으로까지 이어졌다. 정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미국은 우리 군과의 대북 정보 공유를 중단했고, 여전히 회복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계는 과거와 다르다.
이전까지는 ‘혈맹’을 강조한 안보 동맹이었다면, 이제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서는 정부도 달라져야 한다. 사안마다 오해가 쌓여만 가고, 일선 정부 부처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된다면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로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위급이 직접 미국에 방문해 오해를 푸는 것도 방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나토정상회의에서 트럼프를 만나 한미 경제 협력을 논의하고, 골프 라운딩 추진도 얘기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던 것처럼 보였는데, 주미 대사까지 한국에 와 심각한 한미 관계를 얘기한다고 하니 국민은 의아할 수밖에 없다. 한미 관계의 기초가 심각하게 무너져 내린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