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탕’ 콘콜 왜 했나…시장에 재 뿌린 SK하이닉스 [재계톡톡]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이 시장에서 날 선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을 냈지만,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고 알맹이 없는 콘퍼런스콜로 투자자 불안만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0조54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7.2%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76%에 달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4.7% 밑돌았다. 기대치를 밑돈 실적에 시장의 시선은 일제히 콘퍼런스콜을 향했다. 하지만, 콘퍼런스콜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 가격 협상, 장기공급계약, 주주환원 등 구체적인 상황과 전략에 관한 언급은 속 시원히 다뤄지지 않았다.
주가는 콘퍼런스콜 내용을 따라 춤을 췄다. HBM4E 샘플을 성공적으로 고객사에 납품했다는 언급이 전해지자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상승폭을 키웠다. 하지만, 콘퍼런스콜 막바지 주가는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7월 29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장중 한때 20% 가까이 폭락했다가 전날보다 9.6% 급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측이 다소 소극적으로 시장과 소통한 것은 ADR 발행에 따른 미 증권법상 규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7월 10일 미국 나스닥에 ADR을 상장해 25일간 유지되는 침묵 기간 규제에 묶여 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규정상 이 기간 동안 확정되지 않은 주주환원책을 발표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마이크론이나 샌디스크 콘퍼런스콜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소통 방식이 안일했다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평가다. 반도체 업종 애널리스트는 "LTA 계약 역시 샌디스크와 마이크론은 정확히 자사 고객들과 신규 계약 메커니즘을 브랜딩화해 설명하고 정해진 타깃 기간까지 전환율, 매출 비중, 인식률 정도를 이야기했다. 하이닉스 콘콜에서는 미국 수준에 준하는 성의 있는 답변을 전혀 들을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김규식 전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미국에 상장했다면 미국 스탠더드에 맞게 실적 발표 콘콜을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