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이란 직접 공격작전 참여는 안 돼…파병 '레드라인' 명확히 해야"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이 9월1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이 9월1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강윤서·변문우 기자 kys.ss@sisajournal.com]

[인터뷰]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이 제시한 호르무즈 파병의 5대 조건

"파병 여부 단정은 부적절…가게 된다면 '규모'보다 '방식'에 집중해야"

"비전투 전력도 이란엔 '美 군사작전 지원'으로 비쳐 공격 노출 우려"

"美 대이란 군사행동과 구분된 다국적 연합작전 체계 우선 검토해야"

"청해부대 임무 확대는 우발적 충돌·오해 키울 우려…현 단계선 부적절"

"파병의 확대와 축소, 종료에 대한 조건을 명확히 정하는 것이 위험을 관리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방법이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문제가 한국에 실존적 딜레마 과제로 다가온 상황에서 '4성 장군' 출신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제37대)은 파병 '찬반' 문제를 넘어 '방식'에 대한 현실적 전략을 미리 세워 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력을 어떤 단계로 투입하고, 어느 지휘체계에서 운용하며, 어떤 조건에서 빠져나올지가 이번 파병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양 전 총장은 "가장 중요한 레드라인은 우리 전력의 임무가 안전 통항과 국민 보호라는 목적을 넘어 미·이란 어느 일방의 직접적인 공격작전의 일부로 확대되는 것"이라며 "파병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우리 국민과 선박의 안전, 국제해협의 안전한 통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전 총장은 파병에 대비하기 위해 5가지 제언을 내놨다. 먼저 미국이 한국의 참여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 파악한 다음, 처음부터 전력을 보내기보다 지휘·참모의 상황 판단에 따라 실제 임무 전력을 투입하는 '단계적 방식'을 제안했다. 파병 시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구분된 '다국적 연합작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럽, 일본 등의 참여 여건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면 호르무즈 안정에 직접 이해관계를 가진 역내 국가들과 먼저 연합작전체계 구축 가능성을 타진하고, 향후 일본·유럽 등이 참여하는 더 폭넓은 다국적 체계로 발전시키는 방안이다. 또 군사적 조치와 외교적 소통을 병행하고, 처음부터 장기화 가능성과 '파병 종료'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이 9월1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한국이 호르무즈해협에 파병해야 한다고 보나.

"공개된 정보만으로 외부에서 정확한 내막도 모른 채 입장을 말하는 것은 책임감 있는 자세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만약 정부가 군사적 기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어떤 기준으로 접근해야 할지는 말씀드릴 수 있다. 군사적 기여의 '규모'도 물론 중요하지만, 핵심은 '방식'이다. 어떤 전력이 어떤 순서로 들어가고, 어느 지휘체계에서 운용하며 어떤 조건에서 다시 나올 것인지 등 파병의 방식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파병 방식을 판단할 때 가장 먼저 봐야 할 것은.

"미국이 한국의 참여에서 무엇을 기대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언론보도를 종합해 보면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감시정찰, 기뢰 탐색·제거 등 특정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전력을 보낼 가능성이 언급된다. 그런데 이러한 전력은 전체적인 군사 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운 규모다. 전력의 특성상 단독으로 완벽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술 제대도 아니고, 특정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일부 전력이다. 따라서 방호, 정보, 군수 지원 등을 연합 차원에서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미국이 왜 한국의 참여를 원하는가. 그 답은 군사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정치·전략적 의미가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이 한국에 기대하는 정치·전략적 의미는 무엇일까.

"미국이 혼자가 아니라 동맹과 파트너들이 호르무즈에서 안전 통항이라는 목적으로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의미가 있을 수 있다. 한국의 참여가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동맹국과 파트너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정치적 신호가 되기를 미국이 기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이란의 협상 복귀를 유도하는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 할 수 있고, 미국 국내적으로는 동맹국들도 안보 부담을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효과를 단정할 수는 없고 이란의 반발을 강화할 가능성도 함께 봐야 한다. 무엇보다 미국이 기대한다고 해서 우리의 목적이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인 공격작전에 참여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파병 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큰 규모,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전력을 다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전력을 보내려면 위협이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작전을 해야 하기에 물리적·정신적 준비를 위해 교육훈련도 필요하다. 따라서 중동 쪽 우리의 연락장교나 지휘참모부가 먼저 상황 판단을 해보고 융통성 있게 대응하는 등 단계적으로 나가야 한다. 우리 눈으로 현지 작전 환경과 위협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지휘참모가 가서 실질적인 파병 준비를 한 뒤, 훈련이나 준비를 마치는 순서대로 전력들을 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안전한 방법이라고 본다. 이렇게 해야 우리가 간다는 정치적 신호를 보낼 수 있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어느 연합작전 체계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언론에 거론되는 전력은 한국이 단독으로 완결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른 국가와의 협력 또는 연합작전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비춰진다. 이때 누구와 협력하고, 어느 지휘체계 아래서 임무를 수행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이는 우리 군사적 기여의 성격을 좌우할 수 있는 중차대한 요소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과 구분되는 형태로 유럽이나 일본 등이 참여하는 다국적 연합작전체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직접적인 미·이란 군사충돌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작전의 실효성과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현재로선 유럽이나 일본이 우리와 같이할 단계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그래서 당장 그런 체계를 만들기 어렵다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호르무즈의 안정과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역내 국가들과 먼저 연합작전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지를 타진해볼 필요가 있다. 그 기반이 만들어지고 한국이 참여한다면 유럽이나 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참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실제 참여국이 확대된다면 좀 더 폭넓은 다국적 연합작전체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는 처음부터 정보 공유, 방호, 군수 지원 등 긴밀한 군사적 협조가 필요하다. 다만 정보 공유의 범위와 목적은 우리의 임무와 일치하도록 명확히 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제공하는 정보가 대이란 공격작전의 표적정보로 직접 활용되지 않도록 사전에 협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한국 전력을 미국의 대이란 공격작전 지휘체계에 직접 편입하는 문제는 필요성과 국익을 따져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9월5일 선박들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고 있다. ⓒAFP연합

이란과의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보나.

"군사적 조치와 함께 외교적 노력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미국에는 우리의 입장과 분위기에 따라 이런 결정을 했다고 설명해야 하고, 이란에 대해서도 우리가 군사적 기여를 하더라도 소통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가능한 한 외교 채널을 유지해 상호 오인이나 우발적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상황이 확장될 가능성도 있기에 소통 체계가 유지돼야 한다."

비전투 전력을 보내더라도 실제 교전 해역에서 공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나.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 전력을 '비전투 전력'이라고 규정한다고 해서 상대도 그렇게 인식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해상초계기는 어떤 임무를 부여받느냐에 따라 전투작전을 지원할 수도 있고, 감시·정찰이나 안전 통항 지원과 같은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가 비전투 임무라고 해도 이란이 그 활동을 미국 측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행위로 인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우리 전력 역시 공격 대상이 될 위험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력 자체를 전투·비전투로 구분하는 것보다, 어떤 임무를 수행하고 상대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느냐라고 생각한다."

청해부대 임무를 확대해 호르무즈로 보내자는 의견도 있다.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는 구축함이다. 구축함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상당한 전투능력을 갖춘 전투함이다. 이 전투함의 임무를 호르무즈로 확대하면 우리가 아무리 비전투 임무에 전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이란이 그렇게 받아들일지는 별개의 문제다. 오히려 정치·전략적으로 더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도 크다. 현 상황에서 청해부대 임무를 확대해 들어가는 방안은 이란과의 우발적 충돌이나 오해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다만 상황이 안정되고 임무 성격이 상시적인 해양안보와 안전통항보장으로 바뀐다면, 그때는 중장기 선택지로 검토할 수 있다."

나무호 피격 당시 즉각적인 파병 논의가 있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한두 달의 상황 변화만으로 당시 판단의 옳고 그름을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이런 문제는 긴 호흡에서 봐야 한다. 국익을 판단하는 기준은 변하지 않지만, 이를 구현하는 방법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은 상황이 변화한 만큼, 변화된 여건에 맞는 최선의 국익 구현 방법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파병 문제는 여러 가치가 충돌하고 있어서 정부로서도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동맹의 신뢰, 국민의 생명과 안전, 주권국가로서 책임 있는 행동의 우선순위를 어떻게 둘지에 대한 엄청난 고차방정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10일 텍사스 댈러스의 아메리칸항공 센터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연합

파병할 경우 우리 군 임무의 '레드라인'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레드라인은 우리 전력의 임무가 당초의 안전 통항과 국민 보호라는 목적을 넘어 미·이란 어느 일방의 직접적인 공격작전의 일부로 확대되는 것이다. 이를 막기 위해 임무, 작전지역, 지휘관계, 교전규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임무는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우리가 공격작전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선박과 국민을 보호하고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통항에 기여하는 것이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감시정찰, 기뢰 탐색·제거, 안전 통항 지원 등의 임무가 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우리 장병과 전력이 공격받는 상황에서는 자위권 행사가 보장돼야 하며, 자위권 차원의 교전과 공격작전 참여는 구분해야 한다."

작전지역과 교전규칙은 어떻게 설정해야 한다고 보나.

"작전지역은 현재 군사적 상황에 대한 정보가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위험 지역, 실제 교전이 벌어지는 해역과는 가능한 한 떨어진 해역에서 작전해야 한다. 그런 해역과 분리해 우리가 작전할 수 있는 지역을 설정해야 한다. 교전규칙은 언제, 누구에게, 어느 수준의 무력을 사용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우리 장병과 전력의 자위권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점이다."

지휘관계에 대해서는 어떤 규정이 필요한가.

"현장 지휘관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범위와 대한민국 정부의 별도 승인이 필요한 사항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 이게 매우 어렵다. 현장에서는 이것을 자위권 차원에서 써야 하는지, 정부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고 써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공격당할 수도 있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특히 지금은 경계가 모호하다. 자위권 차원의 대응인지,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 우리가 관여되는 것인지 고민스러운 부분이 많을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이렇게 말씀드리지만, 현장 지휘관도 정부도 많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파병 임무에 대한 '종료' 조건은 언제로 설정해야 할까.

"어떤 조건하에서 들어가고, 어떤 조건에서 임무를 종료하고 철수할 것인지 등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호르무즈 통항량이 안정화된다든가, 우리 선박에 대한 위협 수준이 떨어진다든가, 다국적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든가, 한반도 대비태세에 미치는 부담이 커진다든가 하는 것들을 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이 기대하는 정치·전략적 기여와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군사적·정치적 관여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파병 시 한반도 대북 태세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거론되는 정도의 전력이라면 단기적으로는 한반도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을 어느 정도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남은 전력들이 임무 횟수나 기간을 늘려 어느 정도 공백을 완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공백이 안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있는 전력이 빠져나가는데 공백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단기적으로는 나머지 전력들이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지만, 장기화되면 당연히 남은 전력들의 피로도가 누적된다. 수리와 정비, 교육훈련도 제한을 받는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군사대비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부대 상황을 잘 보고 얼마까지 지속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호르무즈 이후 대만해협, 남중국해 등에서도 군사적 기여 요구가 이어질 수 있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안보 기조 자체가 동맹국과 안보 당사국의 부담 분담, 역할 분담을 더 강조하고 있다. 그런 요구는 대한민국의 역량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한반도만 보겠다고 해도,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는 한국에 '세계 평화에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도 북한 위협 억제가 가장 중요하지만, 이제 세계 평화와 해상 교통로 안정도 무시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다만 참여 여부와 범위는 한반도 억제태세와 국익을 기준으로 우리가 사안별로 판단할 문제다."

현재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양측 모두 군사적 압박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자신이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선언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국면이라고 본다.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이란의 핵개발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중단되느냐, 아니면 다시 지속될 수 있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호르무즈의 통항질서가 어떤 형태로 재정립되느냐다. 핵 문제는 검증과 해석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이 다를 수 있지만, 호르무즈의 통항질서는 전 세계가 확인할 수 있는 보다 가시적인 결과가 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질서는 왜 중요한가.

"국제해협에서는 연안국의 주권과 국제법상 통항의 권리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미국은 국제해협으로서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통항이 보장되는 질서를 중시하고, 이란은 연안국으로서 자신의 권한과 영향력을 보다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결국 전쟁 이후 호르무즈에서 어떤 통항질서가 형성되느냐는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전략적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쉽게 끝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한국은 해상교통로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서 국제해협에서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통항이 보장되는 것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파병을 한미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나.

"제가 협상 카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국익에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동맹 간 신뢰다. 군사적 참여를 하든 하지 않든 그 선택은 동맹의 장기적인 신뢰 형성에 일정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동맹관계 전반이 곧바로 부정적으로 흐른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영향이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동맹에는 서로 어려운 순간에 어떤 선택을 했는가에 대한 기억이 축적되기 때문에, 각 선택이 장기적인 상호 신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

파병을 결정할 때 가장 먼저 협의해야 할 점은.

"한 가지는 분명하다. 파견을 결정한다면 미국과 가장 먼저 협의해야 할 것은 '대가'가 아니라 '조건'이다. 위협정보의 실시간 공유, 방호지원, 의무후송 체계, 지휘관계와 무력사용 범위에 대한 사전합의다. 이는 협상에서 받아낼 카드가 아니라 우리 장병을 보내기 위한 최소 요건이다."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이 9월14일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양용모 전 해군참모총장은 1967년 충북 보은 출생으로 해군사관학교 44기로 입교했다. 1990년 해군 소위로 임관한 뒤 잠수함 작전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해군 제2함대 제2해상전투단장, 잠수함사령관, 해군본부 인사참모부장, 한미연합군사령부 인사참모부장 등을 역임했다. 2023년 10월 제37대 해군참모총장에 취임한 양 전 총장은 해군 잠수함 특기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해군참모총장에 오른 인물이다. 재임 기간 해양 안보와 대잠작전 역량 강화를 강조했으며,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거친 작전·정책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았다. 퇴임 후에도 세종대 석좌교수로서 교단에서 인재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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