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명태균 무죄' 2심 재판부 "尹-김건희, 정치적 공동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게이트' 의혹에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가 김건희 씨와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공동체'라면서도 둘의 공모 관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MBC가 입수한 68쪽 분량의 항소심 판결문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7부는 김건희 씨를 두고 "단순한 대선 후보 배우자를 넘어 정치적 공동체에 이를 정도의 적극적 행보를 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인 김 씨와 명 씨의 교류를 알 수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둘의 공모관계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압도적이고 우월한 증명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또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제공한 여론조사나 그 결과가 "피고인 윤석열 부부와 피고인 명태균 사이에 값진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 부부 입장에서 "이 사건 여론조사 또한 다른 일반적인 여론조사와 함께 정치적 조언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다고 본 겁니다.
명 씨가 제공하는 여론조사 자체보다, 정치적 조언과 유력 정치인 소개 등 선거준비 과정에서의 전반적인 조력이 양쪽에 더 중요했다는 겁니다.
나아가 재판부는 명 씨와 윤 전 대통령 부부 사이에 "여론조사를 실시하거나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관한 어떠한 의뢰나 협의 등 (명시적, 묵시적)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명 씨의 노력에도 국민의힘 경선이 가까워질수록 윤 전 대통령과 "유력 경선 후보인 홍준표 사이의 격차는 계속 좁혀져 갔는데, 부부 중 누구 하나 이에 대해 언급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했습니다.
"대선 후보라는 건 돈이 넘치도록 들어와서, 비용을 면제받을 이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한 윤 전 대통령의 주장도 일부 받아들였습니다.
재판부는 20대 대선 당시 "공표용 여론조사만 해도 총 1천131건에 달한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의 선거자금이 부족했다고 볼 만한 사정 또한 없어,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원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명 씨의 여론조사 제공 등 동기를 두고서는 "인정 욕구 및 과시욕의 만족을 위한 정치적인 영향력 증대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건희 씨와 함께 지난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2억 7천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58회를 명 씨로부터 제공받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명 씨 사이에 '순차적·암묵적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천396만 원을, 명 씨에겐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오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을 깨고 "정치적 이익으로 볼지언정 재산상 이익은 아니므로 정치자금법이 금지하는 기부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윤 전 대통령과 명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