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소 유력…원전 8기도 후속 검토

엔시날 223억달러 규모…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원전 8기 건설 협력 방향 논의…삼성·SK 메모리 투자는 별도 추진
지난해 APEC 리더스 실무협의 만찬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 가운데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후속 사업으로 미국 내 대형 원전 최대 8기 건설을 추진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7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이날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대미 투자 협상 및 국내 절차 진행 상황을 보고했다.
대미 투자 1호 사업으로 추진되는 엔시날 프로젝트는 텍사스주 엔시날 지역에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전체 설비용량은 약 6.3~6.4GW 규모로, 최근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등이 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한 텍사스 지역의 전력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한 사업이다.
사업비는 당초 198억달러 수준으로 검토됐으나 미국 측이 250억달러를 제시하면서 협상이 이어졌다. 양측은 최종적으로 223억달러(약 30조원) 수준에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전소는 대규모 선투자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단계적으로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초기에는 1.4GW 규모의 가스터빈 발전설비를 구축한 뒤 전력 수요와 사업성을 확인하면서 나머지 복합화력 설비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투자금과 사업 수익을 관리하기 위한 한미 간 투자 특수목적법인(I-SPV) 운영 방안도 협의됐다. 미국이 전체 사업을 총괄하는 SPV를 설립하고 개별 프로젝트별로 별도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두는 방식이 거론된다. 한국의 투자금은 I-SPV를 거쳐 각 사업에 투입하고 사업에서 발생한 수익은 I-SPV에 모아 양국 간 합의된 방식에 따라 배분하는 구조다.
후속 사업으로는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이 주요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미국 측은 대미 투자금 가운데 1200억달러를 활용해 원전 8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우리 정부는 구체적인 투자액을 확정하기보다는 원전 8기 건설 협력이라는 큰 방향을 포괄적인 문구로 담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전 사업은 아직 개별 원전의 건설 방식과 투자 규모 등이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최신 보도에서도 한미 양국이 원전 건설에 참여하는 방향에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최대 8기의 대형 원전 건설은 후속 사업으로 논의되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요구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은 정부간 투자로 다뤄지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별 직접투자(FDI) 형태로 진행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도 후속 투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알래스카 북부 가스전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약 1300㎞의 파이프라인을 통해 남부 니키스키로 운송한 뒤 아시아 등지에 수출하는 사업으로, 전체 사업비는 약 440억달러 규모다. 다만 이 사업 역시 현재 검토 단계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미 투자 사업 확정을 위해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와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검토·심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회 보고 등의 국내 절차를 거쳐 최종 사업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세부 협의를 마치는 대로 이달 중 투자 관련 최종 합의와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이날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으로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관련 법령에 따른 국내 절차 및 미국 측과의 협의를 거쳐 프로젝트를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