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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뉴스타파]6억, 6백 그리고 0원_삼성 반도체 성과급, 보상은 공정했나?

2026-07-16 / 삼성전자 수업사업장 / 동행노조 공동행동
2026-07-16 / 삼성전자 수업사업장 / 동행노조 공동행동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라인 내부, 한 공간에서 일하지만 정규직은 흰색 방진복, 하청은 하늘색·파란색 방진복을 입는다. 체감 비율은 3(정규직):7(하청), 야간·주말엔 9:1까지 벌어진다. 24시간 클린룸을 돌리는 필수 업무 상당수는 하청 노동자들의 몫이다.

이 복도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는 지난 5월에 360조 원이었던 연간 영업 이익 컨센서스를 7월엔 381조 원으로, 8월에는 391조 원 안팎까지 올려 잡았다. 그러나 같은 복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에게 주어지는 보상은 하늘과 땅 차이다. 누군가는 6억 원, 다른 누군가는 0원을 받는다.

이들에게 주어진 보상은 과연 공정했는가?

Part 1. 삼성 안 불공정-100배의 격차

지난 7월 16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앞, 삼성전자 DX(가전·모바일) 노동자들이 중심이 된 ‘동행노조’의 집회가 열렸다. 무노조 경영을 고수했던 고 이건희 전 회장의 영상이 집회 현장에서 울려 퍼졌다.

2026-07-16 / 삼성전자 수업사업장 / 동행노조 공동행동

“이건희 회장님 보고 싶습니다! 이건희 회장님 보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협력업체가 골고루 나누게 될 것임을 약속하셨던 고 이건희 선대회장님께서는 삼성의 역사가 모두가 주인공으로 기록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셨습니다. 지금 이 상황을 보고 계신다면 얼마나 개탄스러워하실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 백순안 정책기획국장 / 동행노조 (삼성전자 DX 노동자)

이들의 반발은 삼성전자 성과급 합의안이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DS(반도체·메모리) 부문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은 약 6억 원, 반면 이들 DX(가전·모바일) 부문 직원은 600만 원이었다.

삼성 초기업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조합원이 7만 6천 명까지 늘며 첫 과반 노조로 협상에 임했다. 하지만 협상안의 차등지급 결정으로 2만여 명이 탈퇴해 제2·제3노조로 흩어졌다. 현재(8/4 기준) 초기업노조 53,825명,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24,499명, 동행노조 29,998명이다.

노조 요구는 두 가지였다. OPI(연말성과급) 상한 폐지와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였다. 기존 연봉의 최대 50%까지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기존의 상한을 폐지하고, 그동안 성과급 산정의 기준이 되어왔던 불투명한 EVA(경제적 부가가치) 대신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사측은 이익이 난 DS(반도체·메모리), 그중에서도 메모리 사업부에만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최승호 삼성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회사 입장은 거의 동일했다. 모든 인원에 대해서 보상을 해주면 안 된다, 필요한 사람만 보상해주겠다는 게 기본 원칙이었다"고 사측의 입장을 전했다. 최 위원장은 뉴스타파 취재진에 “사측이 처음엔 영업이익 100조 달성 시 메모리 사업부에만 기존 OPI(연말성과급) 상한 50%에 70%를 추가로 얹어주겠다는 조건부 안을 냈고, 이후엔 상한 폐지 조건으로 영업이익 1조당 1%씩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메모리 사업부와 공통 조직만 지급하고, LSI·파운드리 사업부에는 절대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말했다.

사측이 끝내 기존 OPI(연말성과급) 틀을 건드리지 않은 이유에 대해 최승호 위원장은 사측이 '업계 표준'이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DS 부문장)가 직접 와서, 삼성전자가 큰 틀을 바꾸면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치므로 (노조가) 이해를 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결론은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거였다"고 전했다.

결국 사후조정은 결렬됐고, 노조는 총파업 강행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조는 이미 3월 18일 쟁의행위 찬반투표(93.1% 찬성)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5월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였다.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입니다.

노조와 사측 관계가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노측이 가지고 있는 유일한 무기가 파업밖에 없습니다. 그 무기를 뺏겠다고 하는 것이 과연 중립을 지켜야 될 심판자의 정부로서 할 일인가.

- 이호석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수원지부장

2026년 5월 17일 밤 10시 45분, 잠정합의서가 서명됐다. 총파업을 약 1시간 30분 앞둔 시점이었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는 거죠. 메모리와 공통 조직 입장에서는 만족하지만, 반대로 메모리 사업부 대비 시스템 반도체 LSI 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부와의 성과급 격차는 개선해야 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7:3’이 ‘4:6’으로 뒤바뀐 그날 밤

2026년 성과급 노사 잠정합의안은 DS 부문의 특별성과급에만 국한됐다. 합의안에 따르면, DS 부문 영업이익의 10.5%를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삼는데, 이중 40%는 DS 부문에 균등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DS 내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그 결과 DS 부문 중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부문의 40%, 사업부의 60%를 합해 성과급 최대치를 받게 됐다. 그러나, DS 부문 중에서 적자를 낸 파운드리, LSI 같은 비메모리 사업부는 부문에 지급되는 성과급 40%만 나눠 받게 됐다. 사업부가 적자이기 때문에, 사업부에 지급되는 성과급 60%는 받을 수 없게 됐다.

DS가 아닌 DX 부문 직원들은 이번 특별성과급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DX 부문 직원들에게는 600만 원 상당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삼성전자는 2023년을 기준으로 DS부문과 DX 부문으로 나뉜다. DS는 Device Solution의 약어로 DS 부문에서 반도체와 LED 같은 전자 부품을 만든다. 메모리 사업부, 파운드리 사업부, 시스템 LSI 사업부로 나뉜다. DX는 Device experience의 약어로, DX 부문은 핸드폰,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생산한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말한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는 배분 비율에서도 드러난다. 특별성과급 재원은 DS부문 전체에 균등하게 나누는 '부문' 몫과, 사업부 실적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사업부' 몫으로 나뉘는데, 초기업노조는 애초 이 비율을 '부문 7 : 사업부 3'으로 요구했다. 균등 배분 비중을 최대한 늘려 흑자 사업부인 메모리와 적자를 내는 파운드리·시스템LSI 간 격차를 최소화하려는 취지였다.

하지만 최종 합의안은 '부문 4 : 사업부 6'으로 뒤집혔다.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사측 원칙이 관철되면서, 노조가 막으려 했던 사업부 간 격차는 협상 이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지게 됐다. 노조가 꾸준히 문제제기 했던 기존 OPI 제도는 손도 대지 못했다. 대신 부문별, 사업부별 영업이익에 따른 차등 지급이란 격차만 새롭게 만들어냈다.

최승호 위원장은 2026년 3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제시한 1조당 1% 성과급은 메모리 사업부에만 적용되는 내용으로 사업부간 갈등을 만든다"며 거부했었다. 메모리 사업부에만 지급한다고 했던 성과급이 DS 부문 전체로 넓어졌을 뿐, 조건부, 일회성, 자사주, 고과별 차등(CL4 직급) 등 그가 '받을 수 없다'고 거부했던 회사의 제시안에 담긴 본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같은 반도체 업계”라는 명분… 하청업체는?

그러나 최 위원장은 DX(가전·모바일) 부문과의 격차에는 완전히 다른 태도를 보였다. DS 부문 소속인 그는 같은 부문 안에서 물리적으로 같은 라인, 사무실을 쓰는 파운드리는 '뗄 수 없는 관계'라고 규정한 반면, 같은 삼성의 다른 부문인 DX는 '고객사'로 구분했다. DX 부문의 특별성과급 분배 요구도 거부했다.

DX 같은 경우에는 저희 고객사인 거죠. 그저 법인 안에 있는 거예요. 모두 2억씩 똑같이 받는 걸로 가야 된다는 게 DX 입장인데,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취재진은 최승호 위원장에게 ‘삼성 사측이 얘기하는 개인 고과별 차등과 초기업노조가 얘기하는 사업부별 차등이 결국 같은 논리 아닌지’ 물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일단 그거는 채용부터 봐야 될 것 같아요. 저희는 DS 부문과 DX 부문은 따로 채용해요."라며 서로 다른 소속이라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DS 부문 안에서 메모리와 파운드리·시스템LSI의 격차는 해소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메모리 파운드리는 사실 같은 사무실, 거의 같은 라인에서 일해요. 뗄 수 없는 거죠. 같은 반도체 업계라는 걸로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승호 위원장이 말한 ‘같은 반도체 업계’라는 명분은 사업장 내 하청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듯했다. 같은 라인, 같은 공정에서 일하는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이번 협상 결과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최 위원장은 "저는 삼성전자 직원이고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대표거든요. 제가 다른 노동조합을 대표할 수는 없어요. 삼성전자 근로자만 바라봐야 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삼성에는 이미, 성과에 따라 사람을 줄 세우는 방식이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최승호 위원장은 삼성의 이런 모습이 한국사회와 닮아있다고 평했다. "삼성 안에 보이지 않는 층은 있겠죠. 저희도 과거에 목걸이 색깔로 막 누구는 메모리, 누구는 파운드리, 누구는 협력사다 이런 식으로 구분을 했던 거잖아요. 한국사회와 닮아있죠."

사측은 사업부 단위로 특별성과급을 분리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데 그치지 않았다. 사업부 안에서도 개별 노동자에게 인사고과에 따라 특별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겠다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를 노조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문제로 봤다.

이게 사실 노동자의 단결권이 있잖아요. 근데 그거를 아예 없애버리는 거죠. 이렇게 차별해서 하면 누가 같이 협업을 합니까? 내가 조금 더 잘 나가면 저 같으면 정보 공유를 안 할 거예요. 왜냐하면 저를 필요하게 만들 거거든요. 그래서 이런 게 삼성전자가 잘못됐다는 거죠

그렇다고 그가 차등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능력에 대한 차등은 필요한 건 맞는데, 그 격차가 너무 커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그 차이가 2, 30% 내외로 나와야 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사측이 제시한 개인별 차등 지급은 사실 새로운 방식이 아니었다. 삼성 안에는 이미 오래전부터 노동자를 촘촘하게 줄 세우는 체계가 있었다.

삼성 노동자에게는 세 개의 꼬리표가 붙는다.

첫 번째, 소속이다. 어느 부문, 어느 사업부에 속해 있고 그 사업부가 영업이익을 얼마나 냈는지가 성과급의 출발점이 된다. 두 번째는 인사고과다. 탁월(EX·Excellent), 매우 좋음(VG·Very Good), 좋음(GD·Good), 개선 필요(NI·Need Improvement), 불만족(UN·Unsatisfactory) 5단계로 나뉜다. 세 번째는 이 고과가 환산된 연봉등급, 가·나·다·라·마 다섯 단계다.

그런데 이 세 꼬리표는 어디까지나 공식 문서에 남은 것들이다. 박준영 산업인류학자(전 삼성전자 인사부)는 문서화되지 않은 네 번째 관리가 따로 있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놓치지 않으려는 '핵심인재' 관리와, 눈여겨보다가 솎아내는 '꼭짓점 관리' 대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KS·MJ 명단이라고 부른다. KS는 '관심'인사, MJ는 '문제'인사를 가리킨다.

이 명단을 관리하는 조직은 따로 있다. 노사관계를 담당하는 이른바 ER(Employee Relations) 부서다. "그게 자기들의 성과이기 때문에" 지금도 계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그는 설명했다. "조직 내부에서 뭔가를 관리하도록 시키는 거라고 보통 얘기하고, 꼭짓점 관리라고 많이 나와요. 문제 될 사람들은 이렇게 슬슬슬슬 비껴나가게 하는 거고."

핵심인재의 명단도 따로 있다고 한다. S급·AS급·H급 세 등급으로 나눠 관리한다. S급은 최우수 핵심인재, AS급은 그다음 등급의 핵심인재, H급은 그의 표현으로 ‘잠재된 사람들’, 즉 앞으로 핵심인재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고 분류된 인력이다.

고과에 따른 등급은 곧 노동자가 받게 될 임금 격차로 이어진다. 이호석 전삼노 수원지부장은 "직무 재설계로 가서 그 부서 평가에서 탈락하고 두 번 이상 재배치가 되면, 해직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삼성은 체계적인 계급을 만들고, 노동자의 값을 매겼다.

삼성 노사의 특별성과급 협상은 끝났지만, 이번 협상이 세상에 드러낸 것은 새로운 격차가 아니다. 삼성에 오래전부터 존재했고, 지금도 여전히 위력이 있는 오래된 위계다.

Part 2. 삼성 밖 불공정_호명되지 않은 이름

성과급 6억을 말할 때, 그들은 최저임금을 말했다

삼성 반도체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이번 특별성과급 논의에서 아예 호명조차 되지 않았다. 채용 조건이 갈라놓은 실제 노동 환경은 성과급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달랐다.

삼성전자 사내 하청 노동자는 52시간 가까이 일하지만, 그들이 받는 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이다.

생산에 기여하고 같이 일을 하고 같이 제품을 만드는데 근데 우리는 20년, 30년을 일해도 항상 최저임금을 받아야 되고 그리고 안전사고가 나면 성과급도 못 받는 그런 굉장히 불합리한 차별에 놓인 거죠.

- (가명) 진성규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CCSS 즉, 유해 화학물질을 다루는 중앙화학물질 공급장치 안에서 10년 넘게 일한 사내 하청 노동자가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났다. 사내 하청 노동자 진성규(가명)씨는 회사측으로부터 화학물질을 직접 만지지 않는다고 안내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사측은 보호장구도 지급하지 않았다.

저는 회사에 입사할 때 우리는 화학물질 안 쓰는 업체를 안전합니다. 라는 말을 들었지만 일하고서 한 3일 안에 안 거죠. 제가 아무튼 냄새를 맡을 정도면 여기에서 화학물질 노출이 없다고 장담 못하는 거죠. 나는 화학물질을 쓰지 않으니까 나는 안전하다.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는 거예요.

- (가명) 진성규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협력업체 인센티브(KPI 점수제)는 안전사고 한 건에도 업체 전체가 성과급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 년마다 매겨지는 이 점수는 보안, 작업사고, 안전사고 항목에서 지적을 받을 때마다 점수가 깎이는 방식으로 계산된다. 그런데 어느 한 명이 다치게 되면, 점수가 깎이는 걸 넘어 성과급 지급 자체가 사라진다.

누군가 다쳐서 휴업이 하루만 발생돼도 아예 지급을 안 하거든요. 300명이면 300명이 다 못 받아요. 0원이죠. 제로.

- (가명) 이보성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

정작 그 잣대는 원청인 삼성전자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

원청은 작년에도 크게 화학적 사고가 나가지고 이쪽에 살점이 다 떨어져 나갔단 말이죠. 근데 본인들은 그렇게 사고가 났어도 인센티브에 아무 지장 없이, 저희보다도 훨씬 더 몇십 배 몇백 배 많은 돈을 받으면서 해마다 돈 잔치를 벌이고 있잖아요. 그럼 저희는 그런 잣대를 왜 하청에게만 들이대냐는 거죠.

- (가명) 이보성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

현대차도 있고 LG도 있고 하이닉스도 있고, 여러 큰 대기업이 있잖아요. 근데 하청업체를 이렇게 대하는 데는 없거든요. 최저임금 수준을 주고, 인센티브도 120만 원 주고, 성과급 얘기했는데 니넨 빠져 있어 협박하고 이렇게 하청업체를 대하는 데는 진짜 대기업은 없거든요. 삼성밖에 없어요.

1년 단위 계약하는 업체 노동자들에게, 계약 해지라는 두려움은 늘 상존할 수밖에 없다.

법이 개정돼서 원청 교섭 할 수 있죠. 할 수 있는데. 저는 도급 계약이 1년 단위인데, 아마 이걸 요구하는 순간 '너네 계약 없어'라고 나올 거예요. 원청 교섭은 이렇게 1년 단위로 계약하는 업체에서는 거의 무용지물이죠.

- (가명) 이보성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

그는 1년짜리 계약을, 최저임금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들에게 6억, 6백만 원이라는 성과급 이야기는 ‘아주 특별한 사치’일 뿐이다.

도급 계약 기간을 좀 다시 변경했으면 좋겠다. 1년은 너무 모든 거에 다 제약이 되잖아요. 두 번째는 임금 격차를 좀 줄이고 싶다.

- (가명) 이보성 / 삼성전자 반도체 사내하청 노동자

취재진은 삼성전자에 수십 년째 납품해온 한 A 사외협력사 소속의 노동자도 만났다.

원재료 가격은 해마다 상승을 해 왔습니다. 근데 거꾸로 삼성에서의 가격은 동일하거나, 아니면은 더 악화되는 그런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생산을 하면 할수록 예전보다는 계속 해마다 이익이 감소하는 그런 경향을 갖게 되는 거죠. 구조적으로.

- (가명) 김석대 / 삼성전자 사외협력사 노동자

A 업체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삼성에 납품해 왔다. 초창기엔 독점적 납품 지위를 가졌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삼성은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A 업체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었다. 납품가는 매년 새로 협상한다. "동일한 동종업계 회사들이 가격을 제시하고, 거기에서 삼성이 초이스를 하게 되는 거죠." 삼성이 가격을 결정하고, 협력사들은 그 가격에 맞춰 공급할 뿐이다.

이는 결국 협력사 노동자들의 낮은 임금에 영향을 준다.

임금이라는 건 물가 상승률이나 인플레만큼 급여가 현실적으로 상승되지 않으면 떨어진다고 봐야 되거든요. 비용은 정해져 있지만 납품 단가가 떨어졌기 때문에 회사의 이익은 줄어든 게 맞고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언젠가는 리스크에도 직면할 수 있어요.

- (가명) 김석대 / 삼성전자 사외협력사 노동자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는 소식은 협력사 노동자에게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원청의 이익이 아무리 커져도, 그 몫이 납품단가 인상이나 물량 확대로 흘러내려온 적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이 잘 되야 협력사도 좋아진다’는 낙수효과는, 적어도 현재의 계약 구조 안에서는 성립할 수 없다.

사실은 협력사들이 삼성에다가 요구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이 되는지 고민을 하게 되고. 지금까지 대기업에서 한 번도, 성과를 협력사들을 포함한 하도급사에다가 같이 공유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쉽지 않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 (가명) 박한중 / 삼성전자 사외협력사 노동자

뉴스타파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에 서면으로 공식 질의했다. 삼성전자 측은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겠다고 회신해왔다.

300조 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특별한 성과’는 누가, 어떻게 만들어낸 것인가.

국내외 60만 명 노동자 모두의 노력과 결실이 모여서 삼성전자의 반도체를 비롯해서 각종 가전제품이 만들어지고 판매된다고 할 수 있죠.

- 오민규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이번 성과급 논의 테이블에 오른 인원은 삼성전자 전체 12만 8,881명 중에서도 DS부문 7만 8천 명뿐이다. 오민규 연구실장이 말하는 60만 명은 삼성의 국내 정규직 12만 5천 명, 해외 직고용 임직원 13만 7천 명, 사내 하청 노동자 4만 명, 삼성전자에만 납품하는 협성회 소속 사외협력사 노동자 29만 명을 모두 더한 숫자다.

왜 하청은 초과이윤을 만들 수 없을까. 오민규 연구실장은 그 답이 원청의 '설계'에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매출액은 12조, 당기순이익은 4,100억 원이었어요. 반면 인터넷과 IPTV를 설치·수리하는 자회사 홈앤서비스는 직원 5,329명 규모로 SK텔레콤에 육박하지만 순이익은 거의 나지 않는 구조예요. 설치하고 수리할 때 비용을 별도로 받는 게 아니에요. 그냥 상품 가격에 포함되어 있거든요. 본사는 한 해 판매량을 대비해서 평균 수리 요청 비율 가령 20%를 근거로, 예산처럼 매출액을 자회사에 미리 내려주는 거죠. 자회사는 그 예산 안에서만 움직이게 되니까, 애초에 이윤이 남을 수 없는 구조인 거죠

- 오민규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처럼 그룹 지분이 몰려 있는 계열사의 매출원가율은 80%대다. 반면 100% 자회사이면서 현대차·기아에만 납품하는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현대모트렉스 같은 부품사는 원가율이 95~96%에 달한다. "매출 원가율이 95% 나온다고 하면 망하는 회사예요. 100 중에 95가 원가고, 나머지 판매비·관리비까지 지출하면 남는 게 없어요." 오민규 연구실장은 이를 "단가 후려치기를 하든 뭘 하든 해서 이윤이 낮게 나오도록 설계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익은 늘 정해진 몇 개 회사로만 쌓이는 구조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도 이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삼성전자 영업이익 300조 원'이라는 숫자는 삼성전자 단일 법인의 실적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지분 100%를 가진 308개 종속기업을 하나로 묶은 연결감사보고서상의 숫자다.

오민규 연구실장은 올해 1분기 수치를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 본사는 매출 109조 원에 순이익 40조 원, 순이익률이 37%에 달한다. 반면 실제로 반도체를 만드는 해외 생산법인들의 순이익률은 본사에 크게 못 미친다.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은 매출 1조 원 규모에 순이익률이 사실상 0%대이고, 상하이 반도체 판매법인도 1%대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자기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이익이 크고, 실제로 만들고 판매하는 해외 법인엔 왜 이익이 안 남을까요.

- 오민규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답은 같다. 공장 가동에 들어가는 인건비·재료비·운영비는 미리 예측이 가능하니, 본사가 딱 그만큼만 매출액으로 해외 법인에 책정해 내려주고, 실제 판매가와의 차액 즉 진짜 이윤은 고스란히 한국의 삼성전자 본사로 귀속되도록 설계돼 있다는 것이다. 이건 불법이 아니다.

오민규 연구실장은 이 구조가 앞으로 더 정교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DS와 DX를 나눠 서로 다른 성과급을 지급한 전례를 남긴 이상, 다음 단계는 법인 자체를 더 잘게 쪼개는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용인되면 법인을 여러 개로 잘게 쪼개서, 아주 작은 노동자들이 속한 기업에만 이윤을 집중시키는 게 얼마든지 가능해요. 그러면 지금 7만 8천 명이라 하더라도, 이분들도 이런 상황이 되면 압도적 다수가 또 성과급에서 배제되는 운명이 될 수 있다는 거죠

- 오민규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Part 3. 국가의 불공정 — 세금 깎고, 파업 막고

지난 5월 27일,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출입기자단 차담회에서 삼성의 초과이윤 분배에 대해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공은 해당 노사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 지원이 함께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재분배 역시 사회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관의 발언이 알려지자 비판적 여론이 거세졌다. 김 장관은 6월 1일, 긴급 토론회를 열겠다고 예고했지만 각계의 반발이 거셌다.

재계를 중심으로 "정부가 대기업의 이익 배분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노동부는 부랴부랴 예고했던 토론회를 연기했다. ‘보다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서’라고 했다. 두 달 가까이 미뤄진 끝에 지난 7월 14일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의 주제는 이었다. 애초 토론의 목적이던 ‘초과이윤’이나 ‘배분’, ‘환수’ 등의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투자냐 분배냐 하는 것도 낡은 문법입니다. 일각에서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니까 공산주의한다, 사회주의한다, 좌파적 시각이다, 그렇게 비판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공정한 분배가 더 확실한 재투자입니다. 원·하청 동반성장이 어찌 사회주의적 발상이 될 수 있겠습니까?

- 김영훈 / 고용노동부 장관(2026-07-14)

김영훈 장관은 원하청 동반성장을 통한 공정한 분배를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를 대변하는 한국경제인협회 이상호 본부장은 삼성 반도체가 올해 얻게 된 막대한 이윤은 초과이윤이 아니라고 했다.

그게 스톡이랑 플로우를 일부러 혼동한 것 같은데요. 여태까지 그 누적 투자액은 스톡(Stock, 저량)인 거죠. 그런데 이익은 플로우(Flow, 유량)예요. 남는 설비와 이익을 동시에 합해야지, 남는 설비를 다 빼고 이 투자액과 이익만 보면 이거는 비교가 불가능한 개념인 거죠. 세계 1등 영업이익 기업이 여태까지 이익이 나지 않고 있다고 하는 것은, 굉장히 자의적인 해석인 거고.

-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특정 시점에서 측정되는 양 →지금까지 쌓인 것 (예: 통장 잔고, 누적 투자액)

일정 기간 동안 측정되는 양 → 그 기간 동안 들어온 것 (예: 이번 달 월급, 올해 이익)

세금은 걷지 않고, 몫은 되돌아오지 않았다

반도체는 2021년 문재인 정부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하면서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이 6%로 책정됐다. 여야는 합의를 통해 이 6%를 8%로 올렸다. 그런데 2022년 12월 이 8% 상향안이 열흘도 안 돼 뒤집혔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등 국가 전략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추가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바란다”며 추가 논의를 지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15%로 다시 끌어올렸다.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한 것을 대통령이 거부한 건데요. 그 이유는 뭐 윤석열 대통령 머릿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는데요. 갑자기 어떤 경로를 통해서 어떤 이유인지도 전혀 모르는 대통령의 의지 하나만으로 갑자기 여야정 합의했던 것이 무너지고, 이게 8%에서 15%니까 거의 2배가 갑자기 늘었거든요.

-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이듬해인 2023년엔 한동안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임시투자세액공제'가 부활했다. 그 결과 그해 투자 증가분에는 10%포인트 한시 추가 공제가 붙어 최대 25%까지 세제 혜택이 가능해졌다. 이 한시 조항이 종료된 뒤인 2025년 2월,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기본 세율 자체가 15%에서 20%로 한차례 더 올랐다.

여기엔 방식의 문제도 있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의 반도체법(칩스법)과 한국의 이른바 'K칩스법'을 이렇게 비교했다.

미국의 세액 공제는 투자 총액에 대한 세액 공제가 아니라 투자 순증액에 대한 세액 공제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총액에 대해서 세액 공제를 합니다. 이 세액공제가 굉장히, 외국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과도한 건데요.

-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22년 395조 원이던 국세수입은 윤석열 정부 2년 만인 2024년 337조 원으로 줄었다. 2년 새 15%가 감소했다. 국세수입이 3% 줄었던 IMF 외환위기 때보다도, 2.7% 줄었던 코로나 위기 때보다도 낙폭이 컸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이 감세 효과로 윤석열 정부 임기 이후인 이재명 정부 5년 동안 80조 원의 세수 결손으로 이어질 것이라 계산했다. 이재명정부는 법인세율을 1%포인트 되돌리는 등의 조치로 이 중 35조 원가량을 회복했다.

정작 세액공제율이 6%에서 20%로 뛰는 동안, 그 혜택이 실제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졌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세액공제 확대 직후 삼성전자가 대규모로 투자했던 파운드리 공장이 가동을 멈춘 사례를 들었다

많은 세액공제 혜택을 보고 삼성전자가 많이 투자한 파운드리 공장이 셧다운을 했거든요. 공장은 만들었는데 주문이 없는 거예요. 세액 공제 때문에 투자가 증가한 것이 산업 경쟁력 증가와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저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셧다운 사례를 보고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Part 4. 공정한 보상이란 무엇인가

취재를 시작하며 던졌던 질문은 하나였다. 삼성 반도체가 만들어낸 초과이윤을, 누가 얼마만큼 가져가는 것이 공정한가. 질문은 같았지만 대답은 스무 명 가까운 취재원마다 달랐다. 삼성 안에 있는 사람과 밖에 있는 사람, 정규직과 하청 노동자, 경제학자와 노동운동가의 답을 나란히 놓아본다.

모두가 동일하게 받는 게 공정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능력에 대한 차등은 필요한 건 맞는데 그 격차가 너무 커지면 안 된다는 거죠. 그 갭이 너무 차이가 나게 되면 그 같이 일하는 10명이 같이 일했을 때 한 명은 뭐 수십 배 더 많은 보상을 받는다라고 하면은 같이 일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차이가 뭐 2, 30% 내외로 나와야 된다 저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최승호 /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임원 보상과의 이중잣대를 짚는 목소리도 있었다. 정작 그 '적정선'에서 가장 멀리 벗어나 있는 건 임원들이라는 지적이다.

성과 없는 곳에 보상이 없다고 한다면, 임원들도 성과 없는 사업연도에는 임원 상여금, LTI도 동일하게 보상받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운영은 임원이 방향키를 쥐고 움직이면서, 책임과 고통은 다 직원들에게 전가하는 것부터가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래서 이건 분명 공정하지 않은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023년도 DS에 성과가 나지 않았을 때 직원들은 성과급을 전혀 받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등기 임원들은 거의 수십억씩 상여금을 받아 간 것 자체가 공정하지 않았다 라는 것이고.

- 우하경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

삼성전자 인사팀 출신인 박준영 산업인류학자는 다른 잣대를 꺼내들었다.

지금은 우리가 따져야 될 건 min값(최소값)의 여부입니다. min값(최소값)이라고 하는 것들이 얼마큼 될 것인가의 여부, 최소 생활이라고 하는 게 얼마큼 우리가 가능할 수 있을까. 국민 소득이 4만 불 넘어가는 대한민국에서 연봉이 월급이 200만 원이 안 되는 사람이 수두룩하단 말이죠. 그런데 이 사람들이 지금 반도체 품질을 담당하고 있어요. 이거는 반도체 업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그 어쨌든 노동을 하면서 살아야 되잖아요. 그런 것들이 반드시 업계라고 하는 활황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황산 나르고 있으면서 막 죽으려고 그래요. 지금 막 그런데 최저임금이야, 어떤 사람들은 뭐 설계하고 이렇게 하면서 욕은 먹겠지만 뭐 몇 억씩 받고 있어요. 이런 것들의 부조리 같은 게, 이들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이거는 구조의 문제다.

- 박준영 / 산업인류학자. 전 삼성전자 인사부 (2008~2014)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조돈문 대표는 삼성이 말하는 ‘공정한 보상’에서의 ‘공정’은 ‘평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공정하다는 건 평등해야 공정할 수 있는 거예요.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사회의 구성원이 그렇지 않은 사회의 구성원보다 자기 사회를 더 공정하다고 판단합니다. 기여한 만큼 보상하는 것, 노동자 임금으로 따지면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입니다. 그런데 같은 삼성전자에서 똑같이 일을 하는데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는 이유로 누구는 혜택을 주고 누구는 하나도 안 주는 것도 잘못됐고, 똑같은 정규직인데 100배 차이를 두는 것도 잘못됐다는 거죠

노동문제연구소 ‘해방’의 오민규 연구실장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만성화된 한국사회에서 ‘공정한 보상’이라는 게 과연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내가 제일 많이 받는 게 공정한 보상이거든요. 근데 집단의 의미에서 보면 공정한 보상은 좀 의미가 달라져요. 공정한 보상의 설계는 정확히 얘기하면 합리적인 차별을 설계하는 거예요. 나는 유해한 업무, 위험한 물질을 다루는 업무를 하고 있어, 이러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더 받아야 된다는 게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의 상식이에요. 그런데 이게 지금 한국은 너무 그 기준이라고 하는 게 법정 최저임금에 쫙 몰려 있어요. 삼성전자 하청이야? 현대차 하청이야? 무조건 최저임금. 이게 아니라 제조업 최저임금, 유해 업무에 대한 최저 기준들이 만들어져야죠.

- 오민규 /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사회의 성장방식을 지적한다.

왜 사람이 10명이 있는데 의자가 1개밖에 없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질문하지 않는 거예요. 한 개밖에 없는 이유는 우리가 그렇게 성장하는 방식이 의자를 1개밖에 못 만드는 구조라는 거예요.우리가 지금 위기에 처하고 불평등이 여러 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건 우리가 실패했기 때문이 아니다. 우리가 뭘 잘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성공했던 그 방식이 우리를 그렇게 만든 거다. 근데 그러면 이제 딜레마가 생기는 거죠. 성공했던 방식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으면 그 성공했던 방식을 바꿔야 되잖아요.

마지막으로, 국가 재정을 오래 들여다본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이 모든 답변을 하나로 묶었다.

우리의 이익이 과연 무엇 때문에 발생했나를 보면, 이게 뭐 삼성전자 때문이냐, 아니면 삼성전자 안에 있는 일부 라인의 성과냐, 아니면 삼성전자가 잘 가동할 수 있도록 수없이 많은 인프라, 수없이 많은 협력업체들, 노동자를 교육시킨 국가 재정, 이런 게 다 있는 거죠. 한글도 모르고 구구단 할 줄 모르는 노동자가 무슨 생산성이 있겠습니까. 그것도 다 국가의 세금을 가지고 노동자를 교육시킨 겁니다. 그래서 저는 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봐요. 전부 다 내 덕이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노력하고 기여했던 바가 분명히 있죠. 나의 어떤 노력도 있지만, 국가와 시민사회, 지역, 협력업체, 우리 모두의 노력이 같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큰 성과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을 하고, 이 모두가 적절하게 나눠 갖는 게 공정한 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상민 /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삼성의 초과이익 관련해 뉴스타파 취재진이 만난 누구도, 지금의 방식이 공정하다고 보지 않았다. 반도체 초호황의 시대 한국사회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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