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크라 대응, 대통령이 공개적, 감정적으로 나서야 했나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린 ‘국민의 목소리, 대한민국을 바꾼다’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민원해결 우수사례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 측의 북한군 포로 송환 공개를 또다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포로 송환 비공개를 요청해 우리가 받아들인 것인데 이를 어겼다며 “국가의 위신에 관한 문제로, 묵과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거부하면 추가 조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이 문제로 우크라이나를 공개 비판한 건 지난달 24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통령 말대로 우크라이나 측이 스스로 요청한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를 어겼다면, 사실관계 설명과 사과를 요구할 수 있다. 실제 이런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외교 라인을 통해 조용히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하는 게 국제사회의 상식이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고 했다. 일반인들끼리 말다툼을 벌이다 감정이 격해질 때 흔히 나오는 말이다. 대통령이 흥분해서 다른 나라 정상을 향해 화를 내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이런 강한 화법이 상대방을 움직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그것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상대 국가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조치’를 언급했는데, 이는 러시아와의 오랜 전쟁으로 궁지에 몰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협박성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재명 정부가 지난 7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약속했던 1억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상대방과 국제사회는 그런 대한민국을 어떻게 볼 것인가.
대통령은 지난 4월과 5월 이스라엘 조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국제형사재판소가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부한 체포영장에 대해 언급한 적도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인 태도는 미 공화당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은 유럽 국가들이 예민하게 주시할 것이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서방 국가들이 정말 친구로 믿고 협력할 수 있는 나라인가 곱씹어 볼지도 모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막대한 전후 복구 사업이 일어날 것이다. 일본과 서방 국가들은 이를 대비해 우크라이나와 우호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우방국과 오해가 생겼다면 외교적인 경로로 해법을 찾는 것이 현명하다. 세계 각국이 그렇게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