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가 그동안 ‘살찌는 음식’ 골랐던 이유… “몸속 염증이 영향”

과체중, 비만 등에서 나타나는 체내 염증이 음식 선택에 필요한 노력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체중, 비만 등에서 나타나는 체내 염증이 음식 선택에 필요한 노력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체중, 비만 등에서 나타나는 체내 염증이 음식 선택에 필요한 노력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과체중, 비만 등에서 나타나는 체내 염증이 음식 선택에 필요한 노력을 회피하게 만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패스트푸드를 비롯한 간편식을 선호하게 돼 체중 감량을 더 어렵게 만드는 등 악순환을 야기한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 돈더스 연구소 연구팀이 과체중 혹은 비만인 사람에서 염증 바이오마커와 노력 및 민감도 간 연관성을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체질량지수(BMI)가 27 이상인 여성 131명으로 구성됐으며 절반은 체내 염증이 있었다. 이러한 염증 상태는 복부 등 팽창하는 지방 조직에서 비롯된다. 포화지방, 트랜스지방, 혈당지수(GI)가 높은 식품 위주의 식사도 염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참여자들은 선호하는 음식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손잡이 장치를 쥐는 힘을 조절해 그 대가로 단맛(초콜릿, 블루베리)과 짠맛(감자칩, 오이) 음식 중 선택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의 혈액 샘플을 수집하고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해 분석했다.

그 결과, 체내 염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식을 선택하는데 덜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강식이든 건강하지 않은 음식이든 관계없이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이 필요한 음식을 고르는 경향이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주디스 숄링 박사는 “이는 체내에 염증이 있을 경우 일상적인 식사 관리에 필요한 노력을 기울이려는 의지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며 “건강한 식사를 직접 준비하기보다 상대적으로 노력이 덜 드는 패스트푸드를 선택하는 등 보다 편리하고 즉각적인 음식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염증이 도파민 신호 전달을 교란시켜 노력 민감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과체중, 비만과 관련된 염증은 지방 조직의 비대해진 지방 세포에서 시작되며 대식세포를 유인하고 사이토카인을 분비시킨다.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혈뇌 장벽을 통과하면 도파민 합성, 방출, 이용 가능성이 저해되는 기전이다. 도파민은 전두엽 피질과 선조체 등 동기 부여 및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 영역 활동을 조절하므로 염증에 의한 도파민 신경전달장애가 동기 부여 행동과 의사 결정, 음식 섭취 조절 변화로 이어지게 된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BMI 30 이상이면서 염증 수치가 높은 49명에게 항염증제를 투여해 만성 염증을 감소시킨 뒤, 음식에 대한 노력 및 민감도 변화를 확인했다.

분석 결과, 항염증제 투여군에서 위약 투여군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음식 선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염증이 비만 치료의 잠재적인 표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추가 연구를 통해 검증한다면 기존 생활습관 개선 노력에 더해 항염증 전략을 통합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숄링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과체중, 비만인 사람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단순 의지력이나 인내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흔히 체중 감량을 선택의 문제이며 실패하는 경우 게으르다고 여기지만 의지로만 설명하기에는 식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요인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뇌, 행동, 면역(Brain, Behavior, and Immunity)’에 최근 게재됐다.

공유하기