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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성 활동가에 "결혼, 연애, 출산 하지마"…용혜인 후보자가 답해야 할 '언더조직' 논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더조직 문화 인터뷰집' 분석, 용 후보자 입장 등 입수>

"아내와 부부관계 언급하며 성적 발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한때 몸담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언더조직'에 성희롱 발언 등 성차별적 문화가 만연했다는 내부 청년들의 증언 기록이 확인됐다. 일부 조직원이 이 같은 문화를 폭로했지만 당시 언더조직에 속한 단체 대표였던 용 후보자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용 후보자가 국가 성평등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만큼 관련 의혹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일보는 3일 '언더조직 조직문화 인터뷰집'과 용 후보자의 입장문 등을 입수·분석하고 당시 언더조직에 속했던 인물 2명을 인터뷰해 이런 증언 등을 확인

했다. 인터뷰집에는 이 조직에서 활동한 청년 등 21명의 증언이 담겼다. 언더조직은 노동당의 공식 체계 아래서 운영됐던 비공개 조직으로 청년좌파와 알바노조 등의 주요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더조직의 존재는 2018년 이가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의 폭로로 세상에 알려졌고, 노동당도 공식 진상조사를 거쳐 실체를 인정했다. 당시 언더조직의 총책임자 A씨는 보드게임 업체의 대표였다. 이 인터뷰집은 진상조사 이듬해인 2019년 언더조직의 실태를 기록하려는 청년 활동가들이 제작했다.

연애하니 "여우 같다"... 남성 '뒷바라지'는 '보위 투쟁'

청년들은 성희롱 발언이 난무하던 조직의 남성중심적 문화를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총책임자 A씨가 여성 활동가들의 외모를 평가하거나 자신의 부부 관계를 예로 들며 성적인 이야기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여성 활동가에게 "밤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같은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으며 여성이 신체 접촉에 불쾌함을 표시하자 "무릎이나 어깨를 살짝 건드렸다고 파르르 떨면 안 된다"는 취지로 질책했다는 주장도 담겼다

. 또 한 여성 조직원은 "A씨와 처음 둘이 대면한 날 '여자는 술 먹으면 질이 촉촉해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여성 활동가의 연애와 결혼, 임신도 조직의 통제 대상이었다고 한다. 활동가 B씨는 연애를 했다는 이유로 A씨로부터 "(조직에 들어오면 연애 못할까 봐 상대와) 미리 도장을 찍고 들어온 것이냐" "여우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도 했다. 성별에 따라 결혼에 대한 지침도 달랐다. 여성에게는 활동에 발목을 잡힌다며 "결혼을 하지 말라"고 했지만 남성에게는 "생활을 관리해 줄 여자가 필요하다"고 권했다. 결혼을 한 뒤 집에서 살림을 하며 운동가를 보필하는 것을 '보위투쟁(체제·조직 등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라고 불렀다.

인터뷰집에는 성폭력을 적당한 선에서 무마하려고 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한 청년은 "OO노조의 한 분회원이 전화를 해 갑자기 '섹스하자'는 이야기를 했다.

엄청난 공포를 느껴 노조 위원장에게 얘기했는데 그냥 '내가 그 사람과 통화하겠다. 그리고 너는 앞으로 걔랑 만나지 마'라는 식으로 자기 선에서 문제를 처리했다"

또 책임자들이 조직원의 일상을 감시, 통제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활동가 C씨는 "일상적으로 누구와 친한지 물어보며 '누구랑은 놀지 마라'

'걔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 같은 말을 했다

언더조직 사실상 부인했지만 엇갈리는 증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2018년 언더조직 내부 문화에 대한 첫 폭로가 나온 당시 용 후보자는 시민단체인 '청년좌파'의 대표였다. 용 후보자는 당시 입장문에서 "알바노조 내 사건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청년좌파 3기 집행부 내에서 단체 밖의 흐름을 통해 단체가 운영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언더조직이 청년좌파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셈이다.

그러나 인터뷰집 내용이나 본보와 인터뷰한 활동가들의 증언은 용 후보자의 해명과 배치된다. 인터뷰집에서는 용 후보자의 남편인 박기홍씨(현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를 언더조직의 수도권 학생운동 책임자로 지목했다. 한 활동가는 "내가 본 사람들 중에 가장 권위적"이라고 평했다. 또 다른 활동가는 박씨가 "조직을 나간 사람들을 (안 좋은) 사례로 들며 (조직 관리에) 활용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기도 했다. 박씨는 용 후보자에 앞서 청년좌파 대표를 지냈으며 2018년 당시 두 사람은 이미 결혼(2017년 9월)한 상태였다.

폭로 가담 활동가 "배신감 느껴... 2차 가해"

언더조직의 존재를 부정한 용 후보자의 태도는 당시 언더조직을 폭로한 활동가들에게는 배신감으로 남았다. 문제 공론화에 나섰던 한 활동가는 본보 인터뷰에서 "중요한 순간에 여성 동료들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용 후보자는 외면이나 침묵을 넘어 조직의 존재를 부인했다"면서 "당사자들에게는 2차 가해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용 후보자를 둘러싼 언더조직 논란은 인사청문회에서도 중요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성평등 정책과 젠더폭력 대응을 총괄할 부처의 장관 후보자인 만큼 용 후보자가 성차별적 문화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부인했는지 등은 주요 검증 사안이다. 여기에 용 후보자의 남편 등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이 언더조직 출신이라는 의혹이 더해지며 논란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영 전 노동당 여성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용 후보자를 비롯한 기본소득당 주요 인사들과 같은 비선 조직에 소속돼 활동해 왔다"면서 "성차별을 고발한 여성들을 '멘털이 약한 자격 없는 구성원'으로 치부했던 조직의 역사 위에서 어떻게 '모두의 성평등'을 책임질 것인지 답해 달라"며 용 후보자의 해명을 촉구했다. 용 후보자는 한국일보의 관련 질의에 "기회가 되면 인사청문회에서 답변드리겠다"고 밝혔다. 기본소득당은 "(당 관계자들이) 창당 이전에 무슨 활동을 했는지는 관여할 이유가 없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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