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처벌 센 '강간살인죄' 적용 누가 막았나‥"경찰 윗선이 제동"

경찰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의혹이 확산되고 있는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청 특별수사팀이 광주경찰청장실 등 7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사건을 축소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광주 광산경찰서 수사팀이 이 과정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고 폭로한 사실을 MBC가 확인했다.

당초 수사팀은 장윤기에게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보고했지만, 서장이 포함된 윗선이 일반 살인 혐의를 적용하라고 압박했다. 장윤기 사건 수사를 처음 맡았던 광주 광산경찰서는 단순 살인으로 결론 내렸고, 살해 직전 장윤기가 여고생을 차량으로 끌고 가려 하는 등 성범죄를 노린 정황은 고려되지 않았다.

결국 '강간 살인' 보다 처벌이 훨씬 가벼운 '일반 살인'으로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면서 봐주기 논란이 거세게 일었다. MBC 취재 결과,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데 경찰 윗선이 제동을 건 정황이 확인됐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당시 광산서 고위 간부가 개입해 장윤기에게 강간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게 했다'는 취지의 수사팀 내부 진술을 확보했다.

실무진 차원에서 '강간 살인죄라는 의견으로 보고했지만, 윗선에서 이를 안 된다는 식으로 눌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압박을 가한 윗선에는 광산경찰서장도 포함된 것으로 지목됐다. 광산서장은 수사팀이 장윤기 자취방에서 훼손된 '리얼돌' 등 핵심 증거를 발견할 때 근처에서 실시간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고, 당시 수사팀이 장윤기 부친이 이를 폐기할 수 있도록 압수하지 않고 방치해뒀는데, 이 과정을 광산서장도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부실 수사 의혹이 윗선을 타고 오르는 가운데, 경찰은 뒤늦게 강제수사에 나섰다. 경찰청 특별수사팀은 오늘 광주경찰청장실 등 7곳을 압수수색했고, 또, 수사팀을 수사단으로 확대 편성하고 인력도 크게 늘렸다. 광산서장은 "'정황 증거만 갖고 강간 살인죄 적용이 어렵고, 남은 구속 기간이 짧아 일반 살인으로 송치하겠다'는 형사과장 보고를 받았다"며 "강간 살인죄가 안 된다고 막은 적이 없다"고 했다. 장윤기 자택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지휘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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