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랠리 언제까지 갈까요?"…센터장에게 들어보니 [코스피 9000시대]

코스피 지수가 역사적인 9,000선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고점을 높이자 시장에서는 "반도체 랠리 언제까지 가나요",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라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뒤늦게 뛰어들자니 상투를 잡을까 두렵고, 사지 않자니 나만 뒤처질 것 같은 소외 불안감(FOMO)이 커지는 분위기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만큼 반도체 중심의 강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주가는 업황을 선반영하는 특성이 있는 만큼 실적과 수급, 금리 등 핵심 지표를 함께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도체 랠리가 단기에 끝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AI 투자가 이제는 기업들의 선택이 아니라 생존 경쟁으로 자리 잡았고, 메모리 업황과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AI 투자는 내부적으로 스스로 멈추기 어려운 구조에 진입했다"며 "성공했을 때 확보할 수 있는 보상이 압도적으로 큰 만큼 여러 과열 논란에도 계속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2027년 메모리 수급은 올해보다 더 빠듯해질 것으로 보이며 가격의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AI 투자가 아직 초기 국면인 데다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장기공급계약 확대에 따른 이익 안정성과 밸류에이션 회복 가능성을 감안하면 반도체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시점을 제시한 전문가도 있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강세는 2028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 기대가 이번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주가는 재료를 미리 반영하는 특성이 있어 반도체 가격 강세를 따라 계속 오를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며 "그래도 최소한 올해 연말까지는 편안한 시각으로 접근해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랠리의 종료 시점을 날짜로 예측하기보다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 주요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진우 센터장은 "핵심은 반도체 중심의 이익 상향 추세가 지속되는지 여부"라며 "글로벌 AI 산업 성장과 이에 따른 실적 추정치 상향이 상승 추세를 지탱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공급 부족 심화에 따라 장기공급계약과 선수금 수취가 확대되는 점을 긍정적 신호로 꼽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50일 이동평균선 130% 이상에서는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5.0∼5.3% 돌파와 근원경직성물가 3% 중반을 주요 위험 신호로 제시했다.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앞으로의 핵심은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과 이에 기반한 수출 및 이익 모멘텀 유지 여부"라며 "중장기 상승 여력은 유효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을 동반한 압축 국면을 거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급한 추격 매수보다 실적 중심의 냉정한 대응을 주문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수익성을 확보한 일부 종목만 오르는 양극화 장세가 이어지면서 성과 격차에 따른 FOMO가 나타날 수 있다"며 "추가 투자에 나선다면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실적 우량 대형주를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단기 추격보다는 변동성을 활용한 분할 대응이 적절하다"고 했고, 박 센터장도 "시장 타이밍을 맞추기보다 펀더멘털이 강한 업종과 종목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